농민들 트랙터 끌고 와 반대 집회…환경단체 배 타고 환영 행사
바닷물 120만t 유입 예상…"하굿둑 상류 10㎞ 지점까지 해수 침투"
낙동강 하굿둑 2차 개방…농민 '반대' vs 환경단체 '환영'
17일 오전 낙동강하구 기수 생태계 복원을 위한 '낙동강 하굿둑 운영 2차 실증실험'이 열렸다.

이번 실증실험은 32년 만에 낙동강 하굿둑 수문을 열었던 지난 6월 6일 열렸던 1차 실험 이후 3개월여만에 이뤄졌다.

환경부 등 관계기관은 이날 오전 9시 50분부터 한 시간 동안 낙동강 하굿둑 8번 수문을 열어 바닷물 약 120만t을 유입시켰다.

이번 수문 개방으로 하굿둑 상류 약 10km 이내로 염분이 침투할 것으로 예측된다.

관계기관은 바닷물 유입 이후 하굿둑 내측(하천)과 외측(바다) 주요 지점에 선박을 배치하고 고정식 염분측정 장치(Hydrolab mooring), 저고도 원격탐사(Helikite)를 활용해 하천과 해양의 염분 변화를 모니터링한다.

이번 수문 개방은 낙동강 하구 기수(바닷물과 민물이 섞임) 생태계 복원을 위한 실증실험이다.

관계기관은 이번 실증실험과 내년 상반기에 있을 3차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해수 유입이 생태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파악한 뒤 향후 낙동강 하굿둑 개방 시기와 방법 등을 결정한다.

환경단체와 농민들은 생태계 복원 염원 행사와 수문 개방 반대 집회를 각각 개최해 낙동강 하굿둑 개방에 대한 상반된 시각 차이를 보였다.
낙동강 하굿둑 2차 개방…농민 '반대' vs 환경단체 '환영'
낙동강하구기수생태계복원협의회는 이날 수문 개방 시간에 맞춰 미리 준비한 어선을 이용해 낙동강 하굿둑 앞에서 생태계 복원을 염원하는 환영 현수막과 플래카드를 펼쳤다.

현수막과 플래카드에는 '강과 바다가 만나다', '웅어야 낙동강으로 돌아와' 등이 적혀 있었다.

낙동강 하굿둑 개방에 반대하는 강서지역 농민 150여명은 낙동강 하굿둑 인근인 부산 사하구 수자원 공사 부산권 지사 앞에서 집회를 열어 낙동강 하굿둑 2차 개방에 반대했다.

농민들은 하굿둑 개방 반대 현수막이 부착된 트랙터 20여대를 끌고 왔다.

이들은 "장어, 재첩 살리자고 농민들이 죽는다", "하굿둑 개방 결사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농민들은 집회가 종료된 뒤 트랙터를 끌고 낙동강 하굿둑 위 도로를 행진했다.

강화식 한국농업경영인 강서구 연합회장은 "환경부와 부산시 등 관계기관이 낙동강 하굿둑 수문 개방을 추진하면서 농민들의 목소리는 전혀 듣지 않고 있다"며 "농업용수 대책 없는 낙동강 하굿둑 개방을 계속해서 반대하겠다"고 말했다.
낙동강 하굿둑 2차 개방…농민 '반대' vs 환경단체 '환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