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근개파열·오십견·이두근 부분 파열·관절염 등 복합병변

국정농단 사건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67) 전 대통령의 왼쪽 어깨 수술이 17일 오전 서울성모병원에서 마무리됐다.

의료진은 재활에 2~3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 전 대통령의 수술을 맡은 김양수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이날 수술 후 브리핑에서 "회전근개 파열이 진행돼 동결견(오십견)으로 진행된 사례"라며 "수술에 들어갔더니 MRI에서는 보이지 않던 이두근 부분 파열과 관절염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 어깨수술 마쳐…재활에 2~3개월 소요"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관절 주위를 덮고 있는 4개의 근육인 극상근·극하근·견갑하근·소원근이 약해지거나 찢어지는 질환이다.

이들 근육은 어깨관절의 회전운동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김 교수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4개 근육 중 극상근이 끊어졌고, 회전근개 옆에 있는 힘줄인 이두근도 부분 파열돼 봉합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모두 최소 침습수술인 관절경으로 피부 절개 없이 진행됐다.

또 흔히 오십견으로 부르는 동결견(유착성 관절낭염)이 관찰돼 관절낭 유착 이완술을 받았다.

동결견은 어깨 관절을 싸고 있는 관절 주머니에 염증이 생기고 이차적으로 주변 조직들이 굳어버린 상태다.

어깨가 얼어붙은 것처럼 움직일 수 없다는 의미로 동결견이라고 부른다.

김 교수는 박 전 대통령의 경우 회전근개파열과 동결견, 이두근 부분 파열, 관절염 등이 복합적으로 진행돼 그동안 일상생활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봤다.

그는 "동결견은 밤에 잠을 못 잘 정도의 통증이 나타나는 데다 어깨의 운동이 모든 방향에 제한되므로 식사, 옷 갈아입기, 화장실 가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었을 것"이라며 "약물, 주사 등 보존 치료가 더는 의미 없다고 판단해 수술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 재활에는 최소 2~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교수는 "어깨 질환은 재활이 수술만큼 중요하다"며 "박 전 대통령의 경우 1년 이상 약물, 주사 등 보존 치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파열이 계속 진행된 상황이어서 충분한 재활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구치소에서는 보안 문제, 원칙 등으로 재활 치료기기가 반입될 수 없고 재활 보조 인력 또한 부족하므로 제가 봤을 때 크게 문제가 없을 때까지 (입원해서) 재활을 진행할 생각"이라며 "기간은 2~3개월 보고 있으나 경과에 따라 짧아지거나 길어질 수 있다"고 했다.

반대쪽인 오른쪽 어깨 상황도 지속해서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쪽 어깨에 회전근개가 파열돼 수술한 환자는 10명 중 5명꼴로 결국 반대쪽 어깨도 수술을 받는다.

김 교수는 "처음에 진료를 시작했을 때부터 양쪽 어깨가 불편한 상황이었다"며 "왼쪽처럼 나쁘진 않지만 당장 수술 후 8주 동안 오른쪽 어깨로만 생활해야 해 통증이 심해지거나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기본적인 일상생활은 재활 후 가능해지지만 관절염 등은 지속해서 관찰해야 할 부분이라고 봤다.

그는 "본인이 옷 갈아입기, 식사, 화장실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되기까지 약 3개월로 잡고 있다"며 "파열된 힘줄은 봉합했으므로 괜찮아지겠지만 관절염은 아무래도 계속 갖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이날 8시 26분 병실에서 수술실로 이동해 실제 수술은 9시 반에서 10시 반까지 약 1시간가량 진행됐다.

회복실에서 낮 12시 30분 입원실로 재입실했다.

전체 수술시간은 수술 전 마취와 회복시간 등을 합쳐 총 3시간 소요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어깨수술 마쳐…재활에 2~3개월 소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