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트롱맨 4인방 힘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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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지방선거서 패배…지지율 고점 대비 반토막
아베노믹스 위기에 3연임 아베도 지지층 이탈
트럼프, 대선 야당 후보에 지지율 크게 뒤져
시진핑, 미국과 분쟁 및 홍콩 시위로 기반 약화전망
아베노믹스 위기에 3연임 아베도 지지층 이탈
트럼프, 대선 야당 후보에 지지율 크게 뒤져
시진핑, 미국과 분쟁 및 홍콩 시위로 기반 약화전망
강한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내세운 ‘세계 스트롱맨’들의 파워가 예전 같지 않다. ‘21세기 차르’로 불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황제’라는 별명을 가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각각 모스크바와 홍콩의 반(反)정부 시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랜 기간 지속된 권위주의적 통치와 언론 통제 등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는 외신들의 분석이다. 스트롱맨을 대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둔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아베노믹스의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경제 둔화가 점쳐지면서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지지율 반 토막 난 푸틴
‘원조 스트롱맨’ 푸틴 대통령은 지난 8일 지방선거에서 집권당(통합러시아당)이 ‘정치 1번지’ 모스크바에서 의석 3분의 1 잃으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집권당 의석이 기존 38석에서 26석으로 크게 줄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당내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미국 외교전문 매체 포린폴리시는 “이전까지 집권당 소속으로 출마하려 줄을 섰던 후보들이 이번 지방선거에선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등 당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대통령으로 뽑힌 후 2연임했고, 2008년 총리를 맡았다가 2012년 다시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대통령직의 3연임을 제한하는 헌법을 교묘하게 피해 장기 집권했다는 비판에도 20년간 그의 입지는 흔들림이 없었다. 배경에 ‘더 강한 러시아’를 요구하는 지지층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연금 개혁 반대 여론으로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흔들리고 있다. 러시아 여론조사 기관 폼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푸틴의 지지율은 2001년 42% 이후 18년 만에 최저치인 43%를 나타냈다. 한때 80%를 웃돌았던 지지율이 반 토막 난 것이다. 러시아는 2000년대 후반 5% 이상 성장했지만 2017년 1.6%, 작년 2.3% 등 부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년을 5년 늘리는 연금개혁안에 대한 반발도 컸다. 지난 7월 27일 모스크바에서 2만여명이 공정 선거를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인 이후 모스크바에선 연일 ‘반(反)푸틴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점점 더 많은 러시아인이 정치적 좌절감을 표현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아베, 호감도 2위로 밀려
아베 총리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 재정적자 확대 등 ‘아베노믹스’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지지층이 흔들리고 있다. 아베 총리가 각종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3연임에 성공한 건 ‘아베노믹스’ 덕분이었다. 2006년 총리로 선임된 그는 양적 완화 등 경기부양책을 통해 20년간 침체했던 일본 경제를 살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일본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엔화가치가 상승하면서 일본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게 됐다. 한국 기업에 대한 수입규제 보복도 일본 기업들의 수출 둔화를 불러 경기 침체 요인이 될 수 있어 아베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최근 2019~2021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1.3~1.6%에서 0.9~1.3%로 낮췄다. 재정 적자의 흑자 전환 목표 시점도 기존 2025년에서 2027년으로 늦췄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차기 총리 선호도 조사에서 아베 총리는 자민당 1위에서 2위로 떨어졌다. 1위 자리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 차남인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자민당)이 차지했다. 다음 달 소비세율을 현행 8%에서 10%로 인상하면 내수에 충격을 줘 아베 총리의 인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험대 오른 미·중 스트롱맨
무역 분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역시 국내 상황이 좋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워싱턴포스트와 ABC 방송이 지난 10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7월초(44%)보다 6%포인트 하락한 38%로 집계됐다. 민주당 후보들에 비해선 지지율이 10%포인트 가까이 뒤지고 있다. 앞서 CNN이 위스콘신주(州)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51%, 트럼프 대통령이 42%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정책이 미국 경기 침체를 불러온다는 비판이 크다. 러시아 스캔들, 정실 인사 등으로 표심도 잃었다. 9·11 테러 발생 18주년을 앞두고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반군과의 비밀회담을 추진한 것에 대한 비난도 거세다. 작년 3월 개헌을 통해 국가주석 임기 제한 조항을 삭제한 시 주석도 홍콩 반정부 시위라는 걸림돌에 걸렸다. ‘범죄인 인도법’(일명 송환법) 반대로 시작한 홍콩 시위가 시 주석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영국 가디언은 ‘홍콩의 시위는 스트롱맨 시진핑에 대한 개인적 도전’이라는 기사에서 “시위가 확산하면서 시진핑의 독재적 통치에 대한 도전을 불러왔다”고 전했다. 시위가 날로 커지면서 시 주석을 정치적 시험대에 올려놨다는 분석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원조 스트롱맨’ 푸틴 대통령은 지난 8일 지방선거에서 집권당(통합러시아당)이 ‘정치 1번지’ 모스크바에서 의석 3분의 1 잃으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집권당 의석이 기존 38석에서 26석으로 크게 줄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당내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미국 외교전문 매체 포린폴리시는 “이전까지 집권당 소속으로 출마하려 줄을 섰던 후보들이 이번 지방선거에선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등 당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대통령으로 뽑힌 후 2연임했고, 2008년 총리를 맡았다가 2012년 다시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대통령직의 3연임을 제한하는 헌법을 교묘하게 피해 장기 집권했다는 비판에도 20년간 그의 입지는 흔들림이 없었다. 배경에 ‘더 강한 러시아’를 요구하는 지지층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연금 개혁 반대 여론으로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흔들리고 있다. 러시아 여론조사 기관 폼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푸틴의 지지율은 2001년 42% 이후 18년 만에 최저치인 43%를 나타냈다. 한때 80%를 웃돌았던 지지율이 반 토막 난 것이다. 러시아는 2000년대 후반 5% 이상 성장했지만 2017년 1.6%, 작년 2.3% 등 부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년을 5년 늘리는 연금개혁안에 대한 반발도 컸다. 지난 7월 27일 모스크바에서 2만여명이 공정 선거를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인 이후 모스크바에선 연일 ‘반(反)푸틴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점점 더 많은 러시아인이 정치적 좌절감을 표현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아베, 호감도 2위로 밀려
아베 총리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 재정적자 확대 등 ‘아베노믹스’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지지층이 흔들리고 있다. 아베 총리가 각종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3연임에 성공한 건 ‘아베노믹스’ 덕분이었다. 2006년 총리로 선임된 그는 양적 완화 등 경기부양책을 통해 20년간 침체했던 일본 경제를 살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일본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엔화가치가 상승하면서 일본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게 됐다. 한국 기업에 대한 수입규제 보복도 일본 기업들의 수출 둔화를 불러 경기 침체 요인이 될 수 있어 아베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최근 2019~2021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1.3~1.6%에서 0.9~1.3%로 낮췄다. 재정 적자의 흑자 전환 목표 시점도 기존 2025년에서 2027년으로 늦췄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차기 총리 선호도 조사에서 아베 총리는 자민당 1위에서 2위로 떨어졌다. 1위 자리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 차남인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자민당)이 차지했다. 다음 달 소비세율을 현행 8%에서 10%로 인상하면 내수에 충격을 줘 아베 총리의 인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험대 오른 미·중 스트롱맨
무역 분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역시 국내 상황이 좋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워싱턴포스트와 ABC 방송이 지난 10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7월초(44%)보다 6%포인트 하락한 38%로 집계됐다. 민주당 후보들에 비해선 지지율이 10%포인트 가까이 뒤지고 있다. 앞서 CNN이 위스콘신주(州)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51%, 트럼프 대통령이 42%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정책이 미국 경기 침체를 불러온다는 비판이 크다. 러시아 스캔들, 정실 인사 등으로 표심도 잃었다. 9·11 테러 발생 18주년을 앞두고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반군과의 비밀회담을 추진한 것에 대한 비난도 거세다. 작년 3월 개헌을 통해 국가주석 임기 제한 조항을 삭제한 시 주석도 홍콩 반정부 시위라는 걸림돌에 걸렸다. ‘범죄인 인도법’(일명 송환법) 반대로 시작한 홍콩 시위가 시 주석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영국 가디언은 ‘홍콩의 시위는 스트롱맨 시진핑에 대한 개인적 도전’이라는 기사에서 “시위가 확산하면서 시진핑의 독재적 통치에 대한 도전을 불러왔다”고 전했다. 시위가 날로 커지면서 시 주석을 정치적 시험대에 올려놨다는 분석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