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씨는 에너지와 환경 문제를 몸과 예술언어로 풀어내 왔다. 동국대 미대를 나와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 대학원에서 수학한 그는 첨단 영상과 문자 회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두 장르의 융합을 지향하고 있다. 어린 시절 배운 서예에 뿌리를 두고 동양적인 미감을 영상기법으로 표현한다. 그는 서울문화재단, 뉴욕예술재단, 로우어 맨해튼문화위원회 지원을 받을 정도로 국내외 화단에서 입지를 다졌다.
‘드럼’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발전소에서 석유와 석탄이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 및 환경 문제를 다양한 설치 작품(사진)과 드로잉, 퍼포먼스 사진으로 내보인다. 전시장을 ‘드럼의 의미’ ‘드럼 두드리기’ ‘드럼의 소리’ 등 세 개 주제로 꾸며 ‘소리 없는 에너지의 아우성’에 초점을 맞췄다. 발전기를 돌리는 터빈의 소음을 많은 사람의 맥박처럼 소리로 승화한 게 흥미롭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