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시행 초읽기…삼성전자 회계감사는 딜로이트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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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개 대기업 외부감사
회계법인 20여개로 추려져
다음달 14일 예비 통지
회계법인 20여개로 추려져
다음달 14일 예비 통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시행으로 220개 대기업의 외부감사 업무를 지정받을 회계법인이 20여 개로 추려졌다. 40년 만에 감사인이 교체되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SK하이닉스 등 ‘감사 대어’가 어느 회계법인에 배정되느냐에 따라 감사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업종별 분배나 독립성 이슈 등으로 감사 지정 초기에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17일 금융감독당국과 회계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로 기업 감사 업무를 배정받는 회계법인이 20~25개로 압축됐다. 상장사의 외부 감사 자격이 주어지는 ‘감사인 등록’ 신청을 한 40개 회계법인 중 품질관리 수준 등을 감안해 절반가량이 지정 감사 업무를 맡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업무 위탁을 받은 금융감독원은 이들 회계법인을 대상으로 공인회계사 수, 징계에 따른 벌점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해 회계법인별 순서를 정하고 자산이 큰 기업부터 차례대로 배치한다. 예비통지는 다음달 14일이며 확정통지는 11월 12일이다.
220개 대기업 중 가장 관심이 높은 곳은 삼성전자다. 1970년대부터 삼일회계법인에 외부감사를 맡겨 온 삼성전자는 40년 만에 감사인이 교체된다. 회계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새 감사인에 딜로이트안진이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상황만으로 시뮬레이션해 보면 딜로이트안진이 삼성전자 지정 감사인이 될 가능성이 높고 그다음 EY한영, 삼정KPMG 순”이라며 “징계 벌점과 가처분 소송 등의 막판 변수가 있어 금감원 예비통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정 대상 중 자산 규모가 가장 큰 삼성생명은 삼정KPMG 배정이 유력하다. 미래에셋대우증권과 신한금융지주는 삼일회계법인이, KB금융지주는 EY한영이 각각 가져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는 그동안 굳건하던 삼일회계법인의 감사시장 1위 지위를 흔들 것으로 예상된다. 삼일회계법인은 삼성전자, KB금융지주 등 ‘장기 우량 고객’을 포함해 내년에만 47개 기업의 감사 업무가 빠져나간다. 반면 딜로이트안진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로 인해 빠져나가는 고객이 한 곳도 없다. 2017년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감사 영업금지 조치를 받으면서 일정 기간 신규 수주를 하지 못했던 덕이다.
금감원이 다음달 기업과 회계법인에 예비통지를 하면 재지정 신청이 잇따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업종별 분배를 고려하지 않고 지정하기 때문에 경쟁 기업들이 동일 회계법인에 배정될 수 있는 점도 기업들엔 부담 요인이다. 지정받은 기업에 인수합병(M&A) 자문 등 비감사 업무를 맡고 있거나 파트너(지분 보유 사원) 중 배우자가 해당 기업의 임직원일 경우 회계법인 입장에서 독립성 문제가 발생하는 것도 변수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의 파장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여러 가지 변수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행 초기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기업이 외부감사인을 6년간 자율적으로 선임하면 그다음 3년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감사인을 지정받는 제도. 감사인을 주기적으로 교체해 기업과 감사인의 교착관계를 끊어 부실감사를 막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17일 금융감독당국과 회계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로 기업 감사 업무를 배정받는 회계법인이 20~25개로 압축됐다. 상장사의 외부 감사 자격이 주어지는 ‘감사인 등록’ 신청을 한 40개 회계법인 중 품질관리 수준 등을 감안해 절반가량이 지정 감사 업무를 맡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업무 위탁을 받은 금융감독원은 이들 회계법인을 대상으로 공인회계사 수, 징계에 따른 벌점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해 회계법인별 순서를 정하고 자산이 큰 기업부터 차례대로 배치한다. 예비통지는 다음달 14일이며 확정통지는 11월 12일이다.
220개 대기업 중 가장 관심이 높은 곳은 삼성전자다. 1970년대부터 삼일회계법인에 외부감사를 맡겨 온 삼성전자는 40년 만에 감사인이 교체된다. 회계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새 감사인에 딜로이트안진이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상황만으로 시뮬레이션해 보면 딜로이트안진이 삼성전자 지정 감사인이 될 가능성이 높고 그다음 EY한영, 삼정KPMG 순”이라며 “징계 벌점과 가처분 소송 등의 막판 변수가 있어 금감원 예비통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정 대상 중 자산 규모가 가장 큰 삼성생명은 삼정KPMG 배정이 유력하다. 미래에셋대우증권과 신한금융지주는 삼일회계법인이, KB금융지주는 EY한영이 각각 가져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는 그동안 굳건하던 삼일회계법인의 감사시장 1위 지위를 흔들 것으로 예상된다. 삼일회계법인은 삼성전자, KB금융지주 등 ‘장기 우량 고객’을 포함해 내년에만 47개 기업의 감사 업무가 빠져나간다. 반면 딜로이트안진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로 인해 빠져나가는 고객이 한 곳도 없다. 2017년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감사 영업금지 조치를 받으면서 일정 기간 신규 수주를 하지 못했던 덕이다.
금감원이 다음달 기업과 회계법인에 예비통지를 하면 재지정 신청이 잇따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업종별 분배를 고려하지 않고 지정하기 때문에 경쟁 기업들이 동일 회계법인에 배정될 수 있는 점도 기업들엔 부담 요인이다. 지정받은 기업에 인수합병(M&A) 자문 등 비감사 업무를 맡고 있거나 파트너(지분 보유 사원) 중 배우자가 해당 기업의 임직원일 경우 회계법인 입장에서 독립성 문제가 발생하는 것도 변수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의 파장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여러 가지 변수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행 초기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기업이 외부감사인을 6년간 자율적으로 선임하면 그다음 3년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감사인을 지정받는 제도. 감사인을 주기적으로 교체해 기업과 감사인의 교착관계를 끊어 부실감사를 막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