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조선 불황 뚫었다…매출 5배 넘게 뛴 '파나시아'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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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탐구
선박기자재 업체의 선견지명
IMO 규제를 틈새전략으로
IT 접목해 스마트공장 변신
선박기자재 업체의 선견지명
IMO 규제를 틈새전략으로
IT 접목해 스마트공장 변신
불황의 늪에 빠져 있는 조선업종에서 1년 만에 매출이 5배 이상 폭증하고 있는 업체가 부산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친환경 조선기자재업체인 파나시아는 국제해사기구(IMO)가 환경규제기준을 강화하면서 수주가 급증해 올해 매출이 35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매출 647억원의 5배가 넘는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선박 배기가스 탈황장치인 ‘스크러버 시스템’과 오염물질 없이 선박평형수를 배출하도록 해주는 ‘선박평형수 처리장치’다. 이수태 파나시아 회장은 “창업하고 10년이 지난 후 외환위기를 맞아 경쟁사들이 도산하는 것을 보고 미래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친환경 조선기자재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며 “당시엔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던 두 분야의 기술개발에 온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최근 수년간은 조선 경기 악화로 매출이 줄어드는 등 고전했지만 2018년 중반부터 수주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폭증하고 있다. 수출 비중 80%에 달해
파나시아는 17일 부산 강서구 미음산업단지에서 제2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본사 인근 1만2918㎡ 부지에 200억원을 투자해 내년 2월 완공할 제2공장은 세계 6위 컨테이너 항만인 부산신항과 김해국제공항에 인접해 있고 물류교통망이 발달해 해외 영업활동과 제품 수출 등에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제2공장 건립으로 파나시아는 70여 명을 추가 고용하고, 협력사 고용도 4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파나시아의 이번 사업 확장은 국제선박용 황산화물 저감장치인 ‘스크러버 시스템’ 수주가 획기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파나시아는 세계 선박스크러버 시장의 16%를 점유하고 있는 1위 업체다. IMO는 대기환경 보호를 위해 400t급 이상 선박의 연소기관에서 배출되는 가스의 황산화물 함유율을 3.5%에서 0.5%로 낮추도록 하는 규제를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 이들 선박은 탈황장치인 스크러버를 설치하거나 값비싼 저유황유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스크러버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파나시아는 2017년 4척을 시작으로 2018년 201척, 올해 119척 등 지금까지 324척에 들어가는 스크러버 시스템을 수주했다. 이 중 122척분의 납품을 마쳤다. 선박평형수 처리장치도 2024년 9월까지 전 세계 모든 선박에 설치가 의무화될 예정이다. 파나시아는 2010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1501척의 선박평형수 처리장치를 수주했다. 고객사도 현대상선뿐 아니라 대만 양밍해운, 중국 스위스 선사 등으로 다양화했다. 덕분에 올해 매출 중 수출 비중이 80%를 넘는다.
스마트공장으로 생산성 3배 끌어올려
파나시아가 폭발적인 수주량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스마트공장으로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덕분이다. 이 회장은 “사람에 의존한 제품은 성공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라 스마트공장 구축을 서둘러 지난해 말 완공했다”며 “제품 품질도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스마트공장 완공 이후 생산성이 275% 높아졌고 불량률은 79%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16개월 걸리던 공급기간도 절반으로 줄었다.
원격모니터링 시스템도 고객 확보에 큰 도움이 됐다. 파나시아 본사 1층에는 위성관제센터가 있다. 이곳에선 파나시아 제품을 설치한 선박의 위치를 실시간 파악할 수 있다. 제품에 문제가 발생하면 센서가 바로 신호를 보내주기 때문에 해당 선박에 연락해 해결 방법을 제시해줄 수 있다. 제품 수명 주기와 문제점을 미리 파악해 어느 지점에서 교체하고 수리할지에 관한 정보도 제공해준다. 이 회장은 “전통업종이라도 제대로 된 기술을 개발하면 오히려 일자리와 매출을 늘릴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됐다”며 “새로운 친환경사업을 찾아 영역을 더 넓혀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선박 배기가스 탈황장치인 ‘스크러버 시스템’과 오염물질 없이 선박평형수를 배출하도록 해주는 ‘선박평형수 처리장치’다. 이수태 파나시아 회장은 “창업하고 10년이 지난 후 외환위기를 맞아 경쟁사들이 도산하는 것을 보고 미래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친환경 조선기자재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며 “당시엔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던 두 분야의 기술개발에 온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최근 수년간은 조선 경기 악화로 매출이 줄어드는 등 고전했지만 2018년 중반부터 수주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폭증하고 있다. 수출 비중 80%에 달해
파나시아는 17일 부산 강서구 미음산업단지에서 제2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본사 인근 1만2918㎡ 부지에 200억원을 투자해 내년 2월 완공할 제2공장은 세계 6위 컨테이너 항만인 부산신항과 김해국제공항에 인접해 있고 물류교통망이 발달해 해외 영업활동과 제품 수출 등에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제2공장 건립으로 파나시아는 70여 명을 추가 고용하고, 협력사 고용도 4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파나시아의 이번 사업 확장은 국제선박용 황산화물 저감장치인 ‘스크러버 시스템’ 수주가 획기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파나시아는 세계 선박스크러버 시장의 16%를 점유하고 있는 1위 업체다. IMO는 대기환경 보호를 위해 400t급 이상 선박의 연소기관에서 배출되는 가스의 황산화물 함유율을 3.5%에서 0.5%로 낮추도록 하는 규제를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 이들 선박은 탈황장치인 스크러버를 설치하거나 값비싼 저유황유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스크러버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파나시아는 2017년 4척을 시작으로 2018년 201척, 올해 119척 등 지금까지 324척에 들어가는 스크러버 시스템을 수주했다. 이 중 122척분의 납품을 마쳤다. 선박평형수 처리장치도 2024년 9월까지 전 세계 모든 선박에 설치가 의무화될 예정이다. 파나시아는 2010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1501척의 선박평형수 처리장치를 수주했다. 고객사도 현대상선뿐 아니라 대만 양밍해운, 중국 스위스 선사 등으로 다양화했다. 덕분에 올해 매출 중 수출 비중이 80%를 넘는다.
스마트공장으로 생산성 3배 끌어올려
파나시아가 폭발적인 수주량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스마트공장으로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덕분이다. 이 회장은 “사람에 의존한 제품은 성공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라 스마트공장 구축을 서둘러 지난해 말 완공했다”며 “제품 품질도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스마트공장 완공 이후 생산성이 275% 높아졌고 불량률은 79%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16개월 걸리던 공급기간도 절반으로 줄었다.
원격모니터링 시스템도 고객 확보에 큰 도움이 됐다. 파나시아 본사 1층에는 위성관제센터가 있다. 이곳에선 파나시아 제품을 설치한 선박의 위치를 실시간 파악할 수 있다. 제품에 문제가 발생하면 센서가 바로 신호를 보내주기 때문에 해당 선박에 연락해 해결 방법을 제시해줄 수 있다. 제품 수명 주기와 문제점을 미리 파악해 어느 지점에서 교체하고 수리할지에 관한 정보도 제공해준다. 이 회장은 “전통업종이라도 제대로 된 기술을 개발하면 오히려 일자리와 매출을 늘릴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됐다”며 “새로운 친환경사업을 찾아 영역을 더 넓혀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