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내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모테기 도시미쓰 신임 일본 외무상과의 회담 개최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17일 “일본 외무상이 유엔에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성사되면) 첫 대면일 테니 상호 관심사에 대해 얘기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강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해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계기에 6∼7개국과 양자 회담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에는 미국과 함께 일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장관회담이 성사되더라도 한·일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모테기 외무상은 지난 13일 취임 회견에서 한국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일·한 청구권 협정을 명확하게 위반하고 있다”고 언급, 기존 일본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양국 간 국장급 협의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초 새로 부임한 다키자키 시게오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과 첫 대면을 한다.

모테기 일본 외상
모테기 일본 외상
이와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모테기 외무상과 전화 통화를 하고 한·일 갈등 사태를 해소하기 위한 건설적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일 관계 언급은 북한에 대한 공동 대응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공동 목표 등에 대한 일본 정부와의 협력 지속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거듭 밝혔다.

모테기 외무상은 “북한을 둘러싼 문제 등에 관해 일본과 미국, 그리고 일·미·한의 연대가 지금보다 중요한 시기는 없다. 이런 가운데 안전보장에 관한 연대가 손상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큰 문제라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폼페이오 장관에게 답했다고 일본 외무성은 전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