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국채금리의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상품(DLS·DLF)의 원금 손실률도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우리은행이 판매해 19일 만기하는 134억원 규모의 독일 국채금리 연계 DLF의 원금 손실률은 60.1%로 확정됐다. 이 상품은 만기 3일 전인 지난 16일 독일 국채금리 종가로 손익이 결정된다.

국내에 판매된 독일 국채금리 연계 DLF의 규모는 1266억원이다. 1132억원의 DLF가 만기를 기다리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5월 마이너스(-)로 떨어진 후 4개월째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0.72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뒤 열흘간 올랐지만, 유럽 중앙은행(ECB)의 예금금리 인하가 발표된 12일 이후 다시 떨어지는 추세다. 17일 종가 기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0.471%를 기록했다.

독일 국채금리가 본격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건 지난해 9월부터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이슈에 터키 리라화 폭락 등이 겹치면서 독일 국채금리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매달 0.1%포인트 가량 떨어지면서 지난 3월22일 처음으로 마이너스(-0.001%)를 기록했다. 독일 국채는 지난 5월까지 한 달간 오르내림을 반복했지만 5월7일 -0.006%로 떨어진 뒤 현재까지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을 담당하는 ECB의 지난 12일(현지시각)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는 경기부양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독일 국채금리는 이달 초부터 상승하기 시작했다. 독일 국채금리가 열흘 넘게 오른 건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ECB가 기준금리는 0.0%로 유지한 채 예금금리만 0.1%포인트(10bp) 내리면서 기대감은 사라졌다. 특히 자산매입(국채) 규모가 시장의 기대치(월 450억~600억유로)에 크게 못 미치는 월 200억유로로 발표되면서 유로존 경기회복은 시기상조라는 혹평이 나왔다.

독일 국채금리는 곧바로 반응했다. 13일 -0.451%로 마감한 후 17일까지 하락 흐름을 보였다. 17일 전일 대비 0.003%포인트 상승 마감했지만 이틀간 0.04%포인트 떨어진 걸 감안하면 크지 않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독일 국채금리가 단기간 상승할 순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ECB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ECB의 발표 이후 독일 국채금리가 떨어졌다는 건 사실상 통화정책만으로는 유로존의 경기 둔화 우려를 해소하지 못한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라며 "유럽의 경기 둔화 우려와 독일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계속되면서 독일을 포함한 유로존 국채 금리가 재차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