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보따리' 푼 사우디 왕세자> 문재인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왼쪽)가 지난 6월 26일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 입장하고 있다. 이날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한 무함마드 왕세자는 제1 부총리 겸 국방장관을 맡아 사실상 사우디를 통치하고 있는 최고 실세다. 사우디 왕위 계승자인 왕세자의 방한은 1998년 이후 21년 만이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투자 보따리' 푼 사우디 왕세자> 문재인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왼쪽)가 지난 6월 26일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 입장하고 있다. 이날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한 무함마드 왕세자는 제1 부총리 겸 국방장관을 맡아 사실상 사우디를 통치하고 있는 최고 실세다. 사우디 왕위 계승자인 왕세자의 방한은 1998년 이후 21년 만이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부총리와 3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18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통신 SPA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기술·에너지·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PA는 이 부회장이 이날 빈 살만 왕세자와 사우디에서의 이들 분야에 대한 투자 기회와 그밖의 사우디와 삼성 간 방대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부회장과 빈 살만 왕세자의 만남은 약 3개월 만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6월26일 방한한 빈 살만 왕세자와 삼성그룹 영빈관인 한남동 '승지원'에서 회동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빈 살만 왕세자는 이 부회장에게 사우디에 대한 투자를, 이 부회장은 인공지능(AI), 5G(5세대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과 관련한 사업 협력 모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5일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5일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사우디는 삼성이 중동 사업에서 아랍에미레이트(UAE)와 함께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사우디는 현재 최고 실세로 평가 받는 빈 살만 왕세자 주도 아래 '탈(脫) 석유 경제'의 일환으로 국가 개혁 프로젝트 '비전2030'을 진행 중이다.

석유 대신 오로지 신재생에너지로만 운영되는 도시(프로젝트명 '네옴')를 만들어 AI, IoT 등 최첨단 미래기술을 접목시키겠다는 계획. 예산 규모만 565조원에 달하는 거대 프로젝트다.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등 삼성의 건설 관계사들은 역량 강화 조직인 'EPC(설계·조달·시공 원스톱 서비스) 태스크포스(TF)'를 만드는 등 사우디의 미래형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참여에 사활을 걸고 있다.

또 삼성물산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 도심 전역에 지하철 6개 노선, 총 168km를 건설하는 '리야드 메트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사우디 최초의 광역 대중교통 사업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삼성의 건설 관계사 경영진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도 "중동 지역 미래산업 분야에서 삼성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협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등 중동 사업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