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 회동…"대통령, 시민 소통과 교통 불편에 신경 써달라고 당부"
박원순 "대통령·행안장관과 광화문광장 논의…공감대 형성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행정안전부 진영 장관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만나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19일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지난 8월 말 대통령을 모시고 논의했다"며 "단절되고 고립된 형태의 광장을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특히 대통령은 시민과의 소통이라든지 교통 불편에 각별히 신경 써달라는 당부도 했다"며 "특히 관계부처 간 협력이 중요하다는 말씀도 하셔서 정부와 서울시가 논의기구를 만들어서 추진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 시장,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 김원 광화문시민위원회 위원장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 사업 시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기존 발표로는 2020년 1월 착공, 2021년 5월 완공 계획이었다.

구체적인 시간표를 말해줄 수 있는지.
▲ (이하 박 시장) 이미 시기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시간표는) 시민 소통과 공감의 결과에 전적으로 따르겠다.

그 결과에 따라 사업 시기가 결정될 것이기 때문에 기간이나 완료 시점도 그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 서울시는 합의가 잘 됐다고 하는데 행안부 쪽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얘기가 번번이 나왔다.

중앙정부와 공감대가 만들어졌고 부처 간 공동협력을 약속했다고 했는데 언제 어디서 어떤 분들이 얘기한 건가.

▲ 지난 8월 말 대통령을 모시고 논의했다.

행안부 장관도 참석했고. 현재 이런 단절, 고립된 이런 형태의 광장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있었다.

특히 대통령은 시민과의 소통이라든지 교통 불편에 각별히 신경 써달라는 당부도 하셨다.

관계부처 간 협력이 중요하다는 말씀도 했다.

그래서 정부와 서울시가 논의기구를 만들어서 추진하기로 했다.

-- 서울시가 큰 틀의 양보를 한 것으로 보인다.

결정 배경을 말해달라. 소통과 협업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도 구체적으로 소개해달라.
▲ 기본적으로 시민을 이기는 시장은 없다고 확신한다.

한번 결정하면 그야말로 직진하는 방식은 권위주의다.

결과만 주목하는 시기는 지나갔고 과정과 절차를 중시하는, 소통을 중시하는 시대가 됐다.

협치와 소통과 상생이 박원순의 길이다.

늘 그렇게 생각하고 서울시정을 이끌어왔다.

박근혜 정부하에서 서울로7017도 그런 방식과 철학으로 성사했다.

무엇보다도 이 사업은 박원순의 사업이 아니다.

시민의 사업이고 역사적 사업이다.

광화문광장은 서울과 대한민국의 미래 100년을 결정하는 중차대한 사업이다.

이런 사업에 대해 3년간, 유례없을 정도로 소통했는데 여전히 시민들은 소통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시민들과 함께 소통을 훨씬 더 강화하고 충분히 경청해서 추진하겠다.
박원순 "대통령·행안장관과 광화문광장 논의…공감대 형성했다"
-- 국제설계공모를 통해서 당선된 설계안이 있는데 이것도 백지화하겠다는 건가.

▲ (이하 진희선 행정2부시장) 설계안 부분은 중단하고 이를 포함해서 시민들과 더 많이 숙의하고 안을 만들겠다.

-- 완전히 무효화 한다는 것인가.

도로 우회를 위한 경찰청 협의, 행정안전부와의 정부청사 영역 협의 등도 원점에서 재검토하나.

▲ 설계안을 포함해서 모든 것을 시민들과 논의하면서 안을 새롭게 만들어가겠다.

행정절차는 지구단위도시계획 결정변경이 고시까지 돼 있는데 그 프로세스도 잠시 보류하고 시민들과 논의 과정을 거쳐서 결정되는 대로 그에 따라 진행하겠다.

-- 월대 복원이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의 주요 부분이다.

문화재청 예산으로 설계안 용역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아는데 이런 부분도 중단하나.

▲ 그렇다.

-- 전면 재검토라고 보면 되나.

▲ 시장도 말했지만 광화문광장의 문제점에 모두가 공감한다.

이것들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도 모두가 공감한다.

단지 그 공감하는 부분에 대해서 설계자가 선정돼 있기 때문에 그것까지 포함해서 시민들과 충분히 논의 거쳐서 결정해나가겠다는 것이다.

-- 설계자는 바뀔 수 있나.

▲ 현재 선정된 설계자와 할 것이다.

-- 설계안은 파기될 수 있는가.

▲ 설계안은 최종적으로 확정돼야 설계안이라고 본다.

현재는 진행 중이라고 보면 된다.

-- 시민들이 현재 광화문광장이 크게 바뀌지 않는 것을 원한다면 재구조화 사업을 안 할 수도 있는 것인가.

▲ 대부분 시민께서도 현재 광화문광장의 문제는 다 공감하신다.

어떤 형식으로든 바뀌어서 시민들이 더 많이 이용할 수 있고 휴식과 여가와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기를 원한다.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갈 수 있을 거라 본다.

-- 지금까지 갈등이 생긴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소통구조 때문이라면 소통 부족을 인정하는 것으로 봐도 되는가.

▲ 단일 사업을 가지고 3년간 많은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해서 소통한 프로젝트는 많지 않다.

그런데도 소통을 더 많이 요청받고 있다.

이런 요청에 대해 시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 8월에 대통령, 시장, 행안부 장관이 만났을 때 구체적으 어떤 협의가 오갔고 어떤 식으로 하기로 했나.

▲ 현재 광화문광장은 도로로 단절되고 고립된 섬이며 역사성도 부족하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시민의 광장으로 거듭날지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씀드리겠다.

다만 어떻게 만들어가는 것이 좋을지는 앞으로 시민들과 관계부처와 더 많은 논의와 숙의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가자고 했다.

-- 시민위원회가 소통을 많이 하기는 했는데 전문가 위주로만 이뤄졌고 일반 시민은 배제됐다는 비판이 있는데.
▲ (김원 시민위원장) 잘못 알려진 것 같다.

시민위원회 안에 전문가와 행정관료들이 있고 순수한 시민들의 모임도 있다.

시민 100여명이 투어도 하고 강의도 듣고 역사토론도 했다.

3년간 굉장히 많이 모이고 얘기도 나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