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에도 얼굴 부위에 오물 묻는 등 훼손 시도 잇따라
美 글렌데일 소녀상 또 훼손…경찰 "증오범죄 가능성 염두"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북동쪽의 소도시 글렌데일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이 또다시 훼손돼 현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9일 교도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글렌데일 경찰은 지난 16일 아침 글렌데일 중앙도서관 시립공원 내 평화의 소녀상이 낙서로 훼손되고 주변에 놓인 화분이 쓰러지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글렌데일 경찰서의 댄 서틀스 경사는 "누군가 검정 마커를 갖고 동상에 접근해 낙서했다"면서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증오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열린 마음을 유지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범행 동기를 짐작할만한 징후는 없다고 덧붙였다.

평화의 소녀상에 그려진 낙서에는 의미를 알아볼 만한 부분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틀스 경사는 평화의 소녀상 주변에 최근 설치된 CCTV 카메라에 범행 장면이 찍혔다면서 영상 화질을 높이기 위해 시 당국이 조명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 7월 26일에도 얼굴 부분에 개의 배설물로 보이는 오물이 묻힌 채 발견됐고, 현지 경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라 나자리안 글렌데일 시장은 성명을 통해 "글렌데일시는 이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용의자를 체포해 법정에서 책임을 묻기 위해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 밝혔다.

그는 "시의회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여러 국가의 여성과 소녀들이 겪은 고통에 대한 영속적인 헌사로써 평화의 소녀상 설치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공공 기념물을 훼손하는 반달리즘(공공기물 파손) 범죄는 중범죄에 속한다.

글렌데일 소녀상은 올해로 건립 6주년을 맞는 상징물로 미국 내에 처음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이다.

일본은 소녀상 설치를 막기 위해 미국 법원에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