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社 주요 임상결과 발표 앞둬…투자심리 회복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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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산업 하반기 전망
글로벌 임상 3상 실패, 상장폐지 위기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크게 나빠졌던 제약바이오기업 투자심리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기업가치가 많이 저평가돼 투자자 입장에서는 진입 문턱이 낮아졌다는 평가다.
하반기에 임상 결과 발표 등 이벤트가 많아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아졌다. 과거에 비해 옥석 가리기가 깐깐해졌지만 장기적으로는 제약바이오기업에 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바이오 투자심리 회복 중”
최근 제약바이오 분야 전문가들 사이에선 “제약바이오 업종 투자심리가 최근 회복되고 있다”고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가 최근 바닥을 찍은 뒤 계단식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며 “주가가 박스권에서 살짝 벗어나 위로 더 올라갈 수 있을지 가능성을 타진 중”이라고 말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부 기업에서 안 좋은 소식이 있었지만 임상 중인 다른 기업의 가능성까지 부정적으로 변한 건 아니다”며 “투자 대상 기업에 문제가 없다면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시점에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제약바이오기업은 매년 하반기에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을 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연말 결산을 앞두고 성과를 내기 위해 적극적인 협상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도 이런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투자 전에 임상 성공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가리는 검증은 더 깐깐해질 전망이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투자할 기업을 고를 때 더 까다로운 기준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루머나 언론 보도를 믿기보다는 데이터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투자 대상을 선정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 반등…벤처 투자 증가
각종 지표를 봐도 제약바이오업종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흐름이 감지된다. 최근 큰 폭으로 하락한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주가는 지난달을 기점으로 상승 추세로 바뀌었다.
유한양행은 지난 7월 1일에 25만1500원(종가)을 찍은 뒤 하락해 지난달 6일엔 21만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후 상승 반전해 지난 18일에는 23만500원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은 14만6500원에서 17만3500원으로 상승했다.
벤처기업 투자도 활발하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 7월 바이오·의료 분야 벤처기업에는 1693억원의 신규 투자 자금이 수혈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99억원에 비해 3배 넘게 많아졌다. 7월이면 신라젠의 글로벌 임상 3상 실패 발표보다는 이전이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 코오롱생명과학의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허가 취소, 에이치엘비의 미국 임상시험 실패 등 상당한 악재가 반영된 시점이다.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8월 이후 신규 투자를 집계 중인데 현재까지 취합된 것을 보면 벤처 투자가 위축된 흐름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임상 진입이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라는 걸 시장이 점차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요 임상 결과 줄줄이 발표
연말까지 제약바이오업계엔 주요 임상 결과 발표 등 굵직한 이벤트가 잇따를 예정이다. 제약바이오 분야 학회도 몰려 있어 주요 연구 결과 발표가 이어진다. 이들 이벤트에서 긍정적인 소식이 나오면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투자심리가 더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2위 기업 헬릭스미스(옛 바이로메드)는 이달 말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엔젠시스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한다. 엔젠시스 개발에 성공하면 10조원에 달하는 관련 치료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게 헬릭스미스의 설명이다.
메지온은 오는 11월 미국심장학회에서 희귀심장병 치료제 유데나필의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메지온은 유데나필 임상 3상을 이미 끝낸 뒤 결과 분석을 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연말에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한미약품의 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 임상 1상 중간결과 발표, 이수앱지스의 항암제 임상 1상 결과 발표, 바이오제네틱스의 고형암 치료제 임상 1상 결과 발표, 제넥신의 고형암 치료제 임상 1b상 결과 발표 등도 올해 나올 예정이다. 국제암면역요법학회(9월 25~28일), 유럽종양학회(9월 27일~10월 1일), 미국류머티즘학회(11월 8~13일), 미국혈액학회(12월 7~10일) 등도 계획돼 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하반기에 임상 결과 발표 등 이벤트가 많아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아졌다. 과거에 비해 옥석 가리기가 깐깐해졌지만 장기적으로는 제약바이오기업에 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바이오 투자심리 회복 중”
최근 제약바이오 분야 전문가들 사이에선 “제약바이오 업종 투자심리가 최근 회복되고 있다”고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가 최근 바닥을 찍은 뒤 계단식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며 “주가가 박스권에서 살짝 벗어나 위로 더 올라갈 수 있을지 가능성을 타진 중”이라고 말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부 기업에서 안 좋은 소식이 있었지만 임상 중인 다른 기업의 가능성까지 부정적으로 변한 건 아니다”며 “투자 대상 기업에 문제가 없다면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시점에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제약바이오기업은 매년 하반기에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을 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연말 결산을 앞두고 성과를 내기 위해 적극적인 협상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도 이런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투자 전에 임상 성공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가리는 검증은 더 깐깐해질 전망이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투자할 기업을 고를 때 더 까다로운 기준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루머나 언론 보도를 믿기보다는 데이터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투자 대상을 선정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 반등…벤처 투자 증가
각종 지표를 봐도 제약바이오업종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흐름이 감지된다. 최근 큰 폭으로 하락한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주가는 지난달을 기점으로 상승 추세로 바뀌었다.
유한양행은 지난 7월 1일에 25만1500원(종가)을 찍은 뒤 하락해 지난달 6일엔 21만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후 상승 반전해 지난 18일에는 23만500원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은 14만6500원에서 17만3500원으로 상승했다.
벤처기업 투자도 활발하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 7월 바이오·의료 분야 벤처기업에는 1693억원의 신규 투자 자금이 수혈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99억원에 비해 3배 넘게 많아졌다. 7월이면 신라젠의 글로벌 임상 3상 실패 발표보다는 이전이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 코오롱생명과학의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허가 취소, 에이치엘비의 미국 임상시험 실패 등 상당한 악재가 반영된 시점이다.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8월 이후 신규 투자를 집계 중인데 현재까지 취합된 것을 보면 벤처 투자가 위축된 흐름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임상 진입이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라는 걸 시장이 점차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요 임상 결과 줄줄이 발표
연말까지 제약바이오업계엔 주요 임상 결과 발표 등 굵직한 이벤트가 잇따를 예정이다. 제약바이오 분야 학회도 몰려 있어 주요 연구 결과 발표가 이어진다. 이들 이벤트에서 긍정적인 소식이 나오면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투자심리가 더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2위 기업 헬릭스미스(옛 바이로메드)는 이달 말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엔젠시스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한다. 엔젠시스 개발에 성공하면 10조원에 달하는 관련 치료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게 헬릭스미스의 설명이다.
메지온은 오는 11월 미국심장학회에서 희귀심장병 치료제 유데나필의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메지온은 유데나필 임상 3상을 이미 끝낸 뒤 결과 분석을 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연말에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한미약품의 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 임상 1상 중간결과 발표, 이수앱지스의 항암제 임상 1상 결과 발표, 바이오제네틱스의 고형암 치료제 임상 1상 결과 발표, 제넥신의 고형암 치료제 임상 1b상 결과 발표 등도 올해 나올 예정이다. 국제암면역요법학회(9월 25~28일), 유럽종양학회(9월 27일~10월 1일), 미국류머티즘학회(11월 8~13일), 미국혈액학회(12월 7~10일) 등도 계획돼 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