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of the week] 실리콘밸리 테크기업의 혁신이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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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SNS·검색엔진 같은
기술 혁신은 10년 전에 끝나
이젠 광고수익 올리는데 혈안
조시 홀리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기술 혁신은 10년 전에 끝나
이젠 광고수익 올리는데 혈안
조시 홀리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미국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은 더 이상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 대신 그들은 사람들의 심리를 파고들어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인류는 50년 전에 달에 착륙했다. 이것은 미국의 창조성, 용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술의 엄청난 위업이었다. 우주 경쟁을 통해 이룬 기술의 발전은 수십 년간 혁신을 촉진해왔다. 하지만 50년이 지난 지금, 미국의 기술산업이 우리에게 무엇을 주고 있는지 궁금하다.
현실 세계를 반영하는 물리학의 혁신이 둔화되고 있고, 미국은 주요 산업에서 제조 공정 기술의 우위를 잃고 있다. 게다가 우리 거주지와 도시의 풍경들은 반세기 전과 거의 똑같아 보인다.
실리콘밸리와 그곳을 지배하는 서너 곳의 대기업이 인류의 정보 공유를 더욱 쉽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지금의 스마트폰, 검색엔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은 이미 10여 년 전에 발명된 것이다. 오늘날 거대 테크기업들에 의한 혁신으로 여겨지는 것은 근본적으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갈수록 교묘하게 사람들의 심리를 파고들어 이용하고 있는 것뿐이다.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플랫폼은 자신들의 기술을 수익화하기 위해 행동과학자들을 고용해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온라인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있다. 거대 테크기업들은 이것을 ‘연결’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를 의미하는 또 다른 단어는 ‘중독’일 것이다.
소셜 미디어 대기업들은 사용자가 그들의 플랫폼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함으로써 고객의 개인정보를 데이터 소스로 빼내간다. 작동 방법은 다음과 같다. 사용자가 플랫폼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관심을 가질수록 플랫폼은 이를 통해 더 많은 개인정보를 추출해낸다. 사용자가 어떤 콘텐츠를 클릭하고 보는지, 또 어떤 것을 더 선호하는지 등을 기록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거대 테크회사들은 이 정보의 밀도를 높여 광고비를 훨씬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데이터로 전환한다.
이 공간에 남아 있는 혁신이라는 것은 광고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트레드밀(러닝머신)’을 얼마나 더 오래, 더 빨리 작동시키느냐는 것처럼 보인다. 사용자로부터 더 많은 정보를 끌어들여 더 비싼 광고를 집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이들의 혁신인 셈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 우리가 디지털 트레드밀에 더 많은 시간을 쓸수록 우리의 실제 관계는 위축된다. 때로는 비참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10대들은 인터넷 관련 이슈로 자살하기도 한다.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세대)의 22%는 자신들이 친구가 없다고 말한다. 몇몇 연구자들은 소셜 미디어를 줄일수록 우울감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더불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일부 대기업들의 독과점은 새롭고 의미 있는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경쟁을 억누르고 있다. 당신은 페이스북이나 구글에 도전하기 위해 자금을 투자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행운을 빈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가장 좋은 것은 창업한 뒤 몇 년이 지나 기술 대기업에 인수되는 것이다. 만약 대기업들이 그 스타트업을 사지 않는다면, 대기업들은 단지 스타트업의 사업 모델을 베껴버릴 것이다.
미국인들은 더 이상 침체된 상황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거대 테크회사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요구할지도 모른다. 내가 기술 중독을 부추기는 ‘다크 패턴’을 금지하자고 제안한 이유다. 다크 패턴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이용자가 정확히 정보를 인식하지 못한 채 원치 않는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인터넷 환경을 일컫는 용어다. 대표적인 다크 패턴 사례는 앱(응용프로그램) 다운로드 버튼을 창 종료 버튼 옆에 배치해놓고 해당 앱을 내려받도록 유도하는 디자인이다.
나는 소비자들이 데이터 추적을 받지 않고 인터넷을 사적으로 쓸 수 있는 합법적인 권리를 제공하기 위해 다크 패턴 금지법을 제안했다. 나는 아이들을 위한 사생활 보호 조치를 강화하고, 기술 회사들이 정치적 편견 없이 콘텐츠를 관리할 수 있도록 옹호해왔다. 더불어 많은 사람을 위한 진정한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더 많은 경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대형 테크회사들이 이 같은 법률 제안에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그들은 인터넷이 망가진다거나 미국 회사들이 중국 회사에 비해 차별받는다는 식으로 흥분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들은 마치 똑같은 방식을 무한으로 반복하는 것이 미국 산업 생산성에 도움을 주는 것처럼 행동한다. 만약 중국과의 첨단기술 전쟁에서 우리(미국)가 갖고 있는 무기가 그것뿐이라면 전쟁은 이미 패배한 것이나 다름없다.
대형 테크회사 지도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다. 목표를 높여라. 당신이 만약 이 시대에 이 나라의 지도자가 되고 싶다면 그것을 위해 노력하라. 삶을 풍요롭게 하고, 사회를 튼튼하게 하고, 보수가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생산 능력을 키우는 도구를 만들라.
혁신이 웅장한 것을 의미하고 기술이 희망적인 것을 뜻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우리는 별에 가는 것을 꿈꾸고, 기술이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얘기했다. 새로운 여행을 하는 방법과 물건을 새롭게 창조하는 것을 꿈꿨다. 그것들은 미국의 미래에 힘을 불어넣어 주는 꿈이었다. 이제 우리는 그것들을 다시 꿈꿔야 한다.
원제=Big Tech’s ‘Innovations’ That Aren’t
정리=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THE WALL STREET JOURNAL 한경 독점제휴
인류는 50년 전에 달에 착륙했다. 이것은 미국의 창조성, 용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술의 엄청난 위업이었다. 우주 경쟁을 통해 이룬 기술의 발전은 수십 년간 혁신을 촉진해왔다. 하지만 50년이 지난 지금, 미국의 기술산업이 우리에게 무엇을 주고 있는지 궁금하다.
현실 세계를 반영하는 물리학의 혁신이 둔화되고 있고, 미국은 주요 산업에서 제조 공정 기술의 우위를 잃고 있다. 게다가 우리 거주지와 도시의 풍경들은 반세기 전과 거의 똑같아 보인다.
실리콘밸리와 그곳을 지배하는 서너 곳의 대기업이 인류의 정보 공유를 더욱 쉽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지금의 스마트폰, 검색엔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은 이미 10여 년 전에 발명된 것이다. 오늘날 거대 테크기업들에 의한 혁신으로 여겨지는 것은 근본적으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갈수록 교묘하게 사람들의 심리를 파고들어 이용하고 있는 것뿐이다.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플랫폼은 자신들의 기술을 수익화하기 위해 행동과학자들을 고용해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온라인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있다. 거대 테크기업들은 이것을 ‘연결’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를 의미하는 또 다른 단어는 ‘중독’일 것이다.
소셜 미디어 대기업들은 사용자가 그들의 플랫폼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함으로써 고객의 개인정보를 데이터 소스로 빼내간다. 작동 방법은 다음과 같다. 사용자가 플랫폼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관심을 가질수록 플랫폼은 이를 통해 더 많은 개인정보를 추출해낸다. 사용자가 어떤 콘텐츠를 클릭하고 보는지, 또 어떤 것을 더 선호하는지 등을 기록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거대 테크회사들은 이 정보의 밀도를 높여 광고비를 훨씬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데이터로 전환한다.
이 공간에 남아 있는 혁신이라는 것은 광고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트레드밀(러닝머신)’을 얼마나 더 오래, 더 빨리 작동시키느냐는 것처럼 보인다. 사용자로부터 더 많은 정보를 끌어들여 더 비싼 광고를 집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이들의 혁신인 셈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 우리가 디지털 트레드밀에 더 많은 시간을 쓸수록 우리의 실제 관계는 위축된다. 때로는 비참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10대들은 인터넷 관련 이슈로 자살하기도 한다.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세대)의 22%는 자신들이 친구가 없다고 말한다. 몇몇 연구자들은 소셜 미디어를 줄일수록 우울감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더불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일부 대기업들의 독과점은 새롭고 의미 있는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경쟁을 억누르고 있다. 당신은 페이스북이나 구글에 도전하기 위해 자금을 투자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행운을 빈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가장 좋은 것은 창업한 뒤 몇 년이 지나 기술 대기업에 인수되는 것이다. 만약 대기업들이 그 스타트업을 사지 않는다면, 대기업들은 단지 스타트업의 사업 모델을 베껴버릴 것이다.
미국인들은 더 이상 침체된 상황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거대 테크회사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요구할지도 모른다. 내가 기술 중독을 부추기는 ‘다크 패턴’을 금지하자고 제안한 이유다. 다크 패턴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이용자가 정확히 정보를 인식하지 못한 채 원치 않는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인터넷 환경을 일컫는 용어다. 대표적인 다크 패턴 사례는 앱(응용프로그램) 다운로드 버튼을 창 종료 버튼 옆에 배치해놓고 해당 앱을 내려받도록 유도하는 디자인이다.
나는 소비자들이 데이터 추적을 받지 않고 인터넷을 사적으로 쓸 수 있는 합법적인 권리를 제공하기 위해 다크 패턴 금지법을 제안했다. 나는 아이들을 위한 사생활 보호 조치를 강화하고, 기술 회사들이 정치적 편견 없이 콘텐츠를 관리할 수 있도록 옹호해왔다. 더불어 많은 사람을 위한 진정한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더 많은 경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대형 테크회사들이 이 같은 법률 제안에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그들은 인터넷이 망가진다거나 미국 회사들이 중국 회사에 비해 차별받는다는 식으로 흥분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들은 마치 똑같은 방식을 무한으로 반복하는 것이 미국 산업 생산성에 도움을 주는 것처럼 행동한다. 만약 중국과의 첨단기술 전쟁에서 우리(미국)가 갖고 있는 무기가 그것뿐이라면 전쟁은 이미 패배한 것이나 다름없다.
대형 테크회사 지도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다. 목표를 높여라. 당신이 만약 이 시대에 이 나라의 지도자가 되고 싶다면 그것을 위해 노력하라. 삶을 풍요롭게 하고, 사회를 튼튼하게 하고, 보수가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생산 능력을 키우는 도구를 만들라.
혁신이 웅장한 것을 의미하고 기술이 희망적인 것을 뜻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우리는 별에 가는 것을 꿈꾸고, 기술이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얘기했다. 새로운 여행을 하는 방법과 물건을 새롭게 창조하는 것을 꿈꿨다. 그것들은 미국의 미래에 힘을 불어넣어 주는 꿈이었다. 이제 우리는 그것들을 다시 꿈꿔야 한다.
원제=Big Tech’s ‘Innovations’ That Aren’t
정리=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THE WALL STREET JOURNAL 한경 독점제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