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뉴욕 증시, 금리인하 신호 없어도 사상최고치 경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뉴욕 금융시장은 예상보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잘 수용하는 듯 합니다.
당초 미 중앙은행(Fed)이 추가적인 금리 인하 신호를 주지 않으면 증시 조정이 발생할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19일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장중 한 때 3028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습니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금리보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양국에서 흘러나오는 뉴스가 10월 초 열리는 고위급 협상 때까지 시장의 등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와의 인터뷰 내용을 전합니다.
①마감한 미 증시에서 특징적인 부분 말씀해주십시오.
19일 뉴욕 증시는 장 초반 다우가 100포인트 가량 오르는 등 기분 좋게 출발했습니다. 어제 Fed가 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 명확한 신호를 주지 않았는데요.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나빠지면 연쇄적 인하가 있을 수도 있다”고 인하의 문을 열어놓았습니다.
어제 시장이 파월 의장의 언급에 반등해 상승세로 마감하고, 이날도 아침에 오름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Fed의 결정을 합리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즉 미국 경기가 좋기 때문에 지금은 더 이상 금리 인하를 바랄 때는 아니란 사실을 수용했다는 것입니다. S&P 500 지수는 이날 오전 11시40분께 3028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문제는 미·중 무역협상이었습니다. 다음달 초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이날 워싱턴DC에서의 양국 실무협상이 열렸는데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허드슨연구소의 마이클 필즈버리가 “만약 조만간 딜이 합의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전쟁을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을 허풍으로 보는 이들은 틀렸다. 관세는 50%나 100%까지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필즈버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통상 문제를 자문하는 외부 고문입니다. 또 허드슨연구소는 지난해 10월 마이크 펜스 대통령이 중국을 전략적 동반자가 아닌 경쟁자로 선언한 연설을 행한 곳이지요.
여기에 중국 정부의 속내를 전해온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장은 트윗을 통해 “많은 미국 관료가 중국의 선의를 유약함으로 오해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생각하는 것처럼 딜을 서두르지 않는다”고 주장해 불안감을 자극했습니다.
이 때부터 시장은 조금씩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50포인트 내린 채 마감했고 S&P500은 어제와 똑같은 3006선에서 끝났습니다. ②어제 연준은 금리 인하를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추가 인하에 대해선 명확한 신호가 감지되지 않았는데, 현지에서는 이를 두고 어떤 전망들이 나오고 있나요?
어제 FOMC 투표 내용이나 통화정책 성명서, 그리고 점도표와 경기 전망 등 어디를 봐도 올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 명확한 신호는 없었습니다.
우선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는 데 반대표가 세 표나 나왔구요. 성명서에선 경기 진단을 거의 바꾸지 않은 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2%로 올렸습니다. 점도표를 봐도 올해 말 기준금리에 대해 5명은 동결, 5명은 인상, 7명은 인하를 예상했지요. 기준금리 중위값은 올해 말뿐 아니라 내년도 1.9%로 현 수준과 같습니다. 지금 경로라면 내년까지 동결이 유력한 겁니다. 게다가 이렇게 Fed 멤버들의 견해가 극명히 엇갈릴 때는 의장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게 쉽지 않습니다.
다만 파월 의장은 경제가 약화된다면 폭넓고 연쇄 인하가 적절할 수 있다고 말해 인하에 대한 문은 열어 놓았습니다. 물론 현재는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했지만요.
당초 월가는 향후 최소 한 번 이상 금리 인하를 예상해왔기 때문에 시장이 실망할 수 있다고 관측해왔습니다. 하지만 어제 Fed 발표 이후 지금 같은 좋은 경제 지표가 이어진다면 금리 인하를 기대하지 않는 게 옳다는 합리적 기대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증시가 크게 하락하지 않은 게 그 증거겠지요. 투자자들은 좋은 경기가 이어진다면 증시가 계속 오를 수 있고, 악화된다면 파월 의장의 말처럼 연쇄적 인하를 기대할 수 있으니 타협했다는 겁니다.
실제 상당수 월가 전문가가 더 이상 금리 인하는 필요없다고 말합니다. 씨티그룹 같은 경우 올해와 내년 금리 동결을 예측하고 있지요. ③이후 눈여겨봐야할 이슈나 이벤트가 있다면 전해주십시오.
미·중 무역협상 추이가 가장 중요합니다. 여전히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하고, 미국은 관세 부과를 동결하고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적당한 선에서 철회하는 식의 스몰딜에 대한 기대는 유효합니다. 하지만 워낙 불확실성이 큽니다. 다음달 초 열릴 고위급 협상 때까지는 관망세가 이어질 수 있겠습니다.
국제유가 상황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것이란 우려는 다소 줄었습니다. 어제 트럼프 대통령이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에서 제재를 강화하라고 지시하면서 군사 대응보다 경제 제재에 그칠 것이란 기대가 커졌습니다. 그리고 이날 중동을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사우디 위기가 평화적으로 해결됐으면 한다. 이란도 같은 쪽에서 바라보길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오늘 유가는 소폭 올랐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우디측이 이라크 국영석유판매회사에 2000만배럴의 원유 공급을 요청했으나 이라크가 거절했다고 단독보도한 탓입니다.
사우디는 피격으로 인한 생산량 손실을 이달 말까지 조기 회복할 것이라고 발표했었는데요. WSJ의 보도가 나온 뒤 과연 발표한 대로 석유시설과 생산능력을 빨리 복구할 수 있을 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만약 복구 기간이 길어진다면 국제유가는 상승하면서 둔화되고 있는 세계 경기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당초 미 중앙은행(Fed)이 추가적인 금리 인하 신호를 주지 않으면 증시 조정이 발생할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19일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장중 한 때 3028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습니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금리보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양국에서 흘러나오는 뉴스가 10월 초 열리는 고위급 협상 때까지 시장의 등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와의 인터뷰 내용을 전합니다.
①마감한 미 증시에서 특징적인 부분 말씀해주십시오.
19일 뉴욕 증시는 장 초반 다우가 100포인트 가량 오르는 등 기분 좋게 출발했습니다. 어제 Fed가 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 명확한 신호를 주지 않았는데요.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나빠지면 연쇄적 인하가 있을 수도 있다”고 인하의 문을 열어놓았습니다.
어제 시장이 파월 의장의 언급에 반등해 상승세로 마감하고, 이날도 아침에 오름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Fed의 결정을 합리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즉 미국 경기가 좋기 때문에 지금은 더 이상 금리 인하를 바랄 때는 아니란 사실을 수용했다는 것입니다. S&P 500 지수는 이날 오전 11시40분께 3028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문제는 미·중 무역협상이었습니다. 다음달 초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이날 워싱턴DC에서의 양국 실무협상이 열렸는데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허드슨연구소의 마이클 필즈버리가 “만약 조만간 딜이 합의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전쟁을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을 허풍으로 보는 이들은 틀렸다. 관세는 50%나 100%까지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필즈버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통상 문제를 자문하는 외부 고문입니다. 또 허드슨연구소는 지난해 10월 마이크 펜스 대통령이 중국을 전략적 동반자가 아닌 경쟁자로 선언한 연설을 행한 곳이지요.
여기에 중국 정부의 속내를 전해온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장은 트윗을 통해 “많은 미국 관료가 중국의 선의를 유약함으로 오해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생각하는 것처럼 딜을 서두르지 않는다”고 주장해 불안감을 자극했습니다.
이 때부터 시장은 조금씩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50포인트 내린 채 마감했고 S&P500은 어제와 똑같은 3006선에서 끝났습니다. ②어제 연준은 금리 인하를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추가 인하에 대해선 명확한 신호가 감지되지 않았는데, 현지에서는 이를 두고 어떤 전망들이 나오고 있나요?
어제 FOMC 투표 내용이나 통화정책 성명서, 그리고 점도표와 경기 전망 등 어디를 봐도 올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 명확한 신호는 없었습니다.
우선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는 데 반대표가 세 표나 나왔구요. 성명서에선 경기 진단을 거의 바꾸지 않은 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2%로 올렸습니다. 점도표를 봐도 올해 말 기준금리에 대해 5명은 동결, 5명은 인상, 7명은 인하를 예상했지요. 기준금리 중위값은 올해 말뿐 아니라 내년도 1.9%로 현 수준과 같습니다. 지금 경로라면 내년까지 동결이 유력한 겁니다. 게다가 이렇게 Fed 멤버들의 견해가 극명히 엇갈릴 때는 의장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게 쉽지 않습니다.
다만 파월 의장은 경제가 약화된다면 폭넓고 연쇄 인하가 적절할 수 있다고 말해 인하에 대한 문은 열어 놓았습니다. 물론 현재는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했지만요.
당초 월가는 향후 최소 한 번 이상 금리 인하를 예상해왔기 때문에 시장이 실망할 수 있다고 관측해왔습니다. 하지만 어제 Fed 발표 이후 지금 같은 좋은 경제 지표가 이어진다면 금리 인하를 기대하지 않는 게 옳다는 합리적 기대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증시가 크게 하락하지 않은 게 그 증거겠지요. 투자자들은 좋은 경기가 이어진다면 증시가 계속 오를 수 있고, 악화된다면 파월 의장의 말처럼 연쇄적 인하를 기대할 수 있으니 타협했다는 겁니다.
실제 상당수 월가 전문가가 더 이상 금리 인하는 필요없다고 말합니다. 씨티그룹 같은 경우 올해와 내년 금리 동결을 예측하고 있지요. ③이후 눈여겨봐야할 이슈나 이벤트가 있다면 전해주십시오.
미·중 무역협상 추이가 가장 중요합니다. 여전히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하고, 미국은 관세 부과를 동결하고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적당한 선에서 철회하는 식의 스몰딜에 대한 기대는 유효합니다. 하지만 워낙 불확실성이 큽니다. 다음달 초 열릴 고위급 협상 때까지는 관망세가 이어질 수 있겠습니다.
국제유가 상황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것이란 우려는 다소 줄었습니다. 어제 트럼프 대통령이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에서 제재를 강화하라고 지시하면서 군사 대응보다 경제 제재에 그칠 것이란 기대가 커졌습니다. 그리고 이날 중동을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사우디 위기가 평화적으로 해결됐으면 한다. 이란도 같은 쪽에서 바라보길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오늘 유가는 소폭 올랐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우디측이 이라크 국영석유판매회사에 2000만배럴의 원유 공급을 요청했으나 이라크가 거절했다고 단독보도한 탓입니다.
사우디는 피격으로 인한 생산량 손실을 이달 말까지 조기 회복할 것이라고 발표했었는데요. WSJ의 보도가 나온 뒤 과연 발표한 대로 석유시설과 생산능력을 빨리 복구할 수 있을 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만약 복구 기간이 길어진다면 국제유가는 상승하면서 둔화되고 있는 세계 경기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