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 '젊은 이미지'- '가심비' BMW
▽ 화재 이슈 오히려 '저렴한 가격' 호재로
▽ 케이카 "BMW 시세 하락, 접근 쉬워져"
[편집자 주] 올 들어 국내 수입차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20% 가까이 줄면서 신차 시장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독일산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와 BMW가 국내 수입차 신차 시장 2강으로 군림하고 있지만 성장세는 예년만 못하다. 신규 등록대수가 집계되는 신차 시장에 비해 중고차 시장 내 경쟁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한경닷컴이 지난 19일부터 국내 주요 수입 중고차 판매점을 돌아보며 시장 현황을 살펴봤다. 특히 '1위 벤츠'와 '2위 BMW' 공식이 중고차 시장에서도 유효한지 중점적으로 들여다본다.
수입차 시장 1인자 메르세데스-벤츠가 중고차 시장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수입차 시장 '큰손'인 2030세대 젊은 소비자를 등에 업은 BMW의 인기 때문이다.
21일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K Car)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인기가 많았던 수입 중고차는 BMW 5시리즈였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아우디 뉴 A6, BMW 3시리즈, 폭스바겐 뉴 티구안이 뒤를 이었다. 케이카는 "중고차 시장 고객의 약 47%가 2030세대"라며 "20대에게는 BMW 3시리즈, 30대에게는 BMW 5시리즈 인기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수입 중고차 시장 ‘큰손’인 젊은 세대의 BMW 선호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19일 서울시 양재동에 위치한 수입 중고차 매매단지 서울오토갤러리의 전시장 영업사원들은 2030세대에게 BMW의 인기가 높다고 입을 모았다.
벤츠 전시장 영업사원은 "벤츠에서 가장 인기있는 모델은 E클래스인데, 보통 40~50대 고객이 구매한다"며 "2030세대 손님은 많지 않다. 10명 중 2명 꼴"이라고 말했다. 한 층 아래에 위치한 BMW 전시장 영업사원은 2030세대가 자주 방문하느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많이 오신다"고 답했다. 또 "매장을 찾는 경우보다 인터넷을 통해 구매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덧붙였다. 젊은 세대가 수입 중고차 시장에서 BMW 차량을 선호하는 이유는 브랜드 이미지와 가격 경쟁력으로 요약된다. 지난해 3월 BMW 520d 모델을 구입한 직장인 성모(36)씨는 "자동차는 운전자의 이미지에 영향을 준다. 활동적인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BMW를 선택했다"며 “벤츠는 중후한 어른이 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부모님의 도움으로 BMW F30 모델을 구매했다는 대학원생 김모(28)씨는 "학회 때문에 지방 출장이 많아 차를 일찍 샀다"며 "아직 학생이라 가격이 중요한 요소였는데, BMW가 합리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BMW 중고차 시세는 연달아 발생한 화재 사건으로 폭락을 거듭했다. 지난해 6월 평균 2936만원에 거래되던 중고 BMW 520d 모델 가격은 사고 사례가 알려지며 3개월 만에 2414만원으로 떨어졌다. 다만 BMW의 발 빠른 대응에 위기는 기회로 변했다. BMW는 차량 주인과 중고차 매매단지 등에 직접 연락하며 결함을 빠르게 수리했고, 리콜 이후 동일한 화재 사고는 재발하지 않았다.
케이카 장한평직영점 이상원 지점장은 "지난해 수입차 신차 시장에서는 BMW 화재 이슈로 벤츠가 반사 효과를 누렸다는 업계 이야기가 많았다"면서도 "중고차 시장에서는 BMW 매물의 시세가 하락하면서 오히려 수입차를 눈 여겨 봤던 소비자들의 접근이 더 쉬워졌다"고 분석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이미경 한경닷컴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