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해킹그룹 세곳 적발 '자산동결' 등 추가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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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도발 계속…트럼프 "아직 방북 준비 안돼"
北 미사일 도발 계속…트럼프 "아직 방북 준비 안돼"
북한의 비핵화를 둘러싼 미국과 북한의 협상 재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많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차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연내에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돈다. 하지만 전개되는 현실은 이런 전망을 무색하게 만든다. 북한은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고 미국은 북한 해킹그룹 3개를 새로운 제재 리스트에 올리는 등 여전히 대북제재의 고삐를 죄고 있다. 재개될 실무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미·북 간 치열한 수싸움이라는 해석이 들어맞을지, 아니면 좁힐 수 없는 간극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북한은 미사일 도발 계속
북한은 미·북 협상을 앞두고 화전 양면전술을 펴고 있다. 지난달 31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개인 명의 담화에서 ‘북한의 불량행동’을 거론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거칠게 비난했다. 최 부상은 “폼페이오의 발언은 도를 넘었으며 예정된 조·미(북·미) 실무협상 개최를 더욱 어렵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으며, 우리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를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떠밀고 있다”며 “미국은 더 이상 인내심을 시험하려 들지 말라”고 비판했다.
그러다가도 최 부상은 지난 9일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9월 하순께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은 최 부상 담화 뒤 7시간여 만인 10일 오전 6시53분과 7시12분께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 두 발을 쐈다. 올해에만 10번째 발사였다. 대화와 도발을 병행하는 전형적인 북한식 화전 양면전술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도 회담 전망과는 별개로 대북제재의 고삐를 죄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 재무부는 지난 13일 ‘라자루스그룹’ ‘블루노로프’ ‘안다리엘’이라고 불리는 북한의 3개 해킹그룹을 새로운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외국 금융기관 공격을 통해 불법 수익을 얻고, 한국 정부와 인프라 시설을 공격해 군사 정보 등을 빼낸 혐의다. 이날 제재로 이들 그룹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민이 이들과 거래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30일에도 정제유 제품의 불법 해상 환적에 연루된 대만인 2명과 대만 및 홍콩 해운사 세 곳을 대상으로 제재를 단행했다.
트럼프 “아직 방북 준비 안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으로 초청했느냐’는 질문에 “관계는 매우 좋다”면서도 “그에 대해 언급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즉답을 피했다. ‘북한에 기꺼이 갈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마도 아니다”며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그에 대해 준비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발언은 최근 이어진 미·북 간의 우호적 흐름과는 결을 달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대북 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한 데 이어 미·북 3차 정상회담을 연내 개최할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특히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핵폐기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던 볼턴 보좌관의 경질은 트럼프 정부가 유연한 대북정책을 펴겠다는 신호라는 평가가 나왔다. 북한은 그동안 ‘선(先)핵폐기, 후(後)보상’을 골자로 하는 협상안에는 수용거부 입장을 고수해왔다.
미·북 실무협상 순항 여부도 미지수
미·북 간 긴장 수위가 높아지면서 한·미 연합훈련이 끝난 뒤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미·북 실무협상 재개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싸움이 자칫 실무협상 자체에 악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북한은 이달 하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일반토의 기조연설자로 대사급을 보내겠다고 유엔 측에 최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총회 기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던 폼페이오 장관과 이용호 외무상 간 미·북 고위급 회담도 무산된 셈이다.
다만 뉴욕 채널을 통한 미·북 물밑접촉은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불만 표출은 협상 재개에 앞서 시간을 벌면서 미국의 대북협상 셈법 변화를 압박하는 차원이라는 해석이다. 미·북 정상이 지난 6월 판문점 회동에서 ‘2~3주 내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한 만큼 고위급이 아니어도 실무협상 자체는 조만간 시작될 것이란 시각이 많다. 하지만 실무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정상회담, 나아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까지엔 난제가 산적해 있는 게 현실이다.
NIE 포인트
북한의 비핵화를 놓고 미국과 북한의 입장 차이가 무엇인지 토론해보자. 북한의 비핵화가 왜 필요한지, 이를 위해서는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할지 등을 생각해보자. 북한의 대표적 해킹 행위와 이로 인한 피해들을 정리해보자.
임락근 한국경제신문 정치부 기자 rklim@hankyung.com
북한은 미사일 도발 계속
북한은 미·북 협상을 앞두고 화전 양면전술을 펴고 있다. 지난달 31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개인 명의 담화에서 ‘북한의 불량행동’을 거론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거칠게 비난했다. 최 부상은 “폼페이오의 발언은 도를 넘었으며 예정된 조·미(북·미) 실무협상 개최를 더욱 어렵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으며, 우리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를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떠밀고 있다”며 “미국은 더 이상 인내심을 시험하려 들지 말라”고 비판했다.
그러다가도 최 부상은 지난 9일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9월 하순께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은 최 부상 담화 뒤 7시간여 만인 10일 오전 6시53분과 7시12분께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 두 발을 쐈다. 올해에만 10번째 발사였다. 대화와 도발을 병행하는 전형적인 북한식 화전 양면전술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도 회담 전망과는 별개로 대북제재의 고삐를 죄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 재무부는 지난 13일 ‘라자루스그룹’ ‘블루노로프’ ‘안다리엘’이라고 불리는 북한의 3개 해킹그룹을 새로운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외국 금융기관 공격을 통해 불법 수익을 얻고, 한국 정부와 인프라 시설을 공격해 군사 정보 등을 빼낸 혐의다. 이날 제재로 이들 그룹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민이 이들과 거래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30일에도 정제유 제품의 불법 해상 환적에 연루된 대만인 2명과 대만 및 홍콩 해운사 세 곳을 대상으로 제재를 단행했다.
트럼프 “아직 방북 준비 안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으로 초청했느냐’는 질문에 “관계는 매우 좋다”면서도 “그에 대해 언급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즉답을 피했다. ‘북한에 기꺼이 갈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마도 아니다”며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그에 대해 준비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발언은 최근 이어진 미·북 간의 우호적 흐름과는 결을 달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대북 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한 데 이어 미·북 3차 정상회담을 연내 개최할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특히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핵폐기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던 볼턴 보좌관의 경질은 트럼프 정부가 유연한 대북정책을 펴겠다는 신호라는 평가가 나왔다. 북한은 그동안 ‘선(先)핵폐기, 후(後)보상’을 골자로 하는 협상안에는 수용거부 입장을 고수해왔다.
미·북 실무협상 순항 여부도 미지수
미·북 간 긴장 수위가 높아지면서 한·미 연합훈련이 끝난 뒤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미·북 실무협상 재개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싸움이 자칫 실무협상 자체에 악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북한은 이달 하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일반토의 기조연설자로 대사급을 보내겠다고 유엔 측에 최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총회 기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던 폼페이오 장관과 이용호 외무상 간 미·북 고위급 회담도 무산된 셈이다.
다만 뉴욕 채널을 통한 미·북 물밑접촉은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불만 표출은 협상 재개에 앞서 시간을 벌면서 미국의 대북협상 셈법 변화를 압박하는 차원이라는 해석이다. 미·북 정상이 지난 6월 판문점 회동에서 ‘2~3주 내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한 만큼 고위급이 아니어도 실무협상 자체는 조만간 시작될 것이란 시각이 많다. 하지만 실무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정상회담, 나아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까지엔 난제가 산적해 있는 게 현실이다.
NIE 포인트
북한의 비핵화를 놓고 미국과 북한의 입장 차이가 무엇인지 토론해보자. 북한의 비핵화가 왜 필요한지, 이를 위해서는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할지 등을 생각해보자. 북한의 대표적 해킹 행위와 이로 인한 피해들을 정리해보자.
임락근 한국경제신문 정치부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