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 다국적 기업에 가스 시추 허가…터키 강력 반발
동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공화국(이하 키프로스)이 다국적 에너지 기업에 자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 천연가스 시추 허가를 내주자 터키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터키 외교부는 2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프랑스와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에 천연가스 시추 허가를 내준 그리스 키프로스 정부의 행위는 북키프로스튀르크공화국(이하 북키프로스)의 권리를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외교부는 성명에서 "북키프로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그리스 키프로스 정부의 일방적인 행위는 지중해 동부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경고를 반복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터키는 어떤 외국 기업이나 선박에도 허가받지 않은 천연가스 시추 행위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북키프로스의 권익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처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키프로스는 프랑스의 에너지 기업인 토탈(TOTAL)과 이탈리아의 에너지 기업 이엔아이(ENI)에 키프로스 대륙붕 7구역의 천연가스 시추 허가를 내줬다.

앞서 미국의 에너지 기업 엑손모빌은 지난해 11월 키프로스 대륙붕 10구역에서 천연가스 시추를 시작했다.

이에 터키는 북키프로스 역시 키프로스 섬 대륙붕 자원에 동등한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자국의 시추선을 투입해 키프로스 연안에서 가스 시추에 들어갔다.

그러나 키프로스와 그리스는 터키의 가스 시추를 불법으로 규정했으며, 유럽연합(EU)은 지난 7월 종합항공운송협정 체결 협상 중단 등 터키에 대한 제재를 결정했다.

키프로스는 1960년 영국에서 독립했으며 이후 친(親) 그리스 장교들이 1974년 쿠데타를 일으키자 터키군이 섬 북부를 점령해 키프로스와 북키프로스로 분단됐다.

국제법적으로는 그리스계 주민이 대다수인 키프로스만 정식국가로 인정받지만, 터키는 친(親) 터키계 정부가 들어선 북키프로스를 인정하고 보호국 역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