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청약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서울 삼성동 래미안 라클래시(상아2차 재건축)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20일 문을 열었다. 당첨되면 수억원의 시세 차익이 보장될 것이란 기대에 개장(오전 10시) 전부터 방문객이 줄을 섰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로또 청약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서울 삼성동 래미안 라클래시(상아2차 재건축)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20일 문을 열었다. 당첨되면 수억원의 시세 차익이 보장될 것이란 기대에 개장(오전 10시) 전부터 방문객이 줄을 섰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당첨만 되면 10억원짜리 로또 아파트라고 떠들썩하길래 직장에 반차를 내고 왔습니다. 많은 사람이 방문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더 몰렸네요.”

삼성물산이 20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문을 연 ‘래미안 라클래시’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예비청약자는 이같이 말했다. 오전 10시 개장까지 시간이 1시간 남은 9시부터 150여 명이 넘는 내방객이 줄을 섰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모델하우스가 개장하기 1주일 전부터 하루에 300건이 넘는 청약상담 전화가 왔다”며 “강남에서 노른자로 불리는 핵심지역에서 재건축하는 단지인 데다 시세 차익도 커 많은 주택 수요자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 최상급 입지 ‘눈길’

"현금·가점 모자라도…라클래시 청약해야죠"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라클래시는 교통과 학군 등 생활 인프라가 강남에서도 최상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송파에 거주하는 장모씨(45)는 “아이들 교육을 위해 강남으로 집을 옮길까 해 이 단지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옥수동에서 온 박모씨(70)는 “그간 주택 구입도 하지 않고 가점을 차곡차곡 모아왔다”며 “이번 기회에 강남으로 집을 옮기려 하는데 이 단지에 청약을 넣을지 다음번에 나오는 다른 강남 재건축 단지를 노릴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박씨의 청약가점은 68점에 달한다.

일반분양분은 많지 않은 편이다. 총 679가구 중 112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서울 새 아파트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강남 핵심지역 단지라 ‘청약 광풍’ 사태가 예고된다. 서대문구에서 온 김모씨(52)는 “청약 가점은 59점으로 경쟁이 워낙 치열할 것으로 예상돼 당첨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했지만 청약 신청은 해보려 한다”며 “서울 집값이 많이 올라 지금이라도 사야 할 것 같다고 봐 최근 분양되는 단지에는 모두 청약을 넣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판상형인 전용면적 84㎡A를 분양받고 싶지만 당첨되는 것이 우선이라 비인기 주택형으로 청약을 넣을까 한다”고 말했다.

84㎡ 16억원 넘지만…“그래도 싸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4750만원이다.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15억5300만~16억6400만원에 책정됐다. 계약금(분양가의 20%)으로 내야 하는 돈만 지방 아파트 한 채 가격인 3억원이 넘는다. 당첨되면 실제로 부담해야 할 분양가는 더 높아진다. 발코니 확장과 마감재 등 선택해야 할 옵션이 많을 경우 수천만원의 비용이 더 붙는다. 전용 84㎡A는 가전을 제외한 모든 옵션을 선택하면 분양가가 최고 16억5500만원에서 17억3600만원으로 7200만원가량 늘어난다. 1900만원대인 발코니 확장 비용과 안방 붙박이장(732만원), 원목마루(812만원)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하지만 현장에선 ‘싸다’는 반응이 나왔다. 주변 삼성동 아파트 시세보다 현저히 낮아서다. 인근에 있는 신축 단지인 삼성동 ‘센트럴 아이파크’의 시세와 비교하면 3.3㎡당 2000만원 이상 낮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을 받기 위해 몸값을 낮춘 덕이다. 입주 시점이 되면 웃돈만 10억원에 이르는 초대박 로또 아파트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40대 주부인 박수연 씨는 “강남에서 이 정도 가격에 나온 것이면 괜찮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며 “미래가치를 감안하면 오히려 싼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든 가구가 분양가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분양가 60%) 대출을 받지 못해 볼멘소리가 나왔다. 시공사 신용을 보증으로 중도금 대출을 알선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 단지에 대해 삼성물산은 보증을 서지 않을 예정이다. 당첨자는 계약금(분양가의 20%)과 중도금 등 전체 비용의 80%인 최소 13억원 정도를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금수저’가 아니면 청약이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동과 향이 좋은 주택을 말하는 이른바 ‘로열동’ 당첨 확률이 낮다는 점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삼성동에서 전세를 살고 있는 60대 이모씨는 “생각보다 내부가 좁게 나와 안방에 킹사이즈 침대를 놓으면 꽉 찰 것 같다”며 “남향은 조합원들이 다 가져가고 동·서 방향만 남아 있다. 일반분양분인 101동과 102동은 큰 길가에 인접해 소음 때문에 시끄러울 것 같다”고 불만을 털어 놨다.

래미안 라클래시는 오는 24일 당해 지역 1순위 청약 신청을 받는다. 당첨자 발표는 다음달 2일 한다. 분양 계약은 15일부터 사흘간 진행된다.

안혜원/배정철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