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 자동차박람회인 프랑크푸르트모터쇼가 22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 메세전시장에서 열린다. ‘드라이빙 투모로(Driving tomorrow)’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모터쇼에서는 순수 전기자동차, 휘발유·전기 혼용차인 하이브리드카(HEV), 수소전기차 등 전기 구동형 자동차가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모터쇼에 참가한 완성차업체들은 미래 먹거리가 될 신차와 콘셉트카를 앞다퉈 쏟아냈다.


전기차의 향연

전기차·수소차…獨 프랑크푸르트모터쇼는 지금 미래車 전쟁터
내연기관차 중심으로 판매해 오다가 처음 전기 구동형 자동차를 내놓은 완성차업체들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폭스바겐이 대표적이다. 폭스바겐은 첫 순수 전기차인 ID.3를 처음 공개했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420㎞를 달릴 수 있는 소형차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MEB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3년 안에 MEB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 모델 33개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등 독일 고급 완성차업체들도 전기 구동형 자동차에 힘을 실었다. 벤츠는 전기 다목적차량(MPV)인 EQV와 전기 콘셉트카인 비전 EQS를 전시했다. EQS는 최고 출력 469마력, 최대 토크 77.5㎏·m의 동력 성능을 갖췄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인 ‘제로백’은 4.5초다.

BMW는 전기 콘셉트카인 ‘비전 M 넥스트’를 무대에 올렸다. X3, X1, 3시리즈 투어링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모델도 공개했다. BMW의 고급 소형차 브랜드인 미니는 순수 전기차인 ‘뉴 미니 쿠퍼 SE’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인 ‘뉴 미니 쿠퍼 SE 컨트리맨 올4’를 전시했다. BMW는 2023년까지 25종의 전기 구동형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아우디는 오프로드 콘셉트 전기차인 ‘AI: 트레일’을 선보였다.

벤츠 ‘비전 EQS’
벤츠 ‘비전 EQS’
한국 완성차업체 중 유일하게 모터쇼에 참가한 현대자동차는 전기 콘셉트카인 ‘45’를 선보였다. 1974년에 나온 포니의 콘셉트카를 재해석해 제작했다. 일본 혼다자동차는 레트로 디자인의 소형 전기차인 EV일렉트릭카를 공개했다. 1960년대 인기를 끈 소형차인 N600을 재해석했다. 혼다는 새 전기차를 시작으로 순수 전기차와 PHEV 등 전동화 전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들의 변화도 눈에 띈다. 포르쉐는 첫 순수 전기차인 타이칸을 전시했다. 타이칸에는 터보S와 타이칸 터보 등 두 가지 모델이 있다. 터보S는 최고 출력이 761마력에 달한다. 제로백은 2.8초, 최대 주행거리는 412㎞에 이른다.

독일차도 수소차 대전 참전

이번 모터쇼에서 BMW는 수소전기 콘셉트카인 ‘BMW i 하이드로젠 넥스트’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2022년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X5를 기반으로 한 첫 양산형 수소전기차를 시장에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독일 완성차업체 중 수소전기차 양산 계획을 공개한 것은 BMW가 처음이다. 벤츠는 아직 수소전기차의 양산 계획을 공개하진 않았다.

수소전기차 양산에 성공한 완성차업체는 현대차와 혼다, 도요타자동차 등 세 곳뿐이다. 독일 완성차업체들도 수소전기차를 개발했지만 아직 양산에는 나서지 않았다. 유럽연합(EU)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확대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소전기차는 외면받았다는 분석이다.

600㎞ 안팎에 이르는 긴 주행거리와 짧은 충전 시간(4~6분) 등 수소전기차가 순수 전기차보다 효율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독일 완성차업체들의 전략도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출시된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400㎞ 안팎, 충전 시간은 30분 정도다.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은 “수소연료전지 기술은 장거리 주행을 위한 최적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10년을 내다보고 수소전기차 양산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