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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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호 태풍 '타파(TAPAH)'의 북상으로 하늘길이 막히고 뱃길마저 끊겼다.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리고 총력 대응에 들어갔다. 하지만 부산에서 노후 주택이 무너져 1명이 매몰돼 숨지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2일 김해공항에 따르면 국제선 30편, 국내선 42편 등 총 72편의 항공기가 결항됐다. 이날 오전 7시50분부터 윈드시어 경보가 발령, 항공기 이착륙이 어렵게 된 것이다.

부산항은 전날 오후 5시부터 선박 입·출항이 전면 중단됐다. 항만에 정박해 있던 선박 수백여 척은 안전한 곳으로 피항했다. 이로 인해 부산과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과 부산과 일본 서안 지역을 잇는 국제여객선(5개 항로, 12척)도 멈춰 섰다.

울산공항에서도 항공기의 이착륙이 금지됐다. 울산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 서울 김포발 울산행 대한항공 KE1603편은 결항됐다. 이어 낮 12시10분 울산에서 김포로 갈 대한항공 KE1604편도 이륙하지 못한다. 마지막 항공기인 오후 4시 울산에서 제주로 향하는 에어부산 BX8307호 역시 결항됐다.

울산공항엔 이날 오전 6시2분부터 태풍 특보가 내려졌다. 공항에 발표되는 태풍 특보는 태풍으로 인해 강풍이나 호우 등의 경보가 예상될 때 내려진다.

광주·전남 전역엔 태풍경보가 내려졌다. 이 지역엔 밤사이 최고 138㎜의 많은 비가 내렸고, 이날 오전 들어서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를 기해 광주와 전남 전 시군에 태풍경보가 발령됐고, 서해남부와 남해서부 전 해상에도 태풍경보가 발효 중이다.

태풍특보로 목포·여수·완도 여객선 터미널에서 운항하는 52개 항로 80척 운항이 전면 통제되는 등 바닷길과 하늘길도 막혔다. 광주공항과 여수공항에서 이날 오전 운항 예정이었던 항공편들은 대부분 결항했다. 항공편의 경우 출발 246편, 도착 243편 등 총 489편 전체 결항이 예상되고 있다.

타파는 중심기압 970hPa(헥토파스칼)의 중형급 태풍으로, 오전 9시20분 현재 제주 서귀포 남쪽 약 250㎞ 해상에서 시속 28㎞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다. 타파는 오후 10시 부산 동남쪽 50㎞ 부근까지 접근한 뒤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기상층은 보고 있다.
[종합] 태풍 '타파' 경로에 불안…결항·정전·물폭탄 '초조'
타파가 다가올수록 각지에서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21일 오후 10시25분께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한 2층 단독주택을 떠받치는 기둥이 붕괴해 주택 일부가 무너졌다. 이 사고로 주택 1층에 거주하는 A(72) 씨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주택 잔해에 깔려 9시간여 만인 22일 오전 7시45분께 숨진 채 발견됐다.

최대순간풍속 시속 125∼160㎞(초속 35∼45m)의 바람 탓에 사고가 나고 있다.

21일 오후 9시51분께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한 목욕탕에서 가로 2m, 세로 1.5m 대형 유리창이 강풍에 깨져 인도로 떨어졌고, 22일 오전 6시께 부산 남구 대연동 한 공사장에 임시로 세운 가설물(비계)이 강풍에 쓰러지면서 전선을 건드렸다. 이 사고로 주변 200여 가구에 전기가 끊겨 한국전력공사가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같은 날 오전 7시10분에는 부산 남구 용호사거리 부근 도로에 길이 1.5m가량 연통이 떨어진 것을 순찰하던 경찰관이 회수했다. 사하구 감천동 한 주택에서는 길이 15m 옹벽이 강풍에 넘어졌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오전 9시 기준으로 가로수 넘어짐, 간판 탈락 등 부산소방재난본부에 접수된 신고만 66건에 달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