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50년 넘게 지속된 '한·일 경제인회의'가 한·일 관계 돌파구 마련할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51회 한·일 경제인회의가 양국 간 관계개선을 모색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행사에 깊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 행사는 매년 5월에 한국과 일본에서 번갈아 열립니다.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급변하는 세계 경제 속의 한일협력’을 주제로 열리는 올 해 행사에는 한국 측에서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삼양홀딩스 회장)과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이밖에 200여명의 주요 기업 경영자와 임원급 인사들이 참석할 것으로 보입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기조강연을 맡을 계획입니다.
일본 측 참석 인사로는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인협회 회장(미쓰비시 상사 특별고문)과 고가 노부유키 부회장(노무라 증권 회장)을 비롯해 아나홀딩스, 이토추상사 등 100여명의 일본 경영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서울 대회에 한·일 정치권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도 관심사안 입니다. 지난해 도쿄 오쿠라호텔에서 열린 50회 행사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직접 참석해 축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아베 총리는 “한국과 일본 양국 관계가 어려울 때도 한·일 간 경제인 교류는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지속됐다”며 “한국과 일본은 서로에게 세 번째로 큰 무역대상국이자 자원개발, 인프라 정비, 저출산 고령화 대책, 환경 문제 등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돈독한 파트너”라고 강조했었는데요. 이후 아베 총리의 실제 행보는 축사 내용이 무색하게 한국에 대한 공격 일변도로 진행돼 많은 아쉬움과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때가 때인 만큼, 한·일 정치권이 행사에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니라 향후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진중한 내용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한·일 경제인회의는 1969년 서울에서 1회 회의를 연 뒤 단 한 번도 거르지 않은 유서 깊은 행사라고 합니다. 이 행사를 계기로 한·일 양국이 이제 그만 소모적인 대립을 멈추고, 건설적인 협력으로 나가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