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희망에는 신의 물방울이 들어 있다
꽃들이 반짝반짝했는데
그 자리에 가을이 앉아 있다

꽃이 피어 있을 땐 보지 못했던
검붉은 씨가 눈망울처럼 맺혀 있다

희망이라고……
희망은 직진하진 않지만
희망에는 신의 물방울이 들어 있다

시집 <희망이 외롭다> (문학동네) 中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공기가 느껴집니다. 수영장으로 향하는 대신 따뜻한 카페로 향해 봅니다. 반팔 옷 위에 얇은 카디건을 걸쳐 봅니다. 계절이 바뀐 것만으로도 일상이 조금 달라진 감각이 듭니다. 가을 옷을 구경하고, 이 계절에 읽기에 좋은 책을 골라보며 기분 전환을 해봅니다. 지난여름까지는 절망하던 일에도 조금은 희망을 걸어 봅니다. 계절이 바뀌었으니까요. 또 우리도 조금 변화하고 성장했을 테니까요.

주민현 < 시인(2017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