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길 끊기고, 제주공항 오후 6시까지 전편 결항
한라산 입산통제·올레 탐방도 자제요청


제17호 태풍 '타파'가 지나면서 제주에 700㎜ 가까운 물 폭탄이 쏟아져 하늘길과 바닷길이 모두 끊기고 침수 등 피해가 잇따랐다.
태풍 '타파' 제주에 700㎜ 물폭탄…정전·침수 잇따라
22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타파'는 이날 오후 3시께 서귀포 남동쪽 약 110㎞ 해상을 지나 한반도로 북상하고 있다.

태풍이 오후 3시를 전후로 제주에 가장 근접하면서 한때 비바람이 거세졌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4시 현재 지점별 강수량은 한라산 어리목 698.5㎜, 윗세오름 632.5㎜, 한라생태숲 601㎜, 산천단 564㎜, 오등 533㎜, 성산 299.6㎜, 송당 441.5㎜, 제주 278.5㎜, 태풍센터 303㎜, 한림 121.5㎜ 등이다.

바람도 곳에 따라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40m 이상에 달했다.

지점별 최대순간풍속(초속)은 오후 4시 기준 지귀도 40.6m, 기상과학원 33.8m, 태풍센터 31.6m, 윗세오름 31m, 성산 30.4m 등이다.

특히 성산은 9월 중 역대 3위의 일 최대순간풍속을 기록했다.

강한 비바람으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기도 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시설 피해와 침수 등 96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제주시 화북동 삼화LH아파트 입구 사거리에 있는 신호등이 꺾여 도로를 침범했고, 건입동과 조천읍 등에서 전신주가 크게 기울어 소방당국이 각각 안전조치했다.

또 서귀포시 서호동의 한 주택에서는 강한 바람으로 태양광 패널이 무너지고, 하원동과 동홍동 등 곳곳에서 나무가 쓰러져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태풍 '타파' 제주에 700㎜ 물폭탄…정전·침수 잇따라
제주시 화북동 화북포구와 추자면 신양항에 정박 중인 레저 보트 각 1척이 전복됐으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농경지와 도로, 주택 등이 침수되고, 건물 외벽 타일과 벽돌 등이 파손되거나 유리창이 깨진 곳도 있었으며, 간판이 강풍에 떨어지거나 교통표지판과 가로등이 쓰러지는 등 시설물 피해가 잇따라 현장 안전조치가 진행됐다.

정전 피해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11시 제주시 한경면을 시작으로 오후 5시 현재까지 제주도내 3천335가구가 정전됐다.

이 가운데 현재 전력 복구가 되지 않은 곳은 서귀포시 호근동과 안덕면, 색달동 등 2천493가구에 달한다.

제주시 한경면과 서귀포시 대정읍, 표선면 등 947가구는 정전 복구가 완료됐다.

제주대 사거리 한북로 방향 일부 차선과 방선문 계곡 출입문, 제주 부민장례식장 남측 오등동 방향 진입로 등은 불어난 물로 현재 출입이 통제된 상태다.

또 제주시 건입동 등에서 4건의 단수가 발생해 현재 응급 복구가 완료된 상태다.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하늘길과 바닷길은 모두 끊겼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제주공항에서 이날 오후 6시까지 운항 계획이 잡혔던 항공편 전편이 결항 조처됐다.

오전 6시 30분 제주에서 김포로 출발 예정이었던 아시아나항공 OZ8900편을 시작으로 오후 4시 현재 항공편 391편(출발 196편, 도착 195편)이 줄줄이 운항을 취소했다.

이날 운항 예정인 항공편은 478편(출발 239, 도착 239)으로, 추후 결항편이 이어질 수 있다.
태풍 '타파' 제주에 700㎜ 물폭탄…정전·침수 잇따라
전날도 태풍의 영향으로 오후 늦게부터 항공편 운항이 줄줄이 취소돼 총 33편(출발 10편, 도착 23편)이 결항했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제주가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오후 6시 이후부터는 일부 항공편 운항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다만 태풍 영향권에 놓이는 공항 간 노선 항공편은 날씨 상황에 따라 결항이 이어질 수 있어 이용객들은 사전에 항공사에 운항 여부를 확인하고 공항을 찾아달라"고 말했다.

우수영·목포·녹동·완도·부산·가파도(마라도) 등을 잇는 제주 기점 8개 항로 14척 여객선 운항도 모두 통제됐다.

도내 항구에는 해상의 높은 파도를 피해 대피한 수천척의 선박들이 정박했다.

태풍 북상에 따라 한라산 등산도 전면 통제됐다.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긴급공지를 내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만큼 제주올레 탐방을 자제해 달라며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제주도는 태풍 내습 예보에 따라 비상 2단계 근무에 돌입했다.

도는 재난상황 안내·전파, 자원봉사 지원, 항공기 결항 체류객 관리, 재해 취약지 및 인명피해 우려 지역 예찰, 저류지·상하수도시설 등을 점검하며 사전 예찰과 점검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제17호 태풍 '타파'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중심기압 970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35m의 강도 강의 중형 태풍으로 서귀포 남동쪽 약 110㎞ 해상에서 시속 35㎞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다.

23일 오후 3시께 독도 동북동쪽 약 660㎞ 부근 해상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의 영향에서 차츰 벗어나고 있지만, 오늘 밤늦게까지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와 함께 100㎜ 이상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며 "전날부터 내린 많은 비로 산사태나 저지대 침수, 하천 범람 등이 우려된다.

비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태풍 '타파' 제주에 700㎜ 물폭탄…정전·침수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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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