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색상을 구현하는 KCC의 기술력은 서울 도시 미관을 향상시키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해치택시(서울시 법인택시)에 사용된 꽃담황토색이 대표적이다. 꽃담황토색은 경복궁 자경전 꽃담에서 추출한 한국 고유의 색상이다. 해치는 예로부터 화재나 재앙을 물리치는 동물로 여겨진다. 서울을 상징하는 이 아이콘과 꽃담황토색이 해치택시에 적용됐다. KCC의 도료를 통해서다. 꽃담황토색은 외국인 관광택시에도 적용됐다.
서울시는 2008년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도시의 정체성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서울의 대표색 10가지를 선정했다. 꽃담황토색을 비롯해 한강은백색, 남산초록색, 고궁갈색, 서울하늘색, 돌담회색, 기와진회색, 은행노란색, 삼베연미색 등이다. 도입된 지 11년이 지난 서울색은 시내 곳곳에 녹아 있다.
서울 시내 환경미화원들의 근무복과 환경위생차량에는 남산초록색 계열 중 밝은 계열의 형광연두색이 사용됐다. 밤에도 눈에 잘 띄도록 하기 위해서다. 안내표지판에는 고궁갈색이 적용됐고, 시내 가판대는 기와진회색으로 새롭게 단장을 마쳤다.
일반 소비자들도 가까운 KCC 대리점에서 서울색 페인트를 손쉽게 만나볼 수 있다. KCC는 건축·문화·산업 등 사회 전반의 다양한 분야에서 트렌드를 이끄는 주요 색상을 엄선해 컬러 가이드북 ‘KCC 컬러뱅크’를 만든다. 여기에도 서울색을 수록했다. 대리점에 있는 컬러뱅크를 참조해 표시된 페인트 조색 번호만 불러주면 일반 소비자들도 똑같은 페인트를 구입할 수 있다. KCC 관계자는 “선명한 색상을 구현하는 KCC의 기술력으로 서울시의 고유한 매력과 브랜드 가치를 높여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체계화된 색채 시스템을 통해 삶을 아름답게 바꿔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