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대입제도, 학생 80% 바보 만들어…학종, 교육과정 밖에서 사고 잦아"
내달 OECD 교육콘퍼런스에서 장기 대입제도 방향 발표
국가교육회의 의장 "수능 공정하지 않아"…'대입 자격고사' 제안
대통령 직속 교육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의 김진경 의장은 23일 "현행 대학입시 제도가 학생의 80%를 바보로 만들고 있다"면서 "모든 학생이 기본적인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대입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10월 열리는 한국-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교육콘퍼런스에서 국가교육회의 차원의 장기 대입제도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날 세종시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학종(학생부종합전형)도 문제가 있지만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은 결코 공정하지 않다"면서 현행 대입 제도를 비판했다.

그는 "학종이 계속 문제 되는 이유는 고등학교 교육이 다양하지 않고 획일적이다 보니 교육과정 바깥에서 (비교과 스펙을) 가져오게 만들다가 사고가 나기 때문"이라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바깥에서 뭘 가져올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능은 오지선다형이라 미래 역량을 측정할 수 없고, 재수·삼수하거나 돈을 들이면 점수를 따므로 공정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김 의장은 "지금의 대입과 제도 논란은 학생의 80%를 바보로, 없는 존재로 만들고 있는데 이런 게 제일 불공정한 것"이라면서 "현대 사회에서는 기본적인 역량이 없으면 완전히 배제되는데 (교육이) 그 부분을 챙기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입제도 개편 방안으로 일종의 '대입 자격고사'를 제안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지금은 공통교육과정이 고등학교 1학년에서 끝나지만 학제를 개편해 중학교 과정에서 끝나도록 하고 (기본 역량) 평가를 한 번 하는 방안이 있다"고 의견을 냈다.

김 의장이 제시한 방안은 중학교를 마칠 때 기본역량 평가를 한 번 치른 다음 평가에 통과하지 못한 학생은 고등학교에 올라가 다시 준비한 뒤 고교 졸업때까지 재응시하도록 해 반드시 통과하도록 하는 것이다.

평가를 끝내 통과하지 못한 학생은 대학 진학 대신 고등직업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으로, 일종의 대입 자격고사 역할을 하게 된다.

김 의장은 "그런 식으로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대입이 유·초·중등 교육을 이끌어야 하는데, 지금은 '스카이'(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를 이르는 표현) 선발 시험처럼 돼버렸다"며 "교육 정책은 장기적으로 외곽을 강화해 중심이 바뀌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다음달 23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하는 한국-OECD 국제교육콘퍼런스에서 '2030 미래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방향과 주요 의제'를 발표하며 장기적인 대입제도 방향성을 제시할 계획이다.

그는 "학제 개편, 중장기 대입 제도 개편, 교원 양성 및 교육과정 개편 등 굵직한 정책의 어젠다를 제시하고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