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램시마SC로 '반전 드라마'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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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약만 만들다가 오리지널 신약 개발 성공
바이오시밀러 회사가
신약개발 성공은 처음
생산방식·투여법 등 3중특허로
후속 제품 진입 20년간 차단
바이오시밀러 회사가
신약개발 성공은 처음
생산방식·투여법 등 3중특허로
후속 제품 진입 20년간 차단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개발한 셀트리온이 또 한 번 새 역사를 썼다. 지난 20일 ‘램시마SC’가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의 판매 승인 권고를 받으면서다. 램시마SC는 인플릭시맙 성분의 약물 중 유일한 피하 주사 제형이다. 염증성 장 질환, 류머티즘 관절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세상에 없던 의약품이기 때문에 미국 일본에서는 신약으로 인정하고 있다.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복제하던 셀트리온이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전 드라마’를 썼다는 평가가 나온다.
램시마SC는 바이오시밀러 회사가 오리지널 제품을 개발한 첫 사례다. 오리지널 제품인 레미케이드를 개발한 존슨앤드존슨도 정맥 주사로 투여하는 인플릭시맙을 피하 주사 형태로 바꾸는 데 실패했다. 글로벌 제약사도 해내지 못한 SC 제형을 셀트리온이 개발하자 업계가 놀란 이유다. 개량 신약인 바이오베터의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확립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램시마SC는 EMA 승인 과정에서 바이오시밀러와 다른 ‘확장 신청’ 절차를 밟았다. 그 결과 임상과 허가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었다. 램시마SC는 지난해 11월 EMA에 시판 허가를 신청한 지 10개월 만에 CHMP로부터 판매 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 올해 말부터 유럽에 출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제형 변경과 성능 개선을 통해 바이오시밀러를 바이오베터 형식으로 한 단계 진화시켜 상품성을 입증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를 통해 처음으로 특허 주도권을 쥐게 됐다. 그동안 오리지널의 특허 만료 시기에 맞춰 제품을 개발했지만 램시마SC부터는 경쟁 제품의 출시 시기까지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됐다. 오리지널 개발사를 상대로 반격에 나설 수 있게 된 셈이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의 제형 개발과 생산, 투여법 등 이중 특허를 출원해 20년간 진입 장벽을 세웠다. 개발 단계부터 선제적으로 130여 개국에 특허를 냈다. 경쟁사가 램시마SC의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려면 2038년에야 가능하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자체 개발한 생산 공정과 개발에 대해 특허를 촘촘히 걸어 놓았다”며 “경쟁사들은 당분간 인플릭시맙 SC제형을 개발할 수 없어 시장을 독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제약업계는 램시마SC의 출시 시기와 가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매출 1위 바이오의약품인 휴미라보다 램시마SC 가격을 높게 책정할 예정이다. 휴미라, 엔브렐 등 오리지널 제품은 바이오시밀러 등장으로 가격이 떨어진 상태인 데다 휴미라, 엔브렐의 SC 제품과 비교해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셀트리온은 레미케이드, 휴미라, 엔브렐 등 3개 제품이 장악한 전 세계 45조원 규모의 TNF-알파 억제제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램시마SC가 정맥 주사보다 효과가 빠르고 2주에 1회 자가 주사하는 방식이어서 투여가 편리하다는 점에서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가 10조원가량의 신규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플릭시맙의 치료 효과에 만족하면서도 제형의 편의성 때문에 휴미라와 엔브렐을 사용해온 환자, 내성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 등을 공략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유럽 국가 중 독일부터 출시한다. 램시마SC부터는 셀트리온이 직접 판매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SC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셀트리온의 핵심 전략 제품”이라며 “개발·생산·판매를 아우르는 종합제약사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램시마SC는 바이오시밀러 회사가 오리지널 제품을 개발한 첫 사례다. 오리지널 제품인 레미케이드를 개발한 존슨앤드존슨도 정맥 주사로 투여하는 인플릭시맙을 피하 주사 형태로 바꾸는 데 실패했다. 글로벌 제약사도 해내지 못한 SC 제형을 셀트리온이 개발하자 업계가 놀란 이유다. 개량 신약인 바이오베터의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확립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램시마SC는 EMA 승인 과정에서 바이오시밀러와 다른 ‘확장 신청’ 절차를 밟았다. 그 결과 임상과 허가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었다. 램시마SC는 지난해 11월 EMA에 시판 허가를 신청한 지 10개월 만에 CHMP로부터 판매 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 올해 말부터 유럽에 출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제형 변경과 성능 개선을 통해 바이오시밀러를 바이오베터 형식으로 한 단계 진화시켜 상품성을 입증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를 통해 처음으로 특허 주도권을 쥐게 됐다. 그동안 오리지널의 특허 만료 시기에 맞춰 제품을 개발했지만 램시마SC부터는 경쟁 제품의 출시 시기까지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됐다. 오리지널 개발사를 상대로 반격에 나설 수 있게 된 셈이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의 제형 개발과 생산, 투여법 등 이중 특허를 출원해 20년간 진입 장벽을 세웠다. 개발 단계부터 선제적으로 130여 개국에 특허를 냈다. 경쟁사가 램시마SC의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려면 2038년에야 가능하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자체 개발한 생산 공정과 개발에 대해 특허를 촘촘히 걸어 놓았다”며 “경쟁사들은 당분간 인플릭시맙 SC제형을 개발할 수 없어 시장을 독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제약업계는 램시마SC의 출시 시기와 가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매출 1위 바이오의약품인 휴미라보다 램시마SC 가격을 높게 책정할 예정이다. 휴미라, 엔브렐 등 오리지널 제품은 바이오시밀러 등장으로 가격이 떨어진 상태인 데다 휴미라, 엔브렐의 SC 제품과 비교해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셀트리온은 레미케이드, 휴미라, 엔브렐 등 3개 제품이 장악한 전 세계 45조원 규모의 TNF-알파 억제제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램시마SC가 정맥 주사보다 효과가 빠르고 2주에 1회 자가 주사하는 방식이어서 투여가 편리하다는 점에서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가 10조원가량의 신규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플릭시맙의 치료 효과에 만족하면서도 제형의 편의성 때문에 휴미라와 엔브렐을 사용해온 환자, 내성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 등을 공략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유럽 국가 중 독일부터 출시한다. 램시마SC부터는 셀트리온이 직접 판매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SC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셀트리온의 핵심 전략 제품”이라며 “개발·생산·판매를 아우르는 종합제약사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