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연립정부 구성 판세가 또 뒤집혔다. 연정을 구성할 총리 후보자로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를 지지한다고 선언한 이스라엘 아랍계 정당 연합 ‘조인트리스트’에서 일부 이탈자가 생겨서다. 간츠 대표의 라이벌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날 조인트리스트 중 발라드당 소속 의원 세 명이 간츠 대표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같은날 조인트 리스트를 이끄는 아이만 오데 대표는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에 발라드당이 간츠 대표 지지를 철회한다고 알리는 공식 서한을 보냈다.

발라드당 관계자는 이스라엘 현지 언론에 “발라드당은 간츠 대표와 네타냐후 총리 둘 다 총리 후보로 추천할 의향이 전혀 없다”며 “이는 원칙의 문제”라고 말했다. 간츠 대표가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출신인만큼 팔레스타인이나 아랍권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와 비슷한 시각을 가진 것으로 본다는 설명이다.

전날 조인트리스트는 간츠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아랍계 정당 연합이 이스라엘 총리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은 27년만이다. 그간 이스라엘 내 아랍계 정당들은 이스라엘 정부의 반(反) 아랍 정책에 관여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연정 등에 참여하지 않았다. 오데 조인트리스트 대표는 “간츠를 지지하기 때문이 아니라 네타냐후 총리의 연임을 막고자 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발라드당이 간츠 대표 지지층에서 발을 빼면서 리블린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를 새 연정 구성 총리로 지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알자지라는 발라드당이 빠지면 간츠 대표를 지지하는 의원은 54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네타냐후 총리를 지지하는 의원(55명)보다 한 명 적다.

이스라엘은 정당 득표율과 별개로 연정 구성에 성공한 이가 총리가 된다. 대통령이 각 당 대표와 협의 후 연정 구성을 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를 총리로 지명하고, 이 총리 후보자가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다음 후보로 넘어가는 식이다. 알자지라는 “리블린 대통령은 간츠 대표나 네타냐후 총리 둘 중 추천을 더 많이 받은 이를 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