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사진=한경DB)
LG유플러스(사진=한경DB)
LG유플러스가 5세대(5G) 프리미엄 이동통신과 롱텀에볼루션(LTE) 사업에 '투트랙 전략'을 취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5G에 집중하고, LTE 사업은 자사 이동통신망을 임대하는 알뜰폰(MVNO) 사업자를 중심으로 전개해나갈 방침이다.

LG유플러스가 이같은 전략을 세운 배경에는 알뜰폰 1위 사업자 CJ헬로 인수에 대한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중소 알뜰폰 업체를 위한 종합 지원방안을 발표한 것도 CJ헬로는 물론 CJ헬로의 알뜰폰 서비스 '헬로모바일' 인수를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LG유플러스는 24일 서울 광화문 S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G유플러스는 내년부터 5G 프리미엄에 집중하고 LTE 서비스는 MVNO와 협력할 것"이라며 "LG유플러스는 MVNO에 망 구매 대가 할인 폭이나 프로그램 예산 및 비용을 충분히 지원할 용의가 있다. 5G는 통신사가, LTE는 MVNO가 하는 게 상생 지속성장의 길이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중소 알뜰폰 활성화 종합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공동 브랜드·파트너십 프로그램인 'U+MVNO 파트너스'를 만들어 브랜드 인지도와 경쟁력을 강화해 상생하자는 게 골자다.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망을 임대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MVNO 12개사에 △알뜰폰 5G 요금제 출시 지원 △LG유플러스 유통망을 활용한 알뜰폰 판매 △알뜰폰 멤버십 제휴처 확대 △전용 홈페이지 제작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KB국민은행과 협력해 알뜰폰 업계 첫 5G 요금제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번 상생안은 중소 MVNO 사업자를 위한 것으로 KB국민은행이나 인수를 추진 중인 CJ헬로 등 대형 사업자는 향후에도 프로그램 참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박준동 LG유플러스 신채널영업그룹장 상무는 "대형사 진입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으로 우려하는 중소 사업자를 위한 상생 프로그램이다. 12개 알뜰폰 사업자는 LG유플러스 성장에도 큰 힘이 된다"며 "상생안은 CJ헬로 인수와 상관 없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조용민 LG유플러스 MVNO 영업팀장, 박준동 LG유플러스 신채널영업그룹장 상무, 김시영 LG유플러스 MVNO/해외서비스 담당
(왼쪽부터)조용민 LG유플러스 MVNO 영업팀장, 박준동 LG유플러스 신채널영업그룹장 상무, 김시영 LG유플러스 MVNO/해외서비스 담당
중소형 MVNO가 지불하는 망 도매대가 인하와 관련해 박 상무는 "망 도매대가는 매년 인하하고 있다. 회사가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한 망 도매대가도 작년보다 인하된 수준"이라며 "숫자를 밝히긴 어렵지만 경쟁사인 SK텔레콤보다 낮다.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중소 MVNO 상생안은 사업자가 개별적으로 (금액을) 투입하던 부분을 우리가 진행하는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도매대가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중소 사업자 뿐만 아니라 대형 사업자들도 같은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CJ헬로에 이동통신망을 제공하는 시기는 정부가 인수 결과를 발표하는 즉시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박 상무는 "정부 발표 시점이 언제냐에 따라 연내가 될지, 내년 초가 될지 결정된다"면서 "CJ헬로 입장에서는 인수가 어떻게 되든 3개 사업자 망을 제공받아 사업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승인 절차만 남겨둔 상태. 공정위가 LG유플러스에 지난 10일 발송한 CJ헬로 인수에 관한 기업 심사보고서에는 승인 조건으로 알뜰폰 사업을 하는 헬로모바일의 분리매각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측은 아직 심사 진행 중인 상황으로 심사를 받는 기업 입장에서 해당 내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선을 그었다.

단 박 상무는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전략에 대한 질문에 "MVNO와 관련해 LG유플러스가 정해놓은 전략은 없다. CJ헬로를 인수하더라도 헬로모바일 전략은 CJ헬로가 담당하고 우리는 적절한 망 도매대가와 통신사업 인프라만 제공만 할 뿐"이라며 "구체적 상품을 만드는 것은 MVNO 사업자의 몫이다. CJ헬로는 나름의 고민을 할 것이고, 우리는 그들이 사업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