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의 기본은 식단 조절이다. 운동을 열심히 했다 해도 ‘치맥(치킨+맥주)’의 유혹에 넘어가면 하루 고생이 수포로 돌아간다. 매일 무엇을 먹었는지 꼼꼼히 기록하라는 조언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 작업이 만만찮다는 데 있다. 기록을 남기는 일이 번거롭고 내가 무엇을 먹었는지 가물가물한 경우도 많다.

두잉랩의 ‘다이어트 카메라 AI’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기만 하면 먹은 음식들의 종류, 칼로리, 영양 정보 등을 알려주는 앱(응용프로그램)이다. ‘손안의 영양관리사’인 셈이다.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음식 2500여 가지와 5000여 종의 공산품을 구분한다. 먹는 양은 자동으로 측정하지 못해 따로 기록해야 한다.

이 카메라에 적용된 인공지능(AI) 기술인 ‘푸드렌즈’ 정확도는 90% 이상이다. 콜라와 아메리카노도 척척 가려낸다. 같은 검은색 물이라도 기포가 보글보글 올라오면 콜라라고 인식한다. AI를 훈련시키기 위해 100만 장 이상의 음식 사진 데이터를 수집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푸드렌즈는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다. 지금도 딥러닝을 통한 학습 작업이 진행 중이다. 네이버 D2 스타트업 팩토리(D2SF) 등이 두잉랩에 자금을 집어넣었다. AI 딥러닝 기술력이 상당하다고 판단해서다.

진송백 두잉랩 대표(사진)는 “주변에 어떤 음식이 있는지를 보고 카메라 속 소스의 정체를 파악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며 “같은 빨간 소스라도 비빔밥 옆에 있으면 고추장, 감자튀김 옆에 있으면 케첩으로 간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인 진 대표는 홈트레이닝 앱을 서비스하다가 푸드렌즈의 비즈니스 모델을 떠올렸다. 앱을 이용한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은 피드백이 식단 관리도 같이 해달라는 요청이었다는 게 진 대표의 설명이다.

두잉랩의 다음 목표는 종합 식이관리 솔루션 개발이다. 특정 이용자의 간식 섭취가 과하다 싶으면 ‘당류를 줄이세요’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식이다.

진 대표는 “영양 전문업체, 빅데이터 분석 전문업체와 함께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며 “헬스케어·의료 분야에서 우리 솔루션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이어 “식이 관리가 꼭 필요한 비만이나 당뇨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슈”라며 “서비스를 고도화해 해외 시장에도 진출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