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땐 열정적으로 몰아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는 조금 절제하면서 섬세하고 지적으로 접근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다시 돌아온 듯합니다. 열정적이었던 그때로요.”
임동민이 24일 서울 한남동 스트라디움에서 쇼팽의 스케르초를 연주하고 있다.
임동민이 24일 서울 한남동 스트라디움에서 쇼팽의 스케르초를 연주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임동민(39)이 2011년 이후 8년 만에 자신의 세 번째 앨범 ‘쇼팽&슈만’(소니뮤직)을 내놨다. 다음달엔 앨범 발매를 기념해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 독주회를 연다. 임동민은 24일 서울 한남동 스트라디움에서 간담회를 열고 “1년 전부터 준비한 프로젝트로 많은 준비와 연구를 했다”며 “연주자가 할 일은 작곡가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96년 국제 영 쇼팽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이름을 알렸고 부조니 콩쿠르 3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5위, 프라하 봄 국제 콩쿠르 2위 등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잇달아 입상했다. 2005년엔 동생 임동혁과 함께 쇼팽 콩쿠르에서 2위 없는 공동 3위에 올라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쇼팽은 그에게 특별하다. 8년 전 발매된 2집도 바르카롤과 녹턴, 소나타 등 쇼팽의 곡들로 채웠다. 이번 앨범에는 쇼팽의 스케르초 전곡(1~4번)을 담았다. 임동민은 “쇼팽의 스케르초는 서정적이고 사색적이어서 끌리는 요소가 많다”며 “연주자로 하여금 표현하고 싶은 갈망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슈만의 ‘어린이의 정경’도 함께 담았다. 그는 “쇼팽 스케르초의 화려함과 대비되는 순수함을 가득 머금고 있는 작품”이라며 “한 앨범에서 그런 대조적인 면을 함께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원래 앨범 녹음은 지난달 마지막주에 예정돼 있었지만 유럽에 머물면서 공부 중이던 임동민이 지난 7월에 문득 “지금 녹음해야겠다”고 해 일정을 앞당겼다. 서울 혜화동 JCC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사흘간 녹음 작업을 했다. 그는 “충분히 준비됐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 바로 녹음하면 잘될 것 같았다”며 “실제 결과물에 대해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했다. 동생 임동혁은 형의 새 앨범 연주를 듣고 “화려하면서도 독특한 해석이 너무나도 유명한 곡들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며 “특히 스케르초에선 신선한 충격에 매료될 것”이라는 감상평을 전했다.

임동민의 독주회는 다음달 2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이어 11월 15일 광주광역시 유스퀘어문화관 금호아트홀, 11월 17일 경기 고양 아람누리 음악당, 11월 21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 12월 12일 인천 엘림아트센터 엘림홀, 12월 14일 통영 국제음악당으로 이어진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