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외교에 꽉 막힌 한·일 관계, 경제인들의 포용력으로 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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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쟁 속 열린 한일경제인회의
양국 기업인들 '우호·협력' 다짐
김윤 한일경제협회장
"양국기업이 소통·협력 창구될 것"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장
"기업 주도 인재·문화 교류 늘리자"
양국 기업인들 '우호·협력' 다짐
김윤 한일경제협회장
"양국기업이 소통·협력 창구될 것"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장
"기업 주도 인재·문화 교류 늘리자"
“법, 정치, 외교로 풀기 어려운 문제도 한·일 경제인들의 실용성과 포용력, 합리성으로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24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개막한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 한국 측 기조연설자로 나선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CJ 회장·한일경제협회 고문)은 이렇게 강조했다. 손 회장을 비롯한 양국 기업인은 한목소리로 ‘우호와 협력’을 강조했다. 양국 관계가 어려울수록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이 나서자” 공감대 형성
한일경제인회의는 한·일 국교 정상화 4년 뒤인 1969년 시작된 민관합동회의다. 올해까지 51년 동안 1991년 걸프전, 2011년 동일본대지진, 2017년 5월 한국의 조기 대통령 선거 등 굵직한 외부 변수가 발생했을 때 몇 달씩 연기된 적은 있지만 무산된 일은 없었다.
올해 분위기는 달랐다. 예년처럼 5월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무기한 연기되면서 한때 ‘취소설’이 나돌기도 했다. 한·일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일본 측에서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국 기업인은 다시 회의를 열기로 뜻을 모았다. 한·일 경제전쟁이 지속되는 와중에서도 양국 경제계가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회의에 한국 측 기업인으로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이휘령 세아제강 부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선 아소 유타카 아소시멘트 회장, 오카 모토유키 스미토모상사 특별고문, 우에다 가쓰히로 오오가키정공 회장, 도쿠라 마사카즈 스미토모화학 회장 등이 나왔다.
김윤 한일경제협회장(삼양홀딩스 회장)은 이날 “양국 기업인들은 공존과 공영이라는 사명감을 공유하며 소통·교류·협력의 창구로 활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 간 실질적 협력이 다른 분야로 확산되는 협력의 선순환이 나타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장(미쓰비시상사 특별고문)은 “한·일 기업들이 더욱 협업을 촉진해 양국 공통의 이익을 확대할 것”이라며 “기업들이 인재와 문화 교류에도 앞장서 양국 관계 회복에 기여하자”고 화답했다. 그는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한 기업의 역할로 △제3국에서의 협업 △인재·문화 교류 △차세대 네트워크·지역교류 활성화 △내년 도쿄올림픽 성공 협력 등을 제시했다.
사사키 회장은 “두 나라 기업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 제3국에서 총 95건, 280억달러에 달하는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며 “양국이 제3국에서 협업하면 경제적 이익을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제3국의 발전에 기여하면서 국제적 위상도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3국 비즈니스에는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양국 정부의 정치·외교적 긴장감도 완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보 협력해야 번영과 안정 가능”
손 회장은 “두 나라 경제인이 함께 모여 신뢰와 협력관계를 확인하고 연구개발과 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으로 협력하면 양국 관계 회복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은 글로벌 밸류체인이 원활하게 작동되도록 해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 데 기여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무역분쟁은 국제분업 선순환 구조를 왜곡시키고 양국 기업 모두에 불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외교·안보 현안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일 양국은 경제적 호혜관계 뿐만 아니라 안보 협력의 끈을 튼튼히 유지할 때 서로의 번영과 안정이 담보될 수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북아 지역의 새로운 평화 질서 구축을 위해서는 한·미·일 협력에 관한 상호 신뢰가 중요하며, 한·일 양국은 감정의 응어리를 뛰어넘어 역내 질서에 대한 현실적 협력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본 측 기조연설자로 나선 고가 노부유키 노무라홀딩스 회장(일한경제협회 부회장)은 “글로벌 경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한국과 일본의 협업은 지속돼야 한다”고 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24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개막한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 한국 측 기조연설자로 나선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CJ 회장·한일경제협회 고문)은 이렇게 강조했다. 손 회장을 비롯한 양국 기업인은 한목소리로 ‘우호와 협력’을 강조했다. 양국 관계가 어려울수록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이 나서자” 공감대 형성
한일경제인회의는 한·일 국교 정상화 4년 뒤인 1969년 시작된 민관합동회의다. 올해까지 51년 동안 1991년 걸프전, 2011년 동일본대지진, 2017년 5월 한국의 조기 대통령 선거 등 굵직한 외부 변수가 발생했을 때 몇 달씩 연기된 적은 있지만 무산된 일은 없었다.
올해 분위기는 달랐다. 예년처럼 5월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무기한 연기되면서 한때 ‘취소설’이 나돌기도 했다. 한·일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일본 측에서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국 기업인은 다시 회의를 열기로 뜻을 모았다. 한·일 경제전쟁이 지속되는 와중에서도 양국 경제계가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회의에 한국 측 기업인으로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이휘령 세아제강 부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선 아소 유타카 아소시멘트 회장, 오카 모토유키 스미토모상사 특별고문, 우에다 가쓰히로 오오가키정공 회장, 도쿠라 마사카즈 스미토모화학 회장 등이 나왔다.
김윤 한일경제협회장(삼양홀딩스 회장)은 이날 “양국 기업인들은 공존과 공영이라는 사명감을 공유하며 소통·교류·협력의 창구로 활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 간 실질적 협력이 다른 분야로 확산되는 협력의 선순환이 나타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장(미쓰비시상사 특별고문)은 “한·일 기업들이 더욱 협업을 촉진해 양국 공통의 이익을 확대할 것”이라며 “기업들이 인재와 문화 교류에도 앞장서 양국 관계 회복에 기여하자”고 화답했다. 그는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한 기업의 역할로 △제3국에서의 협업 △인재·문화 교류 △차세대 네트워크·지역교류 활성화 △내년 도쿄올림픽 성공 협력 등을 제시했다.
사사키 회장은 “두 나라 기업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 제3국에서 총 95건, 280억달러에 달하는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며 “양국이 제3국에서 협업하면 경제적 이익을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제3국의 발전에 기여하면서 국제적 위상도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3국 비즈니스에는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양국 정부의 정치·외교적 긴장감도 완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보 협력해야 번영과 안정 가능”
손 회장은 “두 나라 경제인이 함께 모여 신뢰와 협력관계를 확인하고 연구개발과 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으로 협력하면 양국 관계 회복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은 글로벌 밸류체인이 원활하게 작동되도록 해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 데 기여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무역분쟁은 국제분업 선순환 구조를 왜곡시키고 양국 기업 모두에 불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외교·안보 현안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일 양국은 경제적 호혜관계 뿐만 아니라 안보 협력의 끈을 튼튼히 유지할 때 서로의 번영과 안정이 담보될 수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북아 지역의 새로운 평화 질서 구축을 위해서는 한·미·일 협력에 관한 상호 신뢰가 중요하며, 한·일 양국은 감정의 응어리를 뛰어넘어 역내 질서에 대한 현실적 협력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본 측 기조연설자로 나선 고가 노부유키 노무라홀딩스 회장(일한경제협회 부회장)은 “글로벌 경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한국과 일본의 협업은 지속돼야 한다”고 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