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1일 열리는 중화인민공화국(신중국) 건국 70주년(국경절) 열병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 주석은 신중국 출범 이후 열여섯 번째로 진행되는 올해 열병식을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 미·중 무역전쟁과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송환법) 반대 홍콩 시위로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하고 자신의 집권 2기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25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베이징 톈안먼 광장과 창안가 일대에서 열리는 건국 70주년 열병식엔 육·해·공군과 로켓군 등 장병 1만5000여 명이 참여한다. 각종 군용기 160여 대와 군사 장비 580대를 선보이며, 각 군 군악대로 구성된 1300여 명의 연합군악대도 참가한다.

중국은 이번 열병식에서 북미 전역이 사거리인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41’과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젠(J)-20’,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17’, 스파이 드론 등 미국을 겨냥한 첨단 신무기를 대거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지난 70년 동안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의 위상을 대내외에 과시한다는 복안이다. 이 중 둥펑-41은 사거리가 1만4000㎞에 달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무기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핵탄두를 열 개까지 탑재할 수 있고 공격 목표 오차 범위도 100m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모두 28만 명을 동원해 지난 7~8일과 14~15일, 21~22일 세 차례 톈안먼 광장 일대에서 열병식 예행연습을 했다.

건국절이 다가오면서 당국의 통제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베이징시 정부는 15일부터 열병식이 열리는 다음달 1일까지 베이징 도심을 비행제한구역으로 설정했다. 주민이 기르는 비둘기 등 새와 드론은 물론 연과 풍선도 날리지 못하게 금지했다. 베이징시 곳곳에는 폐쇄회로TV(CCTV)와 얼굴 인식 장비, 생체 정보를 이용한 빅데이터 장치 등이 더욱 촘촘하게 설치됐다.

시 주석은 건국 70주년을 앞두고 ‘애국주의’를 강조하며 내부 기강 잡기에 나섰다. 시 주석은 24일 주재한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애국주의는 중화민족 정신의 핵심”이라며 “반드시 애국주의 정신을 힘껏 드높이고 애국주의 교육을 국민교육과 정신문명 건설의 모든 과정에 구현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