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소용돌이'에 휘말린 미국…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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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하원, 탄핵조사 시작 '충격'
뉴욕증시·유가·美국채 '요동'
뉴욕증시·유가·美국채 '요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국 민주당의 탄핵 추진이 세계 경제에 또 다른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세계 최대인 미국 경제가 당분간 탄핵 정국의 불확실성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서다. 미국 월가는 이런 불확실성이 다음달 재개될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그리고 미·북 실무협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분간 국내 정치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데다 중국과 북한도 섣불리 입지가 불안해진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하기보다 탄핵 추진 과정을 관망할 공산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불확실성으로 시장 불안 커져
뉴욕 금융시장은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 관련 소식에 요동쳤다. S&P500지수는 탄핵 조사 개시 소식이 퍼지자 순식간에 1% 이상 떨어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녹취록을 공개하겠다고 하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탄핵 조사를 공식 발표하자 소폭 반등했다. 결국 0.84%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이 같은 하락폭은 지난 8월 23일 이후 최대폭이다.
유가도 글로벌 경기 둔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2.6% 떨어진 배럴당 63.10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 국채는 10년물 수익률이 0.09%포인트 하락해 다시 연 1.6% 선으로 떨어졌다. 금 선물은 0.6% 올랐고, 달러인덱스는 약 0.3% 하락했다.
금융시장이 흔들린 가장 큰 원인은 불확실성이다. 예전 탄핵 조사 사례를 보면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조사 개시부터 사퇴까지 6개월이 걸렸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사건은 하원에서 두 달여, 상원에서 두 달여 소요됐다. 로이터통신은 “탄핵 위험은 금융 시장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심어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환트레이딩업체인 배녹번글로벌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탄핵이 성공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도 “탄핵 추진은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도 탄핵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이 뉴욕 증시를 흔든 적이 있다. 1998년 중반 빌 클린턴 대통령에 대해 탄핵이 추진되면서 S&P500지수는 특검 보고서가 발표되기까지 6주 동안 20%가량 하락했다. 다만 하원이 1998년 10월 8일 탄핵 절차를 개시하자 1999년 2월까지 약 28% 반등했다.
가닥 잡던 미·중 협상에도 부정적
시장이 가장 걱정하는 건 이번 탄핵 이슈가 다음달 10~11일 열릴 예정인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뉴욕의 선물회사인 온다(OANDA)의 제프리 할리 시장분석가는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조사가 내년 재선 가능성을 낮춘다고 생각할 경우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더욱 강경한 자세를 보일 수 있다”며 “이는 내년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중국의 무역정책 남용에 대한 인내는 끝났다. 미국에 나쁜 협상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론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분간 탄핵 대응 등 국내 정치에 주력하며 대외 현안은 미뤄둘 개연성도 지적된다.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아트 호건 내셔널증권 시장전략가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과정에 들어간다고 생각한다면 중국은 협상 테이블에서 너무 많은 것을 양보하기보다 뒤로 물러나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북 실무협상에도 비슷한 여파가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이 탄핵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가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면 미·북 협상을 포함한 대외 현안이 뒤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불확실성으로 시장 불안 커져
뉴욕 금융시장은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 관련 소식에 요동쳤다. S&P500지수는 탄핵 조사 개시 소식이 퍼지자 순식간에 1% 이상 떨어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녹취록을 공개하겠다고 하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탄핵 조사를 공식 발표하자 소폭 반등했다. 결국 0.84%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이 같은 하락폭은 지난 8월 23일 이후 최대폭이다.
유가도 글로벌 경기 둔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2.6% 떨어진 배럴당 63.10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 국채는 10년물 수익률이 0.09%포인트 하락해 다시 연 1.6% 선으로 떨어졌다. 금 선물은 0.6% 올랐고, 달러인덱스는 약 0.3% 하락했다.
금융시장이 흔들린 가장 큰 원인은 불확실성이다. 예전 탄핵 조사 사례를 보면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조사 개시부터 사퇴까지 6개월이 걸렸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사건은 하원에서 두 달여, 상원에서 두 달여 소요됐다. 로이터통신은 “탄핵 위험은 금융 시장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심어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환트레이딩업체인 배녹번글로벌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탄핵이 성공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도 “탄핵 추진은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도 탄핵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이 뉴욕 증시를 흔든 적이 있다. 1998년 중반 빌 클린턴 대통령에 대해 탄핵이 추진되면서 S&P500지수는 특검 보고서가 발표되기까지 6주 동안 20%가량 하락했다. 다만 하원이 1998년 10월 8일 탄핵 절차를 개시하자 1999년 2월까지 약 28% 반등했다.
가닥 잡던 미·중 협상에도 부정적
시장이 가장 걱정하는 건 이번 탄핵 이슈가 다음달 10~11일 열릴 예정인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뉴욕의 선물회사인 온다(OANDA)의 제프리 할리 시장분석가는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조사가 내년 재선 가능성을 낮춘다고 생각할 경우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더욱 강경한 자세를 보일 수 있다”며 “이는 내년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중국의 무역정책 남용에 대한 인내는 끝났다. 미국에 나쁜 협상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론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분간 탄핵 대응 등 국내 정치에 주력하며 대외 현안은 미뤄둘 개연성도 지적된다.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아트 호건 내셔널증권 시장전략가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과정에 들어간다고 생각한다면 중국은 협상 테이블에서 너무 많은 것을 양보하기보다 뒤로 물러나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북 실무협상에도 비슷한 여파가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이 탄핵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가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면 미·북 협상을 포함한 대외 현안이 뒤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