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주식·채권 파는 시대…로보어드바이저 시장 400兆로 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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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핀테크 콘퍼런스 2019
美 2010년, 中은 2013년부터
빅데이터 산업부문 강화나서
한국은 '데이터3법' 국회 계류
美 2010년, 中은 2013년부터
빅데이터 산업부문 강화나서
한국은 '데이터3법' 국회 계류
“미국, 중국, 유럽 등 세계 주요 국가는 오래전부터 데이터산업을 강화하면서 핀테크 생태계를 키우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는 한국도 위기감을 느끼고 육성 전략을 짜야 합니다.”(이성용 신한금융그룹 미래전략연구소 대표)
25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한경 핀테크 콘퍼런스(KFC) 2019’에선 핀테크(금융기술) 발전을 위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제언이 나왔다.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경닷컴이 주최하고 금융위원회, 금융결제원,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한국거래소, 한국인터넷진흥원, 창업진흥원,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후원한 이날 행사는 ‘핀테크 넘어 혁신금융으로’를 주제로 열렸다. 국내외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 관계자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데이터산업 활성화 필요
이날 콘퍼런스에선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는 데이터산업 현황을 분석하면서 한국 핀테크산업의 육성 방안을 다뤘다. 이성용 신한금융그룹 미래전략연구소 대표는 ‘오픈뱅킹과 데이터 경제의 진화와 전망’이라는 주제발표에서 “한국은 다른 경쟁국가에 비해 데이터산업 육성 정책이 늦은 만큼 고삐를 더욱 조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미국은 2010년 정부 차원에서 빅데이터 관련 기술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해 2011년 데이터 표준화(스마트 공시)를 추진했다. 중국은 2013년 데이터 활성화 전략의 방향성을 제시했고, 유럽은 2014년 데이터산업 부문 강화에 나섰다. 그는 “중국과 유럽 모두 2017년부터 빅데이터 관련 발전정책을 시행했다”며 “한국이 데이터산업 활성화 전략을 발표한 것은 지난해”라고 말했다. 이 전략마저도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등 일명 ‘데이터 경제 3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한국도 데이터산업 활성화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보어드바이저 400조원 시장 열린다
머지않아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려 중요 수익원이 될 거라는 분석도 나왔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자산관리 업체인 파운트의 김영빈 대표는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는 2030년 400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스크 평가, 재무분석 등 금융사의 고유 업무에 AI가 속속 침투하고 있다”며 “주식이나 채권을 사고파는 트레이딩 업무도 AI가 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대표적인 예로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기반 데이터 분석업체인 켄쇼를 꼽았다. 켄쇼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빠르게 금리, 유가 등에 대한 보고서를 금융사에 제공하며 영역을 넓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로보어드바이저 영역이 국내에서도 점차 확대될 거라는 게 김 대표의 분석이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이어 전통적인 금융사들도 로보어드바이저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핀테크 기업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의 김형식 대표는 “AI가 금융과 결합하면 사람이 하는 금융 업무를 더 간편하게, 저렴한 비용으로 할 수 있게 된다”며 “어느 분야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해외선 발전기회 더 많아”
올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등에 대출 간편이동 서비스 앱(응용프로그램) ‘싸니자로’ 진출을 추진 중인 핀테크 기업 피노텍의 성장 전략도 소개됐다. 싸니자로는 피노텍이 국내 1900만 명에 달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개발한 대출 간편 이동 서비스 앱이다. 고객 소유 부동산 데이터와 신용데이터, 실시간 상환금 등의 정보를 통해 가장 낮은 금리의 대출상품을 추천한다.
김우섭 피노텍 대표는 “앞선 모바일, 핀테크를 활용하면 동남아시아에서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지 금융사보다 낮은 이자로 대출을 공급하거나 새로운 금융기술을 전수하는 게 대표적인 진출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핀테크는 지점 등 고정비용 없이도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발전 기회가 많다”고 강조했다.
자산관리 앱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레이니스트의 김태훈 대표는 “데이터를 활용한 산업은 미래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그는 “핀테크의 확산은 기존 금융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며 “은행, 카드사, 증권사 등 전통적인 금융의 영역과 비금융 간 경계가 허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소비자 선택권은 더욱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이날 콘퍼런스에선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이 좌장을 맡아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한국 핀테크 기업의 도전 과제’도 논의했다.
정지은/김대훈 기자 jeong@hankyung.com
25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한경 핀테크 콘퍼런스(KFC) 2019’에선 핀테크(금융기술) 발전을 위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제언이 나왔다.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경닷컴이 주최하고 금융위원회, 금융결제원,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한국거래소, 한국인터넷진흥원, 창업진흥원,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후원한 이날 행사는 ‘핀테크 넘어 혁신금융으로’를 주제로 열렸다. 국내외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 관계자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데이터산업 활성화 필요
이날 콘퍼런스에선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는 데이터산업 현황을 분석하면서 한국 핀테크산업의 육성 방안을 다뤘다. 이성용 신한금융그룹 미래전략연구소 대표는 ‘오픈뱅킹과 데이터 경제의 진화와 전망’이라는 주제발표에서 “한국은 다른 경쟁국가에 비해 데이터산업 육성 정책이 늦은 만큼 고삐를 더욱 조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미국은 2010년 정부 차원에서 빅데이터 관련 기술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해 2011년 데이터 표준화(스마트 공시)를 추진했다. 중국은 2013년 데이터 활성화 전략의 방향성을 제시했고, 유럽은 2014년 데이터산업 부문 강화에 나섰다. 그는 “중국과 유럽 모두 2017년부터 빅데이터 관련 발전정책을 시행했다”며 “한국이 데이터산업 활성화 전략을 발표한 것은 지난해”라고 말했다. 이 전략마저도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등 일명 ‘데이터 경제 3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한국도 데이터산업 활성화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보어드바이저 400조원 시장 열린다
머지않아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려 중요 수익원이 될 거라는 분석도 나왔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자산관리 업체인 파운트의 김영빈 대표는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는 2030년 400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스크 평가, 재무분석 등 금융사의 고유 업무에 AI가 속속 침투하고 있다”며 “주식이나 채권을 사고파는 트레이딩 업무도 AI가 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대표적인 예로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기반 데이터 분석업체인 켄쇼를 꼽았다. 켄쇼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빠르게 금리, 유가 등에 대한 보고서를 금융사에 제공하며 영역을 넓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로보어드바이저 영역이 국내에서도 점차 확대될 거라는 게 김 대표의 분석이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이어 전통적인 금융사들도 로보어드바이저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핀테크 기업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의 김형식 대표는 “AI가 금융과 결합하면 사람이 하는 금융 업무를 더 간편하게, 저렴한 비용으로 할 수 있게 된다”며 “어느 분야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해외선 발전기회 더 많아”
올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등에 대출 간편이동 서비스 앱(응용프로그램) ‘싸니자로’ 진출을 추진 중인 핀테크 기업 피노텍의 성장 전략도 소개됐다. 싸니자로는 피노텍이 국내 1900만 명에 달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개발한 대출 간편 이동 서비스 앱이다. 고객 소유 부동산 데이터와 신용데이터, 실시간 상환금 등의 정보를 통해 가장 낮은 금리의 대출상품을 추천한다.
김우섭 피노텍 대표는 “앞선 모바일, 핀테크를 활용하면 동남아시아에서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지 금융사보다 낮은 이자로 대출을 공급하거나 새로운 금융기술을 전수하는 게 대표적인 진출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핀테크는 지점 등 고정비용 없이도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발전 기회가 많다”고 강조했다.
자산관리 앱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레이니스트의 김태훈 대표는 “데이터를 활용한 산업은 미래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그는 “핀테크의 확산은 기존 금융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며 “은행, 카드사, 증권사 등 전통적인 금융의 영역과 비금융 간 경계가 허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소비자 선택권은 더욱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이날 콘퍼런스에선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이 좌장을 맡아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한국 핀테크 기업의 도전 과제’도 논의했다.
정지은/김대훈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