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이달 코스피 1.1조 순매도…"기업 실적 회복 의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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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에 트럼프 탄핵 이슈도 영향"
코스피가 최근 13거래일 연속 상승 행진을 벌이다가 25일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기관과 개인의 '사자'에도 외국인이 대규모 '팔자'에 나선 영향이 컸다.
지난달 국내 증시의 큰 폭 조정을 이끈 외국인의 '팔자' 행진은 이달 들어서도 좀처럼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3천670억원어치를 팔아치워 이달 들어 이날까지 누적 순매도 금액이 1조1천400억원에 달했다.
월별로 보면 올해 들어 지난 5월(2조4천807억원 순매도)과 8월(2조2천928억원 순매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순매도 규모다.
앞서 5월과 8월의 경우에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의 리밸런싱(정기변경)에서 한국 주식 비중이 감소함에 따라 외국인의 패시브 자금이 빠져나간 영향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이달부터는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막상 이달 들어 국내 증시를 주도한 건 기관이고 외국인은 소극적인 모습을 이어갔다.
이달 중 외국인의 매수세가 가장 강했던 날(9월 9일)도 하루 순매수액이 2천355억원에 그쳤다.
또 최근 코스피가 13거래일 연속 상승한 기간(4∼24일)에도 기관은 2조2천121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이 중 연기금 매수액은 2조1천740억원에 달했다.
반면 외국인은 3천454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종목별로 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2천365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을 비롯해 삼성전기(1천840억원), 카카오(1천384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658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596억원), 네이버(NAVER)(546억원), LG이노텍(453억원), 한국금융지주(368억원), 에쓰오일(S-Oil)(349억원), 삼성엔지니어링(284억원) 등을 주로 사들였다.
그러나 셀트리온(-1천836억원), 현대차(-1천472억원), SK텔레콤(-1천404억원), 삼성SDI(-1천140억원), SK(-1천12억원), 신한지주(-1천12억원), 아모레퍼시픽(-930억원), 휠라코리아(-918억원), SK하이닉스(-842억원), LG디스플레이(-638억원) 등은 내다 팔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존의 불안 요인인 미중 무역분쟁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 회복 역시 아직 불투명하다는 점 등이 외국인의 투자심리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진단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하반기 내내 지속해온 글로벌 위험자산 이탈 흐름 속에서 한국 주식시장 역시 외국인이 빠져나가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팀장은 "국내시장의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며 "적어도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이클이나 한국의 전반적인 수출이 최악은 지나지 않았느냐는 시각에서 중장기 성격의 투자자는 한국에 관심이 생긴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자금들은 무역분쟁 등이 해결되는 것을 본 뒤에 자금을 집행하려는 것 같고 단기 자금의 경우에는 한국 시장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매력을 보고 들어왔다가 차익을 실현하고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커진 상태이지만 여전히 한국의 경기와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불안 심리가 훨씬 더 크고 의구심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한국 시장의 펀더멘털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업 실적 등이 회복되는 부분을 좀 더 확인하려고 할 것"이라며 "아직 외국인의 전반적인 매수세를 기대하기에는 이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휴전 모드로 접어들며 우려가 다소 경감되나 싶었던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해 최근 다시 협상이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대선을 앞둔 미국 정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이슈가 나오는 등 불확실성이 다시 커진 것도 국내 증시에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 관련 리스크는 또 다른 불확실성 리스크가 불거졌다는 측면에서 경기와 금융시장에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가뜩이나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등으로 미국 제조업 경기는 물론 소비경기마저 부정적 영향을 받기 시작한 시점에 탄핵 불확실성은 경기침체 우려를 재차 고조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기존의 대외 불확실성 요인들이 여전한 상황에서 트럼프 탄핵 이슈가 새로운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했다"며 "당장은 증시 방향성에 있어 탄핵 이슈보다 미중 무역협상의 향방이 더 중요한데, 탄핵 이슈로부터 여론의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긍정적 방향이든 부정적 방향이든 새로운 빅 이벤트를 안겨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국내 증시의 큰 폭 조정을 이끈 외국인의 '팔자' 행진은 이달 들어서도 좀처럼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3천670억원어치를 팔아치워 이달 들어 이날까지 누적 순매도 금액이 1조1천400억원에 달했다.
월별로 보면 올해 들어 지난 5월(2조4천807억원 순매도)과 8월(2조2천928억원 순매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순매도 규모다.
앞서 5월과 8월의 경우에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의 리밸런싱(정기변경)에서 한국 주식 비중이 감소함에 따라 외국인의 패시브 자금이 빠져나간 영향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이달부터는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막상 이달 들어 국내 증시를 주도한 건 기관이고 외국인은 소극적인 모습을 이어갔다.
이달 중 외국인의 매수세가 가장 강했던 날(9월 9일)도 하루 순매수액이 2천355억원에 그쳤다.
또 최근 코스피가 13거래일 연속 상승한 기간(4∼24일)에도 기관은 2조2천121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이 중 연기금 매수액은 2조1천740억원에 달했다.
반면 외국인은 3천454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종목별로 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2천365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을 비롯해 삼성전기(1천840억원), 카카오(1천384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658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596억원), 네이버(NAVER)(546억원), LG이노텍(453억원), 한국금융지주(368억원), 에쓰오일(S-Oil)(349억원), 삼성엔지니어링(284억원) 등을 주로 사들였다.
그러나 셀트리온(-1천836억원), 현대차(-1천472억원), SK텔레콤(-1천404억원), 삼성SDI(-1천140억원), SK(-1천12억원), 신한지주(-1천12억원), 아모레퍼시픽(-930억원), 휠라코리아(-918억원), SK하이닉스(-842억원), LG디스플레이(-638억원) 등은 내다 팔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존의 불안 요인인 미중 무역분쟁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 회복 역시 아직 불투명하다는 점 등이 외국인의 투자심리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진단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하반기 내내 지속해온 글로벌 위험자산 이탈 흐름 속에서 한국 주식시장 역시 외국인이 빠져나가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팀장은 "국내시장의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며 "적어도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이클이나 한국의 전반적인 수출이 최악은 지나지 않았느냐는 시각에서 중장기 성격의 투자자는 한국에 관심이 생긴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자금들은 무역분쟁 등이 해결되는 것을 본 뒤에 자금을 집행하려는 것 같고 단기 자금의 경우에는 한국 시장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매력을 보고 들어왔다가 차익을 실현하고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커진 상태이지만 여전히 한국의 경기와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불안 심리가 훨씬 더 크고 의구심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한국 시장의 펀더멘털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업 실적 등이 회복되는 부분을 좀 더 확인하려고 할 것"이라며 "아직 외국인의 전반적인 매수세를 기대하기에는 이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휴전 모드로 접어들며 우려가 다소 경감되나 싶었던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해 최근 다시 협상이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대선을 앞둔 미국 정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이슈가 나오는 등 불확실성이 다시 커진 것도 국내 증시에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 관련 리스크는 또 다른 불확실성 리스크가 불거졌다는 측면에서 경기와 금융시장에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가뜩이나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등으로 미국 제조업 경기는 물론 소비경기마저 부정적 영향을 받기 시작한 시점에 탄핵 불확실성은 경기침체 우려를 재차 고조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기존의 대외 불확실성 요인들이 여전한 상황에서 트럼프 탄핵 이슈가 새로운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했다"며 "당장은 증시 방향성에 있어 탄핵 이슈보다 미중 무역협상의 향방이 더 중요한데, 탄핵 이슈로부터 여론의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긍정적 방향이든 부정적 방향이든 새로운 빅 이벤트를 안겨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