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기대인플레이션율 1.8%로 '뚝'…2002년 통계작성 이래 최저
기대인플레율 첫 1%대로 하락…소비심리는 5개월 만에 반등
이번 달 소비심리가 5개월 만에 반등했다.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사실상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조사 이래 처음으로 1%대까지 낮아졌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9로 한 달 전보다 4.4포인트 올랐다.

CCSI는 소비자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지수가 100보다 작으면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평균(2003∼2018년)보다 비관적임을 뜻한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4월 101.6까지 오른 뒤 8월 92.5까지 4개월 연속 하락했다가 이번 달 상승했다.

다만 지수가 기준치인 100보다 작은 만큼 경기와 가계의 지갑 사정을 부정적으로 본 응답자들이 여전히 더 많았다.

한은은 소비자심리지수 상승 배경으로 무역분쟁 완화 기대, 주가 상승, 국내외 경기 부양책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소비심리 조사 기간(9월 10∼17일)에는 무역분쟁 낙관론이 퍼졌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중국을 고강도로 비판한 만큼, 미중 관계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진 상황이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다시 커진 만큼 글로벌 이벤트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향후 소비자 심리도 영향받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응답자들이 앞으로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어떻게 전망하는지를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한 달 전보다 0.2%포인트 하락한 1.8%로, 2002년 2월 통계 작성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2013년 9월 2.9%를 나타낸 후 올해 8월까지 5년 11개월 동안 2%대에서 머물렀으나 이번달 1%대로 내려앉았다.

농산물·유가 하락 및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 둔화 우려가 겹치며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향후 물가 상승률이 당초 기대보다 하락한다고 보는 상황"이라며 "기대인플레이션율 하락이 소비둔화에 영향을 미칠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주요국에서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그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8월 미국 소비자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4%로, 한국보다 높았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복수응답)으로는 석유류제품(52.3%), 공공요금(42.0%), 농축수산물(24.1%) 순이었다.

지난 1년 동안 소비자물가가 얼마나 오른 것 같은지를 나타내는 물가인식도 0.2%포인트 내린 1.9%로 통계 편제를 시작한 2013년 1월 이후 가장 낮았다.

한편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항목이 상승했다.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생활형편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3포인트 오른 92였다.

가계수입전망 CSI도 3포인트 오른 97이었다.

현재생활형편 CSI는 2포인트 오른 92, 소비지출전망 CSI는 1포인트 상승한 106이었다.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를 담은 현재경기판단 CSI는 5포인트 반등한 68, 향후경기전망 CSI는 9포인트 급상승한 75였다.

취업기회전망 CSI는 고용지표 개선 영향에 5포인트 오른 79로 나타났다.

집값이 더 오른다는 기대 속에 주택가격전망 CSI는 2포인트 오른 109로 나타났다.

금리수준전망 CSI는 한 달 전과 같은 85로 나타났다.
기대인플레율 첫 1%대로 하락…소비심리는 5개월 만에 반등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