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英 총리 "대법원 판단 잘못돼…의회가 EU에 굴복"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의회가 EU와 영국 정부 협상 사보타주”
노동당 향해 “내각 불신임안 제출” 요구
코빈 노동당 대표, “브렉시트 연장 전제돼야” 거부
노동당 향해 “내각 불신임안 제출” 요구
코빈 노동당 대표, “브렉시트 연장 전제돼야” 거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는 25일(현지시간) 보름 만에 다시 열린 하원에 출석해 “대법원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강력 반발했다. 존슨 총리는 조기총선 실시를 재차 강조하며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를 향해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열린 하원 연설에서 “대법원은 정치적인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며 “의회 정회를 불법이라고 판단한 대법원의 결정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앞서 존슨 총리는 지난달 28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오는 10월 14일 ‘여왕 연설’(Queen's speech)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여왕은 이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의회는 지난 10일 오전부터 여왕 연설이 열리는 10월 14일까지 5주간 정회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날 영국 대법원은 하원을 5주간 정회시킨 존슨 총리의 조치가 “불법이자 무효인 만큼 효력이 없다”고 판결하면서 의회 재개를 명령했다. 사건의 주심을 맡은 브렌다 헤일 대법관은 대법관 11명의 만장일치에 따라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유엔 정기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에 머물던 존슨 총리는 대법원 판결이 내려진 직후 급히 런던으로 돌아왔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지난 10일부터 정회 상태였던 하원은 25일 보름만에 처음으로 소집됐다. 존슨 총리는 하원 연설을 통해 “의회가 유럽연합(EU)과 영국 정부와의 협상을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하고 있다”며 “하원이 브뤼셀(EU)에 굴복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0월31일 (EU와) 협상을 하든 하지 않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존슨 총리는 조기총선 실시를 위해 코빈 노동당 대표에게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영국 의회법에 따르면 내각 불신임안은 하원의원 3분의 2 이상 지지가 필요한 조기총선과 달리 과반의 찬성만 얻으면 통과된다. 존슨 총리는 지난 5일과 9일 두 차례 조기 총선안을 상정했으나 야당의 기권과 반발로 부결됐다.
내각 불신임안이 가결되면 의회는 새 임시내각을 꾸려야 한다. 14일 동안 새로운 내각이 형성되지 못하면 조기총선을 실시해야 한다. 브렉시트를 앞두고 혼란스러운 정국에서 2주만에 새 내각을 꾸리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판단이다. 존슨 총리가 자신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는 내각 불신임안을 야당에게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도 이런 전략적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현지 언론들의 분석이다.
다만 내각 불신임안은 제1야당 대표만 제출할 수 있다. 코빈 대표는 이날 하원에서 존슨 총리를 향해 재차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브렉시트 위기는 조기총선을 통해서 해결될 수 있다”면서도 “브렉시트 시한이 연기된 후에 조기총선을 치르면 된다”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가 요구한 내각 불신임안 제출을 거부한 것이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존슨 총리는 이날 열린 하원 연설에서 “대법원은 정치적인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며 “의회 정회를 불법이라고 판단한 대법원의 결정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앞서 존슨 총리는 지난달 28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오는 10월 14일 ‘여왕 연설’(Queen's speech)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여왕은 이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의회는 지난 10일 오전부터 여왕 연설이 열리는 10월 14일까지 5주간 정회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날 영국 대법원은 하원을 5주간 정회시킨 존슨 총리의 조치가 “불법이자 무효인 만큼 효력이 없다”고 판결하면서 의회 재개를 명령했다. 사건의 주심을 맡은 브렌다 헤일 대법관은 대법관 11명의 만장일치에 따라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유엔 정기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에 머물던 존슨 총리는 대법원 판결이 내려진 직후 급히 런던으로 돌아왔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지난 10일부터 정회 상태였던 하원은 25일 보름만에 처음으로 소집됐다. 존슨 총리는 하원 연설을 통해 “의회가 유럽연합(EU)과 영국 정부와의 협상을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하고 있다”며 “하원이 브뤼셀(EU)에 굴복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0월31일 (EU와) 협상을 하든 하지 않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존슨 총리는 조기총선 실시를 위해 코빈 노동당 대표에게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영국 의회법에 따르면 내각 불신임안은 하원의원 3분의 2 이상 지지가 필요한 조기총선과 달리 과반의 찬성만 얻으면 통과된다. 존슨 총리는 지난 5일과 9일 두 차례 조기 총선안을 상정했으나 야당의 기권과 반발로 부결됐다.
내각 불신임안이 가결되면 의회는 새 임시내각을 꾸려야 한다. 14일 동안 새로운 내각이 형성되지 못하면 조기총선을 실시해야 한다. 브렉시트를 앞두고 혼란스러운 정국에서 2주만에 새 내각을 꾸리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판단이다. 존슨 총리가 자신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는 내각 불신임안을 야당에게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도 이런 전략적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현지 언론들의 분석이다.
다만 내각 불신임안은 제1야당 대표만 제출할 수 있다. 코빈 대표는 이날 하원에서 존슨 총리를 향해 재차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브렉시트 위기는 조기총선을 통해서 해결될 수 있다”면서도 “브렉시트 시한이 연기된 후에 조기총선을 치르면 된다”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가 요구한 내각 불신임안 제출을 거부한 것이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