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촌동과 고잔동 일대에 자리잡고 있는 남동산업단지 전경. 1989년 조성됐다.  인천시 제공
인천 남촌동과 고잔동 일대에 자리잡고 있는 남동산업단지 전경. 1989년 조성됐다. 인천시 제공
지난 10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인천에 있는 남동산업단지를 ‘2020년 스마트산단’으로 선정했다. 인천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 등 관계기관은 2023년까지 정부의 지원금과 지방비를 투입해 공장자동화 설비를 갖춘 스마트공장을 남동산단에 보급하고, 근로자들의 쾌적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교통 인프라도 대폭 확충한다. 송도와 청라국제도시에 있는 첨단산업단지와 연계해 동반성장도 꾀한다. 1989년 준공 후 30년 만에 남동산단의 대변신이 시작된다. 26일 인천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본부에 따르면 남동산단은 2020년부터 4년간 총 576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융·복합 신산업 스마트산업단지로 조성된다. 시 관계자는 “남동산단은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제1, 2 경인고속도로 등 교통수단과 접근성이 좋아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산업단지 사업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동산단, 스마트공장으로 '제조 혁신'…30년 만에 대변신 시작
스마트공장 1000개…생산효율성 극대화

인천시는 내년부터 사업비 495억원을 투입해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1000개를 보급하기로 했다. 스마트공장은 생산시설을 자동화하고 생산·제조·관리·유통을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공정관리시스템을 갖춘 생산현장이다. 기업의 생산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공장 개선 사업이기도 하다. 시는 스마트공장을 적극 보급하면서 남동산단의 주요 업종인 기계·전자, 도금, 뷰티·바이오 분야에 특화된 공동 솔루션을 개발해 보급하기로 했다. 솔루션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하는 현장자동화생산관리시스템, 제품개발지원시스템, 공급사슬관리시스템 등이다. 이런 시스템이 구축되면 남동산단에 입주하고 있는 일부 기업 간 생산, 물류, 재고 등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 사업의 연계나 제조단가 절감 등 다양한 협업이 가능하다. 시 관계자는 “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테크노파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스마트산단 조성에 연관된 기관들과 ‘스마트공장제조협력협의회’를 구성해 산단의 제조혁신에 고삐를 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데모공장과 공단 지원센터 구축으로 지원 극대화

시는 내년부터 사업비 320억원을 투입해 ‘스마트 데모공장’과 ‘공단 지원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데모공장에서는 기계, 전기·전자, 뷰티 등 특화 분야의 자동화공정과 생산관리시스템 등 다양한 공정 솔루션을 시뮬레이션(모의실험)해 볼 수 있다. 중소기업 관계자들이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기 전에 제품 생산 과정을 미리 시험하고 체험하는 공간이다. 공단 지원센터는 각 기업이 생산한 제품의 데이터를 수집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곳이다. 생산품에 대한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공유하는 역할을 한다. 시는 이런 시설과 센터를 통해 업체들의 수요와 공급을 파악해 연결해주고, 자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통합 플랫폼도 구축한다. 시 관계자는 “업체들이 공유할 수 있는 데이터 범위를 설정해 보유하고 있는 장비, 회의실, 지게차, 주차장 등을 활용하고 인력, 연구개발, 비즈니스 기획까지 공유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교통 인프라 대폭 개선…자율주행 지능형교통체계

시는 사업비 3000억원을 투입해 국내 산단 역사상 처음으로 자율주행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C-ITS)를 구축한다. 산단이 있는 남동대로에 ‘차량·사물통신 모듈(V2X) 통신망’을 구축해 자율주행버스가 운행하도록 추진한다. 버스정류장에 있는 승객의 유무에 따라 자율주행버스가 스스로 횟수를 조정해 운행하는 지능형 교통체계다. 시 관계자는 “산업단지는 도로가 블록 단위로 구성돼 있어 자율주행 인프라 구축에 유리하다”며 “근로자들의 이동이 적은 근무시간에는 버스정류장에 승객이 있을 때만 운행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 밖에 스마트 환경안전 관제시스템(106억원), 물류시스템(176억원), 스마트 가로등 설치 등 편의시설(108억원), 창업지원센터(50억원), 스마트공장을 운영하는 스마트융복합센터(1050억원) 등 다양한 지원 장비와 시설을 갖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 운영하고 있는 스마트시티센터 기술을 스마트산단에 적용하고, 송도와 청라국제도시의 바이오헬스·로봇 등 첨단산업과 연계해 제조시설과 부품을 공급하는 밸류체인(가치사슬)도 구축한다. 시는 남동산단이 스마트산단으로 조성되는 과정에서 1937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893명의 고용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남동산업단지를 미래형 첨단 산업단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