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의 ‘호프만의 이야기’
국립오페라단의 ‘호프만의 이야기’
깊어지는 가을에 울려 퍼지는 오페라 아리아가 클래식 애호가들을 설레게 한다. 국내 초연작부터 창작 오페라, 친근한 작품에 갈라 공연까지 다채로운 오페라의 성찬이 가을 무대에 차려진다.

라벨라오페라단은 오는 11월 22~24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마리아 스투아르다’를 국내 초연한다. ‘마리아 스투아르다’는 벨칸토 오페라의 거장 도니제티가 튜더 왕가의 이야기를 다룬 ‘여왕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이 오페라단은 2015년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인 ‘안나 볼레나’도 국내 초연했다.

이 작품은 영국 여왕 엘리자베타(엘리자베스 1세)와 그의 5촌인 스코틀랜드 여왕 마리아 스투아르다(메리 스튜어트)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다. 둘은 같은 튜더 왕족 혈통이지만 종교적으로 대립했다. 귀족들은 그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두 사람을 이용했다. 결국 자신을 거둬준 엘리자베타를 배신한 마리아는 반역죄로 성에 갇힌 뒤 참수당한다. 도니제티는 여기에 로베르토라는 인물로 삼각관계를 만든다.

2015년 ‘안나 볼레나’ 국내 초연 연출로 호평받은 이회수 연출가가 이번 작품도 무대화한다. 극적인 드라마와 16세기 화려하고 웅장한 배경의 왕실을 무대 위에서 어떻게 그릴지 기대를 모은다. 지휘자 양진모가 이끄는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소프라노 강혜명, 고현아가 마리아 스투아르다 역을, 소프라노 오희진, 이다미가 엘리자베타 역을 맡는다. 테너 신상근, 이재식은 로베르토로 무대에 선다.

서울시오페라단은 다음달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를 올린다. 주인공 돈 조반니는 유명한 바람둥이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그에게 복수를 다짐하는 돈나 안나, 돈 조반니에게 미련이 남아있는 돈나 엘비라, 철없는 농촌 아가씨인 체를리나 등이 등장한다. 이경재 서울시오페라단 단장이 연출하고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마시모 자네티가 오케스트라를 이끈다.

국립오페라단은 다음달 24일부터 나흘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를 공연한다. 독일 낭만주의의 문호 호프만의 세 가지 단편 소설 ‘모래 사나이’ ‘고문관 크레스펠’ ‘잃어버린 거울의 형상’을 기반으로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국립오페라단이 올해 오펜바흐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준비했다. 지난해 국립오페라단의 ‘마농’으로 호평받았던 뱅상 부사르가 연출을 맡았다.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와 테너 알렉세이 돌고브에 베이스 심인성, 테너 국윤종, 소프라노 윤상아, 바리톤 양준모 등이 무대에 오른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위너오페라합창단이 함께한다.

다음달 1일부터 12일까지 강동아트센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서울오페라페스티벌2019’에서는 전막공연뿐 아니라 갈라 콘서트 등 다양한 형식의 공연을 만날 수 있다. 1일 천호공원 야외 특설무대에서 ‘그랜드 오페라 갈라쇼, 들어보면 다 아는 참 쉬운 오페라’로 축제의 막을 연다. 지휘자 김봉미와 베하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3일 강동아트센터에서 ‘오페라&뮤지컬 빅쇼’를 펼쳐 보인다. 4일과 5일엔 지휘자 장윤성과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들려주는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11일과 12일엔 화가 이중섭의 삶과 예술을 다룬 창작 오페라 ‘이중섭’을 감상할 수 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