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 앵커 결혼 소식에 "SBS는 한국당 소유였던 적 없다" 발언 재조명
"정치 권력이 언론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의식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입니다. 홍준표 대표가 SBS를 빼앗겼다고 말했는데 저희는 지금까지 자유한국당 소유였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SBS 간판 김현우(41) 앵커가 이여진(33) 기상캐스터 결혼 소식에 과거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표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좌파 정권이 들어서니까 SBS도 빼앗겼다”고 주장하자 이에 김 앵커가 "지금까지 자유한국당 소유였던 적이 없다"고 발언한 클로징 멘트가 재조명되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해 1월 3일 신년 인사차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좌파 정권이 들어서니까 SBS도 뺏겼다. 지금 부산에 KNN(부산·경남방송)밖에 없는데 KNN도 회장이 물러났다. (정권이) 아예 방송을 빼앗는다”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이 “그것도 적폐네”라고 응답하자, 홍 대표는 “적폐가 아니라 강도죠”라고 말했다.

이날 SBS 뉴스에서 김 앵커는 “지난 대선 때부터 최근까지 언론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또 납득하기 어려운 발언을 했다”고 운을 뗐다.

SBS는 2017년 대선 과정에서 홍 전 대표가 부산 유세 “SBS라는 방송은 그거 내가 ‘모래시계’ 드라마 만들어서 키운 방송입니다”라며 “어떻게 홍준표가 키워준 방송에서 그따위 짓을 할 수 있느냔 말입니다. 내 집권하면 SBS 8시 뉴스 싹 없애버리겠습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자료화면으로 내보냈다.

김 앵커는 “이런 발언들은 정치 권력이 언론을 좌지우지하던 과거의 잘못된 언론관을 아직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라며 “보수 혁신을 내건 제1 야당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당 대표부터 시대의 눈높이에 맞는 언론관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홍 대표는 대선이 끝난 뒤인 2017년 12월 28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SBS 8시 뉴스 없애버리겠다고 그랬습니까”라는 질문에 “그때 그런 말을 했다면 과한 말을 했네요. 내가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라며 사과했다.

김현우 앵커는 ‘8시 뉴스’ 클로징 멘트에서 “정치 권력이 언론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의식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홍준표 대표가 SBS를 빼앗겼다고 말했는데 저희는 지금까지 자유한국당 소유였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며 홍 대표의 주장을 일축했다.

한편 김현우 앵커와 기상 예보를 담당하는 기상캐스터 이여진의 결혼은 25일 한경닷컴 단독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1979년생인 김현우 앵커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하고 2005년 SBS 공채 13기 기자로 방송가에 입성했다. 그는 사회부 사건팀, 스포츠취재팀, 경제부 등에서 활약하다 현재 '8시 뉴스'를 진행하며 간판앵커로 활약 중이다. 특히 드라마 '질투와 화신' 속 앵커 역을 맡은 조정석의 모델이 된 것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