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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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고위험 파생결합증권(ELS·DLS)에 투자한 이들이 대규모로 중도환매에 나서면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26일 밝혔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한 금융안정 상황(2019년 9월) 보고서에서 "파생결합증권의 대규모 중도환매가 발생하거나 기초자산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경우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파생결합증권을 발행한 증권사들은 향후 원금상환에 대비해 발행대금을 국공채, 회사채, 예금·현금 등으로 굴린다. 이를 헤지 자산이라 하는데 손실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중도환매에 나설 경우 증권사는 이를 팔 수밖에 없다. 특히 회사채는 유동성이 낮기 때문에 증권사가 이를 갑작스레 매도해야 할 경우 채권을 헐값에 팔아넘기게 될 수 있다.

한은은 "대규모로 중도환매가 발생할 경우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낮은 회사채·여전채 매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7월 말 파생결합증권(ELS·DLS) 발행 잔액은 117조4000억원으로 2008년 말 26조9000억원보다 90조5000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주가와 연계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ELS 발행 잔액이 76조원이고, 금리·주가·신용위험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는 41조4천억원이다.

파생결합증권을 발행한 증권사가 운용하는 헤지 자산 규모는 7월 말 기준으로 126조1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채권이 81조4000억원으로 64.0%였고, 예금과 현금이 20조원으로 15.8%였다. 채권을 세부적으로 보면 국공채가 24조2000억원, 회사채 19조7000억원, 금융채 14조7000억원, 여전채 13조6000억원, 기타가 9조2000억원이다.

한은은 중도환매 추이와 ELS, DLS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성 등을 고려할 때 파생결합증권 관련 리스크로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이 연달아 나빠지고 이에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퍼질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DLS 손실이 불거진 올해 7~8월 월평균 중도환매 규모(파생결합증권 전체 기준)는 2159억원이다. 작년 1월~6월에는 월평균 2218억원이었다.

한은은 "중도환매 추이와 기초자산 가격 변동성 등을 고려할 때 파생결합증권 관련 잠재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아직 낮다"며 다만 "시장 불확실성에 유의해 모니터링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