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야유 받으며 끝까지 인사말…"송구해", "질책 명심" 반복
'압수수색 檢전화통화' 논란엔 적극 해명…추가 의혹 제기엔 당황 기색도
거취 질문에는 말 아껴…"고통스럽다" 개인적 괴로움 토로도
조국 "성찰하겠다" 몸 낮추면서도 각종 의혹에 '단호히' 부인
조국 법무부 장관은 26일 국무위원으로서 호된 '국회 신고식'을 치렀다.

장관으로 임명된 후 처음으로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연단에 오른 조 장관은 야당의 비난과 야유는 거센 의혹 추궁에 직면했다.

감색 정장에 하늘색 타이 차림의 조 장관은 자신을 둘러싼 여야의 격한 공방은 물론 이날 대정부질문이 '인사청문회 2라운드'가 될 것임을 인식한 듯 시종일관 굳은 표정이었다.

본격적인 대정부질문에 앞서 신임 국무위원으로 인사를 하러 단상에 오르자마자 조 장관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거센 야유를 받았다.

조 장관은 쏟아지는 야유와 고성 속에서도 "법무부 혁신과 검찰 개혁의 무거운 소임 완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인사말을 멈추지 않은 뒤 의원들에게 '90도'로 허리숙여 인사했다.

조 장관은 송구하다며 한껏 몸을 낮추면서도 쏟아지는 자신의 거취에 대한 질문에는 즉답하지 않으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조 장관은 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현직 장관이 검찰 수사 대상이 됐다'고 지적하자 "국민들에게 송구스러울 따름"이라며 "다시 한번 저와 제 가족의 일로 국민에 심려끼쳐 너무 송구스럽고 죄송하다. 성찰하면서 업무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한국당 권성동 의원이 사퇴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 거듭 따져 물었을 때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질책을 명심하겠다"고만 답했다.

그는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부인의 추가 기소에도 장관직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 묻자 "섣부른 답변"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소환통지가 온다면 고민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조 장관은 한국당 의원들의 추가 의혹을 제기하자 당황하는 기색도 역력했다.

다만 조 장관은 야당의 공세에 단호하게 부인하거나 꿋꿋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모습이었다.

각종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정할 때는 '절대', '매우' 등의 수식어를 힘주어 동원하기도 했다.
조국 "성찰하겠다" 몸 낮추면서도 각종 의혹에 '단호히' 부인
조 장관은 검찰이 자신의 자택을 압수수색 할 때 현장의 검사 팀장과 전화 통화를 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직권 남용 등 불법이라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범죄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특히 전화 통화 논란이 언급될 때 마다 부인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챙겨달라고 부탁하기 위한 통화였다며 수차례, 소상히 해명했다.

조 장관은 전화 통화에 대해 "제 처가 놀라 압수수색 당했다고 연락이 왔는데, (검찰 관계자에게) 아내 상태가 좋지 않으니 좀 차분히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전화 통화의 부적절성을 질타하자 "압수수색에 대한 어떤 절차에 대해서도 지시하거나, 방해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다소 단호한 어조로 되풀이했다.

이 과정에서 주 의원의 말을 끊고 다소 격앙된 어조로 "사건 지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직권남용죄'라는 주 의원 주장에는 "동의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재차 반박했다.

무소속 이용주 의원이 다시 이 문제를 지적하자 부인이 응급실에 가야 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가장으로서 그 정도 부탁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제 처가 전화를 걸어왔고 (몸)상태가 매우 나빴지만 그냥 끊었었으면 좋았겠다고 후회한다"며 "성찰하겠다. 죄송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에게는 "다시 그 시점에 돌아가더라도 당시 제 처와 딸만 있는 상태에서 그 정도 부탁을 안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후회' 발언을 번복했다.

조 장관은 전화를 받은 검사가 압력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는 "그게 불찰이라면 성찰하겠다.

당시에 제 처가 거의 쓰러지다시피하는 상황이어서 누구에게 부탁할 수 있었겠나"고 반문하며 또다시 '성찰'을 언급했다.

조 장관은 임명 전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는 지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잠시 멈추고 즉답을 피했다.

조 장관은 한국당 박대출 의원이 "임명 전 대통령을 만난 적 있느냐"고 묻자 "네?"하고 되물었고, 재차 같은 질문이 나오자 "그에 대해서는 대통령, 임명…"이라고 말꼬리를 흐리고 잠시 뜸을 들인 뒤 "무슨 말씀이냐"고 되물었다.

조 장관은 세번째 질문을 받고서야 "그 점에 대해 답을 드리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 장관은 자녀의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활동 증명서 허위 의혹에 대해서는 "제가 발급요청 한 적 없다", "스스로 만들어 직인을 위조했거나 찍은 것이 없다"고 부인했다.

주 의원이 자녀의 입시비리 의혹에 대해 '탐욕스럽고 추악한 범죄라고 하자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고, 구체적으로 말해보라는 말에도 역시 "동의할 수가 없다"고 반복했다.

조 장관은 '인사청문회와 국회 기자간담회 과정에서 거짓말을 한 적 없느냐'는 이태규 의원의 질의에도 "없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거짓이 드러날 경우엔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 장관은 한국당 권성동 의원이 평소 재벌 개혁을 주장해 온 자신이 과거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구속 당시 탄원서를 제출한 사실을 지적하며 '전형적 언행 불일치, 위선의 결정체'라고 질타하자 "무죄를 주장한 적 없다. 재벌이건 누구건 보석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맞받았다.

조 장관은 검찰개혁 의지를 다지며 수사 과정에서 겪는 개인적인 괴로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조 장관은 '장관이 조국이어도, 조국이 아니어도 검찰개혁은 완수돼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나는) 검찰개혁과 법무부 혁신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며 "개혁을 이루고 나면 제 쓰임새가 사라질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배우자나 자식들이 겪는 고초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없고 방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켜보기만 해야 한다는 점이 고통스럽다"면서도 "장관으로 임명된 이상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