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향한 비난 멈춰라"…오해와 편견 날려버린 25초 시네마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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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25초영화제 시상식
대한비만학회·한경 주최
김남주 감독 일반부 대상 영예
청소년부 대상은 안고윤 감독
총 164편 중 우수작 9편 선정
대한비만학회·한경 주최
김남주 감독 일반부 대상 영예
청소년부 대상은 안고윤 감독
총 164편 중 우수작 9편 선정
한 여학생이 강의실에 가방을 놓고 자리에 앉고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땀을 닦는다. 그때 “늦게 오신 분 자료 받아가세요”라는 소리가 들린다. 여학생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옆에 앉아 있는 친구에게 대신 가져다 줄 수 있는지 묻는다. 그러자 친구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대답한다. “저기 잠깐 다녀오는 것도 귀찮아? 좀 움직여.” 여학생은 어쩔 수 없이 땀을 닦으며 일어난다. 친구는 “저러니 살이 찌지”라고 혼잣말을 한다. 그러다 여학생을 쳐다 본 친구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여학생은 다리를 다쳐 붕대를 한 채 절뚝거리며 걷고 있다. 내레이션이 흐른다. “비만을 향한 비난을 멈춰주세요. 이제, 당신에게 찐 편견을 빼야 합니다.”
김남주 감독이 ‘비만 25초영화제’에 출품한 ‘비만 아닌 비난’의 내용이다. 이 작품은 26일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영화제 시상식에서 일반부 대상을 차지했다. 비만인에 대한 편견을 강렬한 메시지와 함께 담아내 호평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비만인에 대한 편견이 평범한 일상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비만학회와 한국경제신문이 공동주최하고, 25초영화제사무국이 주관한 ‘비만 25초영화제’는 비만이 개인적인 이유로만 발생하는 질환이 아님을 알리고 함께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기 위해 마련됐다. ‘비만인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주제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진행된 공모에 일반부 134편, 청소년부 29편 등 총 163편이 출품됐다. 이 중 9편을 우수작으로 선정했다. 비만에 대한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담되 공익적 메시지를 함께 녹여낸 작품들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청소년부 대상은 ‘저는 이 친구가 좋습니다’를 만든 경기영상과학고 안고윤 감독에게 돌아갔다. 작품은 “제 친구를 소개합니다”라는 명랑한 내레이션과 함께 어깨동무를 한 두 남학생이 등장하며 시작된다. 한 명은 마른 편이고 다른 한 명은 통통한 편이다. 둘이 함께 책상에 앉아 있으면 살찐 친구 때문에 자리가 비좁다. 교실 문을 동시에 나올 때면 문틀에 꽉 낀다. 장난을 칠 때도 살찐 친구의 힘에 밀려 마른 친구는 꽈당 넘어지기 일쑤다. 그러나 둘은 함께 웃으며 손잡고 걸어간다. 이 작품은 비만을 이해하고 감싸안는 우정어린 모습을 재치있게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나 자신에 대한 편견의 오해’를 만든 최은지 감독이 차지했다. 한 남성이 양손에 꽃을 들고 자신이 좋아하는 여성에게 고백을 하려 한다. 그 순간 두툼한 뱃살 때문에 바지가 터지며 단추가 튕겨져 나온다. 여성은 이 모습을 보고 크게 웃는다. 남성은 부끄러워 고개를 푹 숙인다. 하지만 여성은 팔짱을 끼며 자신도 좋아한다며 고백한다. 남성은 스스로에 대한 편견 때문에 “나 같은 돼지도 괜찮아?”라고 조심스럽게 묻지만, 여성은 “좋아하는데 그게 무슨 상관이야”라며 미소짓는다. 여성은 “이제 나랑 다이어트 하자”고 제안하고, 둘은 함께 달리기 시작한다.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자화상’을 만든 경기영상과학고 김민성 감독에게 돌아갔다. 한 여학생이 교실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인 채 그림을 그리고 있다. 친구가 다가와서 그림을 보고는 “잘 그린다”며 감탄한다. 그러다 문득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묻는다. “사람이 좀 냄새나게 생겼는데. 이거 누구 그린 거야?” 그 말에 여학생은 놀라며 고개를 들고, 동시에 카메라는 칠판을 비춘다. 칠판엔 ‘자화상 그리기’라고 적혀 있다. 여학생이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는데, 친구는 그림 속 인물이 뚱뚱하다는 이유로 땀냄새 등이 날 것 같다고 말한 것이다.
이날 시상식에는 대한비만학회 이관우 이사장과 이규래 회장, 이창범 부회장, 박성완 한국경제신문 편집국 부국장 등이 참석했다. 수상자와 가족 150여 명도 함께했다. ‘Oh! Oh!’ ‘풋사과’ 등을 부른 걸그룹 베리굿이 축하 공연을 선보이며 시상식의 열기를 더했다. 수상자들에겐 총 1000만원의 상금이 돌아갔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김남주 감독이 ‘비만 25초영화제’에 출품한 ‘비만 아닌 비난’의 내용이다. 이 작품은 26일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영화제 시상식에서 일반부 대상을 차지했다. 비만인에 대한 편견을 강렬한 메시지와 함께 담아내 호평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비만인에 대한 편견이 평범한 일상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비만학회와 한국경제신문이 공동주최하고, 25초영화제사무국이 주관한 ‘비만 25초영화제’는 비만이 개인적인 이유로만 발생하는 질환이 아님을 알리고 함께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기 위해 마련됐다. ‘비만인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주제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진행된 공모에 일반부 134편, 청소년부 29편 등 총 163편이 출품됐다. 이 중 9편을 우수작으로 선정했다. 비만에 대한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담되 공익적 메시지를 함께 녹여낸 작품들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청소년부 대상은 ‘저는 이 친구가 좋습니다’를 만든 경기영상과학고 안고윤 감독에게 돌아갔다. 작품은 “제 친구를 소개합니다”라는 명랑한 내레이션과 함께 어깨동무를 한 두 남학생이 등장하며 시작된다. 한 명은 마른 편이고 다른 한 명은 통통한 편이다. 둘이 함께 책상에 앉아 있으면 살찐 친구 때문에 자리가 비좁다. 교실 문을 동시에 나올 때면 문틀에 꽉 낀다. 장난을 칠 때도 살찐 친구의 힘에 밀려 마른 친구는 꽈당 넘어지기 일쑤다. 그러나 둘은 함께 웃으며 손잡고 걸어간다. 이 작품은 비만을 이해하고 감싸안는 우정어린 모습을 재치있게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나 자신에 대한 편견의 오해’를 만든 최은지 감독이 차지했다. 한 남성이 양손에 꽃을 들고 자신이 좋아하는 여성에게 고백을 하려 한다. 그 순간 두툼한 뱃살 때문에 바지가 터지며 단추가 튕겨져 나온다. 여성은 이 모습을 보고 크게 웃는다. 남성은 부끄러워 고개를 푹 숙인다. 하지만 여성은 팔짱을 끼며 자신도 좋아한다며 고백한다. 남성은 스스로에 대한 편견 때문에 “나 같은 돼지도 괜찮아?”라고 조심스럽게 묻지만, 여성은 “좋아하는데 그게 무슨 상관이야”라며 미소짓는다. 여성은 “이제 나랑 다이어트 하자”고 제안하고, 둘은 함께 달리기 시작한다.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자화상’을 만든 경기영상과학고 김민성 감독에게 돌아갔다. 한 여학생이 교실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인 채 그림을 그리고 있다. 친구가 다가와서 그림을 보고는 “잘 그린다”며 감탄한다. 그러다 문득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묻는다. “사람이 좀 냄새나게 생겼는데. 이거 누구 그린 거야?” 그 말에 여학생은 놀라며 고개를 들고, 동시에 카메라는 칠판을 비춘다. 칠판엔 ‘자화상 그리기’라고 적혀 있다. 여학생이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는데, 친구는 그림 속 인물이 뚱뚱하다는 이유로 땀냄새 등이 날 것 같다고 말한 것이다.
이날 시상식에는 대한비만학회 이관우 이사장과 이규래 회장, 이창범 부회장, 박성완 한국경제신문 편집국 부국장 등이 참석했다. 수상자와 가족 150여 명도 함께했다. ‘Oh! Oh!’ ‘풋사과’ 등을 부른 걸그룹 베리굿이 축하 공연을 선보이며 시상식의 열기를 더했다. 수상자들에겐 총 1000만원의 상금이 돌아갔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