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존슨 '막말' 논란후 EU 내 브렉시트 협상 기대감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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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수석대표 협상 재개…"EU, 존슨의 전략·능력 불신"
존슨 "의원 살해위협 개탄"…'막말'에 대해선 사과 거부
유럽연합(EU)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내달 31일까지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를 이행할 것이라는 신뢰를 급속하게 잃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6일(현지시간) 진단했다.
EU와 영국이 브렉시트를 놓고 현격한 인식 차를 드러내는 가운데 존슨 총리의 잇따른 막말 파문으로 인해 영국 정치권이 내부 혼란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는 것.
EU 관리들은 존슨 총리의 갈등을 일으키는 말투를 장애물로 보고, 내달 31일까지 향후 5주 안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를 거의 포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브렉시트 협상에 정통한 4명의 관리는 영국 의회로부터 브렉시트 협상에 대해 승인을 얻어내기 위한 존슨 총리의 정치전략과 능력에 대한 EU의 신뢰가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고 이 통신에 밝혔다. 앞서 영국 대법원이 최근 존슨 총리의 '의회 정회 결정'에 대해 위법이라고 결정한 뒤 영국 하원은 25일 다시 문을 열었다.
그러나 존슨 총리는 이 자리에서 또다시 갈등을 유발하고 의원들의 반발을 사는 절제되지 않은 말을 마구 쏟아내 영국 정치권을 더욱 혼돈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그는 영국이 내달 31일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를 저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의원들을 '투항자', '굴복자'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이들이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사기극'이라고 깎아내렸다.
더욱이 지난 2016년 브렉시트 반대 운동을 펼치다가 극우 인사의 총격에 희생된 조 콕스 전 의원과 관련해 "브렉시트가 콕스 전 의원의 유지를 받드는 것"이라고 말해 콕스 전 의원의 뜻을 왜곡하고 조롱했다는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EU와 영국은 27일 브뤼셀에서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존슨 총리의 막말이 기름을 부은 영국 정치권의 대혼란으로 인해 브렉시트 협상도 나쁜 영향을 받고 있다.
통신에 따르면 EU는 내달 17, 18일 예정된 EU 정상회의 이전에 영국과 브렉시트 협상을 끝내야 한다고 선을 긋고 있다.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담판을 위한 존슨 총리와의 대좌는 배제할 것이라는 게 EU 측 설명이다.
이는 의회와 첨예하게 대립하는 존슨 총리에 대한 불신의 표시로 해석된다.
그때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EU는 영국 측에 브렉시트를 다시 연기하든가, 미래관계 합의 없이 탈퇴하기 위한 비상상황에 대해 논의하든가 양자택일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존슨 총리는 그동안 EU와 합의하든, 합의가 없든 내달 31일에 EU 탈퇴를 강행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이 같은 긴장으로 인해 27일 예정된 양측 수석대표 간 협상에 대한 기대치도 낮다고 통신은 평가했다.
또 영국 정부가 내주 집권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 이후 논란이 되는 '안전장치'(Backstop)와 관련해 더 신뢰할만한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는 EU의 낙관론도 사그라들고 있다.
EU와 영국은 지난해 11월 브렉시트 합의문을 타결했지만, 영국 의회는 '안전장치'를 문제 삼아 합의문 승인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
'안전장치'란 브렉시트 이후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간에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통관을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별도의 합의가 있을 때까지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잔류시키는 것을 말한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이 EU의 관세동맹에 잔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기존의 '안전장치'가 아닌 다른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그동안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를 같은 '농업-식품 지대'에 남아 있도록 승인하는 구상을 담은 4건의 문건을 EU 측에 전달했다.
EU에선 이에 대해 일부 긍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그러나 EU와 영국 모두 이 방안이 아일랜드 국경을 지나는 축산물과 제품에 대한 세관 검사 등 더 광범위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근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EU 측은 북아일랜드를 EU와 관세동맹에 잔류시키는 게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하지만, 존슨 총리는 이를 배제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편, 존슨 총리는 하원 '막말 논란'과 관련, 의원들의 살해 위협에 대해선 유감의 뜻을 밝혔으나 자신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에 대해선 사과를 거부했다고 BBC와 일간지 가디언이 26일 보도했다.
존슨 총리는 BBC 정치 에디터에게 "의원들, 특히 여성 의원들이 살해 위협을 받는 것에 대해 매우 개탄한다"면서 "그것(살해위협)을 멈추도록 하고, 의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러나 하원에서 내가 했던 식으로 투항법안(노딜 브렉시트 저지법안)에 대해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 법(안)은 이 나라가 얼마나 오래 EU에 잔류할지를 협상할 이 나라와 정부의 힘을 빼앗고, (협상 상대인) EU에 힘을 주는 것이다.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또 가디언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내각 회의에서 "조 콕스 의원의 죽음은 비극이고, 하원을 화합하도록 했다"면서 "그러나 의원들이 하원에서 중요한 정치적 사안과 우리의 힘을 굴복하게 하는 소위 '벤 법'(노딜 브렉시트 저지법)의 팩트에 대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권리를 보호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존슨 "의원 살해위협 개탄"…'막말'에 대해선 사과 거부
유럽연합(EU)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내달 31일까지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를 이행할 것이라는 신뢰를 급속하게 잃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6일(현지시간) 진단했다.
EU와 영국이 브렉시트를 놓고 현격한 인식 차를 드러내는 가운데 존슨 총리의 잇따른 막말 파문으로 인해 영국 정치권이 내부 혼란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는 것.
EU 관리들은 존슨 총리의 갈등을 일으키는 말투를 장애물로 보고, 내달 31일까지 향후 5주 안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를 거의 포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브렉시트 협상에 정통한 4명의 관리는 영국 의회로부터 브렉시트 협상에 대해 승인을 얻어내기 위한 존슨 총리의 정치전략과 능력에 대한 EU의 신뢰가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고 이 통신에 밝혔다. 앞서 영국 대법원이 최근 존슨 총리의 '의회 정회 결정'에 대해 위법이라고 결정한 뒤 영국 하원은 25일 다시 문을 열었다.
그러나 존슨 총리는 이 자리에서 또다시 갈등을 유발하고 의원들의 반발을 사는 절제되지 않은 말을 마구 쏟아내 영국 정치권을 더욱 혼돈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그는 영국이 내달 31일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를 저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의원들을 '투항자', '굴복자'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이들이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사기극'이라고 깎아내렸다.
더욱이 지난 2016년 브렉시트 반대 운동을 펼치다가 극우 인사의 총격에 희생된 조 콕스 전 의원과 관련해 "브렉시트가 콕스 전 의원의 유지를 받드는 것"이라고 말해 콕스 전 의원의 뜻을 왜곡하고 조롱했다는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EU와 영국은 27일 브뤼셀에서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존슨 총리의 막말이 기름을 부은 영국 정치권의 대혼란으로 인해 브렉시트 협상도 나쁜 영향을 받고 있다.
통신에 따르면 EU는 내달 17, 18일 예정된 EU 정상회의 이전에 영국과 브렉시트 협상을 끝내야 한다고 선을 긋고 있다.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담판을 위한 존슨 총리와의 대좌는 배제할 것이라는 게 EU 측 설명이다.
이는 의회와 첨예하게 대립하는 존슨 총리에 대한 불신의 표시로 해석된다.
그때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EU는 영국 측에 브렉시트를 다시 연기하든가, 미래관계 합의 없이 탈퇴하기 위한 비상상황에 대해 논의하든가 양자택일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존슨 총리는 그동안 EU와 합의하든, 합의가 없든 내달 31일에 EU 탈퇴를 강행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이 같은 긴장으로 인해 27일 예정된 양측 수석대표 간 협상에 대한 기대치도 낮다고 통신은 평가했다.
또 영국 정부가 내주 집권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 이후 논란이 되는 '안전장치'(Backstop)와 관련해 더 신뢰할만한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는 EU의 낙관론도 사그라들고 있다.
EU와 영국은 지난해 11월 브렉시트 합의문을 타결했지만, 영국 의회는 '안전장치'를 문제 삼아 합의문 승인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
'안전장치'란 브렉시트 이후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간에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통관을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별도의 합의가 있을 때까지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잔류시키는 것을 말한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이 EU의 관세동맹에 잔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기존의 '안전장치'가 아닌 다른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그동안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를 같은 '농업-식품 지대'에 남아 있도록 승인하는 구상을 담은 4건의 문건을 EU 측에 전달했다.
EU에선 이에 대해 일부 긍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그러나 EU와 영국 모두 이 방안이 아일랜드 국경을 지나는 축산물과 제품에 대한 세관 검사 등 더 광범위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근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EU 측은 북아일랜드를 EU와 관세동맹에 잔류시키는 게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하지만, 존슨 총리는 이를 배제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편, 존슨 총리는 하원 '막말 논란'과 관련, 의원들의 살해 위협에 대해선 유감의 뜻을 밝혔으나 자신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에 대해선 사과를 거부했다고 BBC와 일간지 가디언이 26일 보도했다.
존슨 총리는 BBC 정치 에디터에게 "의원들, 특히 여성 의원들이 살해 위협을 받는 것에 대해 매우 개탄한다"면서 "그것(살해위협)을 멈추도록 하고, 의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러나 하원에서 내가 했던 식으로 투항법안(노딜 브렉시트 저지법안)에 대해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 법(안)은 이 나라가 얼마나 오래 EU에 잔류할지를 협상할 이 나라와 정부의 힘을 빼앗고, (협상 상대인) EU에 힘을 주는 것이다.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또 가디언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내각 회의에서 "조 콕스 의원의 죽음은 비극이고, 하원을 화합하도록 했다"면서 "그러나 의원들이 하원에서 중요한 정치적 사안과 우리의 힘을 굴복하게 하는 소위 '벤 법'(노딜 브렉시트 저지법)의 팩트에 대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권리를 보호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