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통화기록 은폐 시도"…트럼프 "나라가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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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스캔들' 내부고발장 공개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발단이 된 미국 정보당국자의 내부고발장이 26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신원미상의 고발자는 고발장에서 “백악관이 통화기록 은폐를 시도했다”고 폭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내부고발에 대해 “스파이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 고발자는 내부고발장에서 “여러 미 정보 당국자들로부터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외국을 개입시키는데 대통령직을 이용한다는 정보를 받았다”며 “핵심 정치적 라이벌 중 한 명을 조사하라고 외국을 압박하는 것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 개인 변호사 (루디)줄리아니가 이런 노력의 핵심인물이며 윌리엄 바 법무장관도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아래 기술한 행위들이 심각하거나 노골적인 문제, 남용, 혹은 법이나 행정명령 위반이라는데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 헌터의 행위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거나 계속하라고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를 압박했다”고 했다. 이어 “내게 이런 정보를 전해준 백악관 당국자들은 대통령이 개인적 이득을 위해 권한을 남용한 걸 목격했을 가능성 때문에 전화통화를 어떻게 다룰지 백악관 변호사들과 논의중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또 “내가 이해한 바로는 10여명의 백악관 당국자가 전화통화를 들었다”고 했다.
이어 “고위 백악관 당국자들이 해당 통화의 모든 기록, 특히 발언 그대로 작성된 공식 녹취록을 묻어두려고 개입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백악관 당국자들은 백악관 변호사들로부터 녹취록 파일을 통상적으로 저장해두는 컴퓨터에서 민감한 기밀 정보를 저장하는 국가안보회의(NSC) 관할의 별도 시스템으로 옮기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 백악관 당국자는 이런 행위를 시스템 남용으로 묘사했다”고도 했다.
그는 “통화 다음날 커트 볼터 미 국무부 우크라이나 특별대표와 코든 선들랜드 미 유럽연합주재 대사가 젤렌스키 대통령 등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와 관련해 어떻게 방향을 찾아나갈지 조언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줄리아니가 젤렌스키의 고문을 만나러 8월2일 스페인 마드리드로 갔고 젤렌스키의 비서실장 등 다양한 인사와 접촉했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젤렌스키와 통화 전인)5월14일께 젤렌스키 취임식을 위한 우크라이나 방문을 취소하라고 지시했다”며 “젤렌스키가 어떻게 하는지 볼 때까지 젤렌스키를 만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날 공개된 내부고발장은 A4 용지 9쪽 분량이다. 상·하원 정보위원장에게 보낸 서신형태로 돼 있으며 일부 내용이 검은색으로 지워진 편집본 형태로 공개됐다. 날짜는 내부고발이 이뤄진 8월12일로 돼 있다. 내부고발자는 한 때 백악관에서 근무했다 정보기관에 복귀한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3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요원은 대통령과 외국 정상의 통화 내용을 다루는 커뮤니케이션팀에는 근무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직접 통화내용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격하게 반응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주재 미 대표부 직원들과 비공개 행사에서 “누가 내부고발자에게 정보를 줬는지를 알길 원한다”며 “그것은 스파이 행위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부고발장 공개와 관련해서도 트윗을 통해 “민주당원들은 공화당과 공화당이 옹호하는 모든 것을 파멸시키려 한다”며 “뭉쳐서 싸우라, 나라가 위태롭다”고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그는 강조를 위해 이 트윗을 모두 영문 대문자로 적었다.
백악관도 성명을 통해 “고발장 배포로 달라진 건 없다”며 “제3자의 설명과 대충 꿰어맞춘 신문 스크랩을 수집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반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내부고발장에 적힌 내용을 언급하며 “이 것은 은폐”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했다.
조지프 매과이어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대행은 이날 미 하원 정보위 청문회에 출석해 내부고발자가 내부고발 절차의 모든 단계를 따랐다며 “옳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매과이어 국장대행은 내부고발자가 누구인지는 모른다면서도 고발 내용에 대해 “믿을 수 있고 중요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했다. 또 “우리가 직면한 최대 도전은 반드시 러시아나 중국, 이란, 북한의 공격은 아니다”며 “최대 도전은 선거제도의 무결성을 확실히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내부고발자를 “정치적 심부름꾼”이라고 혹평한 트럼프 대통령과는 다른 평가다.
내부고발장이 접수되면 이견이 없는한 7일 내 의회 상임위에 제출해야하는 것과 달리 이날 공개된 배경과 관련, 매과이어 국장대행은 법무부와 협의 결과 트럼프 대통령과 외국 정상의 대화는 대통령 행정특권으로 보장받고 있다는 결론이 났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이 고발자는 내부고발장에서 “여러 미 정보 당국자들로부터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외국을 개입시키는데 대통령직을 이용한다는 정보를 받았다”며 “핵심 정치적 라이벌 중 한 명을 조사하라고 외국을 압박하는 것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 개인 변호사 (루디)줄리아니가 이런 노력의 핵심인물이며 윌리엄 바 법무장관도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아래 기술한 행위들이 심각하거나 노골적인 문제, 남용, 혹은 법이나 행정명령 위반이라는데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 헌터의 행위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거나 계속하라고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를 압박했다”고 했다. 이어 “내게 이런 정보를 전해준 백악관 당국자들은 대통령이 개인적 이득을 위해 권한을 남용한 걸 목격했을 가능성 때문에 전화통화를 어떻게 다룰지 백악관 변호사들과 논의중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또 “내가 이해한 바로는 10여명의 백악관 당국자가 전화통화를 들었다”고 했다.
이어 “고위 백악관 당국자들이 해당 통화의 모든 기록, 특히 발언 그대로 작성된 공식 녹취록을 묻어두려고 개입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백악관 당국자들은 백악관 변호사들로부터 녹취록 파일을 통상적으로 저장해두는 컴퓨터에서 민감한 기밀 정보를 저장하는 국가안보회의(NSC) 관할의 별도 시스템으로 옮기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 백악관 당국자는 이런 행위를 시스템 남용으로 묘사했다”고도 했다.
그는 “통화 다음날 커트 볼터 미 국무부 우크라이나 특별대표와 코든 선들랜드 미 유럽연합주재 대사가 젤렌스키 대통령 등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와 관련해 어떻게 방향을 찾아나갈지 조언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줄리아니가 젤렌스키의 고문을 만나러 8월2일 스페인 마드리드로 갔고 젤렌스키의 비서실장 등 다양한 인사와 접촉했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젤렌스키와 통화 전인)5월14일께 젤렌스키 취임식을 위한 우크라이나 방문을 취소하라고 지시했다”며 “젤렌스키가 어떻게 하는지 볼 때까지 젤렌스키를 만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날 공개된 내부고발장은 A4 용지 9쪽 분량이다. 상·하원 정보위원장에게 보낸 서신형태로 돼 있으며 일부 내용이 검은색으로 지워진 편집본 형태로 공개됐다. 날짜는 내부고발이 이뤄진 8월12일로 돼 있다. 내부고발자는 한 때 백악관에서 근무했다 정보기관에 복귀한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3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요원은 대통령과 외국 정상의 통화 내용을 다루는 커뮤니케이션팀에는 근무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직접 통화내용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격하게 반응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주재 미 대표부 직원들과 비공개 행사에서 “누가 내부고발자에게 정보를 줬는지를 알길 원한다”며 “그것은 스파이 행위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부고발장 공개와 관련해서도 트윗을 통해 “민주당원들은 공화당과 공화당이 옹호하는 모든 것을 파멸시키려 한다”며 “뭉쳐서 싸우라, 나라가 위태롭다”고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그는 강조를 위해 이 트윗을 모두 영문 대문자로 적었다.
백악관도 성명을 통해 “고발장 배포로 달라진 건 없다”며 “제3자의 설명과 대충 꿰어맞춘 신문 스크랩을 수집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반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내부고발장에 적힌 내용을 언급하며 “이 것은 은폐”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했다.
조지프 매과이어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대행은 이날 미 하원 정보위 청문회에 출석해 내부고발자가 내부고발 절차의 모든 단계를 따랐다며 “옳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매과이어 국장대행은 내부고발자가 누구인지는 모른다면서도 고발 내용에 대해 “믿을 수 있고 중요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했다. 또 “우리가 직면한 최대 도전은 반드시 러시아나 중국, 이란, 북한의 공격은 아니다”며 “최대 도전은 선거제도의 무결성을 확실히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내부고발자를 “정치적 심부름꾼”이라고 혹평한 트럼프 대통령과는 다른 평가다.
내부고발장이 접수되면 이견이 없는한 7일 내 의회 상임위에 제출해야하는 것과 달리 이날 공개된 배경과 관련, 매과이어 국장대행은 법무부와 협의 결과 트럼프 대통령과 외국 정상의 대화는 대통령 행정특권으로 보장받고 있다는 결론이 났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