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서울 서초동에서 열린 검찰개혁 집회 규모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주최 측은 당초 예상보다 10배 이상 많은 인원이 몰렸다며 참석자 수를 “200만 명”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선 “5만 명”이라며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서 ‘제7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시민연대가 밝힌 참가 인원은 이날 오후 5시20분 20만 명, 오후 5시40분 50만 명, 오후 6시15분께 80만 명으로 계속 불어났다. 최종적으로 주최 측은 “200만 명이 집회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집회 당시 발 디딜 틈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이 빽빽하게 들어찼고, 휴대폰이 불통되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다른 행사 인원까지 포함해 참가 인원을 부풀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같은 날 서초역 사거리~예술의전당 사이 구간에선 서초구청이 개최한 ‘서리풀 페스티벌’ 폐막 행사가 열렸다.

서초구 관계자는 “28일 오후 2~10시 반포대로 일대 폐막 행사에 10만여 명이 몰렸다”며 “행사 성격 자체가 전혀 달라 촛불집회 참가자가 포함됐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29일 설명했다.

야당은 숫자가 부풀려졌다며 참석 인원은 5만 명 정도라고 반박했다. 서초구청장 출신 서초을 현역 의원인 박성중 한국당 의원은 “경찰의 시위대 인원 추산 방법인 ‘페르미 기법’을 이용하면 시위 참가 인원은 많아야 5만 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시위대 점령 지대인 ‘누에다리∼서초역’까지 길이 560m에 도로 폭 40m를 곱한 면적 총 2만2400㎡와 3.3㎡(1평)당 9명이 서 있을 수 있다는 걸 가정한 숫자다. 박 의원은 “대한민국 군대(60만 명)를 다 모아도 100만 명이 안 된다”며 “강남·서초·송파구 인구를 다 합쳐도 160만 명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200만 명은 서초동 일대 교통 능력을 초월하는 수치”라며 “10만~20만 명 정도”라고 추산했다. 서초역을 통과하는 2·3호선 지하철로 200만 명을 실어 나르려면 2분 배차 간격으로 700분(12시간)이 걸린다는 걸 감안할 때 200만 명은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경찰은 집회 참가 추산 인원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가 열린 2017년 1월 경찰이 고의로 집회 인원을 축소한다는 비판이 나온 뒤로 집회 인원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주현/이미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