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전에 상위권 지키며 정상급 선수들과 경쟁…"내년에 또 나올래요"
아·태 골프 '톱10' 이준민 "다른 선수들 보며 많이 배웠어요"
'꿈의 무대'에 닿기엔 다소 부족했지만, 골프 기대주 이준민(18)에게 2019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은 잊지 못할 대회로 남았다.

29일 중국 상하이 서산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이번 대회에서 이준민은 공동 8위(7언더파 281타)에 올랐다.

이 대회에만 5번째 출전하는 이원준(21), 최근 국내 아마추어 무대에서 빼어난 성적을 거둔 국가대표 배용준(19) 등 형들보다 앞선 한국 선수 최고 순위다.

어릴 때부터 스피드스케이팅, 수영 등 여러 종목을 두루 해보며 선수를 꿈꿨던 '만능 스포츠맨' 이준민은 미국 아마추어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올해 텍사스주 A&M 대학에 들어간 유망주다.

우승자에게 내년 마스터스와 디오픈 출전권을 주는 이 대회에 처음으로 출전, 1라운드 3위, 2라운드 2위, 3라운드 7위, 마지막 날 8위까지 줄곧 상위권을 유지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두 타 차로 추격하다가 좁히지 못한 건 아쉬웠으나 존재감은 충분히 보였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이준민은 "끝까지 잘 마무리해서 스스로 자랑스럽다"며 미소 지었다.

아·태 골프 '톱10' 이준민 "다른 선수들 보며 많이 배웠어요"
3라운드부터 난조가 이어지다가 마지막 날 막바지 버디 2개로 기분 좋게 경기를 마친 그는 이 대회가 선사한 새로운 경험에 들뜬 모습이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아마추어 강자들이 모이는 이 대회는 마스터스, 영국 R&A가 함께 열어 코스나 진행 과정, 선수 대우 등이 프로 대회 못지않다.

아마추어 선수들에겐 참가 자체가 큰 기회이자 자산이 된다.

이준민은 "주니어 대회나 대학 골프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경험들이 새롭고 기분 좋았다"며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꼭 나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변에 한국인, 특히 골프를 치는 한국인은 더 없는데, 여기 와서 한국어로 얘기하고 형들에게서 요즘 한국은 어떤지 듣는 것도 무척 좋았다"고 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이준민은 연장전 끝에 2년 만에 이 대회 정상을 탈환한 중국의 강자 린위신, 막판까지 선두를 위협한 제임스 료(싱가포르)와 같은 조에서 경기했다.

이런 선수들과 경쟁하며 얻는 자극도 작지 않았다.

이준민은 "다른 선수와 제 경기를 비교하면서 보는 게 재미있었고, 많이 배웠다"며 "특히 제임스의 강한 멘털이 인상적이었다"고 귀띔했다.

이어 "잘하는 선수들과 함께 치니 저도 더 잘 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며 눈을 반짝인 그는 "특히 퍼트를 보완하겠다"고 다짐하며 내년을 기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