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산업 무너질 것…" ASF 의심신고에 초조한 홍성 양돈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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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되다시피 하면서도 방역 힘써왔는데…확진되면 어쩌나"
"홍성에서 ASF가 확진되면 전국의 양돈산업이 정말 큰 위기를 맞게 될 겁니다.
"
29일 서울 이남 충청권에서는 처음으로 충남 홍성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 신고가 접수된 가운데 축산 농가들은 믿기 어렵다면서도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충남은 물론이고, 홍성지역은 돼지 사육 두수가 58만5천 마리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많아 ASF가 발생할 경우 국내 양돈산업 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성군 은하면 덕실리에서 돼지 4천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이영기씨는 "충남이 전국에서 돼지를 가장 많이 키우는데 홍성은 그 중에서도 '축산 1번지'라고 불릴 정도로 양돈 농장이 밀집해 있다"며 "홍성에서 ASF가 확진되면 전국 양돈산업이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씨는 보도 내용만 쳐다보고 앉아 있을 수 없어 군청과 이웃 농가 등에 전화해 ASF 의심 신고가 처음 접수된 농장에 대해 직접 알아보며 경위를 파악하기도 했다.
이씨는 "해당 농장이 비육 돼지만 키우는 곳인데 경기, 인천 등 발생 농장과 역학관계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역학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지만, 질식사라는 1차 부검 결과가 사실이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홍성군내에서도 최대 규모의 양돈 농가가 밀집해 있는 덕실리 지역은 이동이 제한돼 있어 시내·농어촌 버스도 다니지 않고, 마을 일원에 이동통제초소가 설치돼 있어 병원이나 마트도 마음대로 가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씨는 "축산 농민들은 일주일째 서로 만나지도 않고 외출도 알아서 자제하고 있다"며 "택배도 집까지 오지 않기 때문에 일주일째 이동통제초소에 가서 소독한 우편물을 찾아오는 등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데…확진된다면 너무 허탈할 것 같다"고 한숨쉬었다. 홍성군 홍북읍에서 돼지 3천여마리를 키우는 양봉규씨도 "전날 돼지 19마리가 압사당해 죽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오늘 뉴스에 나왔다"며 "질식사라는 소견이 맞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씨는 전날 홍성지역 2세 양돈인들로 구성된 단체 채팅방에서 군내 도축장에서 돼지들이 한꺼번에 폐사했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한다.
전날 일시이동중지명령이 풀리면서 도축장에 갑자기 돼지들이 몰리자 질식해 죽었다는 소문을 듣고도 반신반의했는데, 이날 뉴스에서 나온 걸 보고 불안감이 더욱 커졌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정밀검사 결과가 저녁 늦게 나온다고 하지만,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30일에 돼지를 출하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청천벽력같은 소식"이라고 토로했다.
1천227개 농가에서 240만 마리의 돼지를 키우는 충남은 전국에서 돼지 사육두수가 가장 많아 전시에 준하는 방역 조치를 한다는 각오로 행정력을 집중해 왔다. 돼지 반입·반출 금지를 소까지 확대한 데 이어 모든 도내 돼지 도축장에 소독 전담 공무원을 배치하는 등 차단 방역에 총력을 다해왔지만, 확진으로 판정될 경우 방역망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양씨는 "사료 차량을 받은 게 맞는지 확인한다며 빈 사료통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어 보내 달라고 해 시키는 대로 했고, 애들도 매일 방역 차량을 지나서 소독약을 온몸으로 맞으며 등교를 했다"며 "농가로서는 생계를 잃는 일인데, 막지도 못한다면 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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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이남 충청권에서는 처음으로 충남 홍성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 신고가 접수된 가운데 축산 농가들은 믿기 어렵다면서도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충남은 물론이고, 홍성지역은 돼지 사육 두수가 58만5천 마리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많아 ASF가 발생할 경우 국내 양돈산업 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성군 은하면 덕실리에서 돼지 4천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이영기씨는 "충남이 전국에서 돼지를 가장 많이 키우는데 홍성은 그 중에서도 '축산 1번지'라고 불릴 정도로 양돈 농장이 밀집해 있다"며 "홍성에서 ASF가 확진되면 전국 양돈산업이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씨는 보도 내용만 쳐다보고 앉아 있을 수 없어 군청과 이웃 농가 등에 전화해 ASF 의심 신고가 처음 접수된 농장에 대해 직접 알아보며 경위를 파악하기도 했다.
이씨는 "해당 농장이 비육 돼지만 키우는 곳인데 경기, 인천 등 발생 농장과 역학관계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역학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지만, 질식사라는 1차 부검 결과가 사실이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홍성군내에서도 최대 규모의 양돈 농가가 밀집해 있는 덕실리 지역은 이동이 제한돼 있어 시내·농어촌 버스도 다니지 않고, 마을 일원에 이동통제초소가 설치돼 있어 병원이나 마트도 마음대로 가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씨는 "축산 농민들은 일주일째 서로 만나지도 않고 외출도 알아서 자제하고 있다"며 "택배도 집까지 오지 않기 때문에 일주일째 이동통제초소에 가서 소독한 우편물을 찾아오는 등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데…확진된다면 너무 허탈할 것 같다"고 한숨쉬었다. 홍성군 홍북읍에서 돼지 3천여마리를 키우는 양봉규씨도 "전날 돼지 19마리가 압사당해 죽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오늘 뉴스에 나왔다"며 "질식사라는 소견이 맞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씨는 전날 홍성지역 2세 양돈인들로 구성된 단체 채팅방에서 군내 도축장에서 돼지들이 한꺼번에 폐사했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한다.
전날 일시이동중지명령이 풀리면서 도축장에 갑자기 돼지들이 몰리자 질식해 죽었다는 소문을 듣고도 반신반의했는데, 이날 뉴스에서 나온 걸 보고 불안감이 더욱 커졌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정밀검사 결과가 저녁 늦게 나온다고 하지만,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30일에 돼지를 출하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청천벽력같은 소식"이라고 토로했다.
1천227개 농가에서 240만 마리의 돼지를 키우는 충남은 전국에서 돼지 사육두수가 가장 많아 전시에 준하는 방역 조치를 한다는 각오로 행정력을 집중해 왔다. 돼지 반입·반출 금지를 소까지 확대한 데 이어 모든 도내 돼지 도축장에 소독 전담 공무원을 배치하는 등 차단 방역에 총력을 다해왔지만, 확진으로 판정될 경우 방역망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양씨는 "사료 차량을 받은 게 맞는지 확인한다며 빈 사료통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어 보내 달라고 해 시키는 대로 했고, 애들도 매일 방역 차량을 지나서 소독약을 온몸으로 맞으며 등교를 했다"며 "농가로서는 생계를 잃는 일인데, 막지도 못한다면 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