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패널업계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관련 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LCD(액정표시장치) 공급과잉과 폴더블(접는)폰의 흥행 등으로 OLED 투자 사이클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상승세 타는 소·부·장株

덕산네오룩스는 지난 27일 코스닥시장에서 2만1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디스플레이 OLED 생산 확대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OLED 양산 돌입 등으로 수혜가 예상되면서 최근 한 달간 22.34% 올랐다. OLED 유기재료 전문 업체인 덕산네오룩스는 정공수송층(HTL) 등 패널에 사용되는 부품소재를 생산한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갤럭시 노트10과 아이폰11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로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완연한 성수기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폴더블 시장 확대와 전장 등 OLED 패널 사용처가 확대된다면 내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야스는 TV용 대형 OLED 시장 확대의 수혜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대형 OLED 증착시스템 양산에 성공했다. 현재 LG디스플레이에 시스템을 독점공급하고 있는 데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업체가 대형 OLED 패널 양산에 뛰어들면 수주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야스 주가는 꾸준한 상승세를 타면서 올 들어 68.91% 올랐다.

필름 소재 전문 기업인 이녹스첨단소재는 대형 OLED와 중소형 OLED 패널 양쪽에서 소재 수요가 늘고 있다. 어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플렉시블 OLED 패널 공급을 확대하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TV용 OLED 패널 생산을 본격 양산하면 연간 최대 실적을 경신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반기 OLED 설비투자 확대는 관련 장비주의 수주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에스에프에이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클린 물류 장비를 독점 공급하고 있어 삼성 OLED 투자 수혜가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업체 AP시스템과 OLED 생산 공정에 세정장비와 오염제거 장비 등을 공급하는 디바이스이엔지 등도 중국 패널 제조사들로부터 수주가 잇따르고 있다.

빨라지는 OLED 투자

LCD 가격 하락은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의 OLED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있다. 중국발(發) 공급 과잉과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TV수요 감소로 LCD 패널 가격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은 중국 경쟁사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불리하다고 보고 OLED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유일하게 대형 OLED를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공장을 중심으로 OLED TV 사업에 집중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기존 LCD 생산 라인을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라인으로 전환하기 위해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탕정 공장에 약 13조원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OLED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 디스플레이가 QD-OLED 부문에 13조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집행한다면 에프에프에이(수혜 예상액 1조원), 원익IPS(7000억원) 등의 대규모 신규 수주가 기대된다”며 “덕산네오룩스 등은 소재 사용량이 3~5배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소형 OLED 패널 시장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폴드에는 OLED 패널이 사용된다. 중국 1위 디스플레이 패널업체인 BOE는 OLED 생산 능력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김 연구원은 “BOE의 OLED 생산능력은 삼성디스플레이의 37% 수준이지만 2022년 68%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애플이 원가 절감을 목적으로 내년 출시될 아이폰에 BOE 제품을 일부 채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내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아이폰에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