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조국 지키기'에 진영 대결 극한 치달아…국론 분열 키웠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조국이 갈라놓은 대한민국
"밀리면 끝장" 대규모 장외집회
둘로 쪼개진 대학가
진보 진영서도 목소리 갈려
"밀리면 끝장" 대규모 장외집회
둘로 쪼개진 대학가
진보 진영서도 목소리 갈려
조국 법무부 장관 거취를 놓고 대한민국이 둘로 쪼개지고 있다. 지역사회와 시민단체, 대학가 할 것 없이 ‘조국 찬성’과 ‘조국 반대’로 나뉘어 성명전과 장외 대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절제된 검찰권을 행사하라”는 대(對)검찰 특별 메시지로 사태에 뛰어들면서 진영 간 갈등은 더욱 타오르는 양상이다. 국론 분열이 위험 수위에 다다르고 있지만 정치권은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고만 할 뿐 진화 움직임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길 하나 두고 갈라진 ‘조국 집회’
28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검찰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과 조 장관에 대한 일방적 옹호 주장으로 가득했다. 집회는 진보성향 인터넷 매체를 주축으로 여권 성향 지지자들이 모인 ‘검찰개혁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주최로 열렸다. 주최 측은 “검찰과 언론이 조 장관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교수를 피의자로 몰아가고 있지만 이들은 사실 피해자”라며 “진짜 공동정범은 70년간 헌법과 국민 위에 군림하며 직권을 남용하는 검찰”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대편 도로에서는 보수 성향 시민단체 자유연대 회원과 시민 1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손팻말을 들고 “조국을 구속하라” “문 대통령을 탄핵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 현장에는 61개 중대 3200여 명의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치고 양 시위대 간 충돌을 막았다. 대학가 시국선언 경쟁…지역사회도 분열
대학교수 사회는 조 장관을 둘러싼 ‘시국선언’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은 지난 13일부터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선언 서명을 받고 있다. 27일에는 서명한 교수 3265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반대 성향을 띤 ‘시급한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국내외 교수·연구자 일동’은 26일 “조 장관은 (검찰개혁이라는) 역사적 과업의 도구로 선택된 것”이라며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시국선언 및 교수 명단 4090명을 발표했다.
시민단체들은 진보 보수 간뿐만 아니라 같은 진영 내에서도 의견이 분열되고 있다. 대표적인 진보 시민단체로 꼽히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조 장관 임명 전인 8일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를 임명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느낄 수밖에 없다”며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여권 성향 회원들의 비난이 잇따르자 바로 다음날 “의견수렴이 부족했다”고 철회했다.
조 장관의 ‘친정’으로 꼽히는 참여연대는 6일 검찰의 조 장관(당시 후보자) 수사를 두고 “망신주기식 수사며 무소불위 검찰의 폐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그러나 김경율 집행위원장은 29일 조 장관을 옹호하는 인사들을 향해 “위선자들, 구역질이 난다”며 “권력 주변을 맴돈 거 말고 한 게 뭐가 있느냐”고 비난했다.
진보 인사들도 의견 ‘제각각’
진보 진영의 대표 인사들 사이에서도 ‘조국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다.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22일 인터넷 블로그에서 “누가 사법 개혁을 할 것이냐. 우리나라에 법대가 몇 개고 로스쿨이 몇 개인데 그중에 진짜 괜찮은 사람이 없을까”라며 조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정의당 당원인 진중권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는 당이 조 장관 임명에 반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근 탈당 의사를 밝혔다가 당 관계자들의 설득에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교수는 최근 한 신문사 특강 강연자로 참석해 “조국 사태는 공정성과 정의의 문제이지 이념이나 진영으로 나뉘어 벌일 논쟁 문제가 아니다”며 “진영논리에 몰입돼 다른 목소리에 귀를 닫으면 올바른 민주사회로 나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도 조 장관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는 26일 “정부와 여당은 검찰개혁을 신속하고 강력히 추진하라”는 시국성명을 냈다. 반면 TK(대구·경북) 지역 인사 200여 명은 25일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조 장관 파면과 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조 장관 고향인 부산은 지역 여론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28일에는 ‘조국파면 부산시민연대’가 서면 금강제화 앞에서 ‘조국퇴진 촉구 촛불집회’를,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는 부산지방검찰청 앞에서 ‘검찰적폐청산 부산시민대회’를 열었다.
임도원/배태웅/김우섭 기자 van7691@hankyung.com
길 하나 두고 갈라진 ‘조국 집회’
28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검찰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과 조 장관에 대한 일방적 옹호 주장으로 가득했다. 집회는 진보성향 인터넷 매체를 주축으로 여권 성향 지지자들이 모인 ‘검찰개혁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주최로 열렸다. 주최 측은 “검찰과 언론이 조 장관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교수를 피의자로 몰아가고 있지만 이들은 사실 피해자”라며 “진짜 공동정범은 70년간 헌법과 국민 위에 군림하며 직권을 남용하는 검찰”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대편 도로에서는 보수 성향 시민단체 자유연대 회원과 시민 1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손팻말을 들고 “조국을 구속하라” “문 대통령을 탄핵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 현장에는 61개 중대 3200여 명의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치고 양 시위대 간 충돌을 막았다. 대학가 시국선언 경쟁…지역사회도 분열
대학교수 사회는 조 장관을 둘러싼 ‘시국선언’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은 지난 13일부터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선언 서명을 받고 있다. 27일에는 서명한 교수 3265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반대 성향을 띤 ‘시급한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국내외 교수·연구자 일동’은 26일 “조 장관은 (검찰개혁이라는) 역사적 과업의 도구로 선택된 것”이라며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시국선언 및 교수 명단 4090명을 발표했다.
시민단체들은 진보 보수 간뿐만 아니라 같은 진영 내에서도 의견이 분열되고 있다. 대표적인 진보 시민단체로 꼽히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조 장관 임명 전인 8일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를 임명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느낄 수밖에 없다”며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여권 성향 회원들의 비난이 잇따르자 바로 다음날 “의견수렴이 부족했다”고 철회했다.
조 장관의 ‘친정’으로 꼽히는 참여연대는 6일 검찰의 조 장관(당시 후보자) 수사를 두고 “망신주기식 수사며 무소불위 검찰의 폐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그러나 김경율 집행위원장은 29일 조 장관을 옹호하는 인사들을 향해 “위선자들, 구역질이 난다”며 “권력 주변을 맴돈 거 말고 한 게 뭐가 있느냐”고 비난했다.
진보 인사들도 의견 ‘제각각’
진보 진영의 대표 인사들 사이에서도 ‘조국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다.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22일 인터넷 블로그에서 “누가 사법 개혁을 할 것이냐. 우리나라에 법대가 몇 개고 로스쿨이 몇 개인데 그중에 진짜 괜찮은 사람이 없을까”라며 조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정의당 당원인 진중권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는 당이 조 장관 임명에 반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근 탈당 의사를 밝혔다가 당 관계자들의 설득에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교수는 최근 한 신문사 특강 강연자로 참석해 “조국 사태는 공정성과 정의의 문제이지 이념이나 진영으로 나뉘어 벌일 논쟁 문제가 아니다”며 “진영논리에 몰입돼 다른 목소리에 귀를 닫으면 올바른 민주사회로 나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도 조 장관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는 26일 “정부와 여당은 검찰개혁을 신속하고 강력히 추진하라”는 시국성명을 냈다. 반면 TK(대구·경북) 지역 인사 200여 명은 25일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조 장관 파면과 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조 장관 고향인 부산은 지역 여론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28일에는 ‘조국파면 부산시민연대’가 서면 금강제화 앞에서 ‘조국퇴진 촉구 촛불집회’를,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는 부산지방검찰청 앞에서 ‘검찰적폐청산 부산시민대회’를 열었다.
임도원/배태웅/김우섭 기자 van7691@hankyung.com